조선족·중국인도 "지역사회 일원"

2020-02-17 11:06:07 게재

영등포구 '신4지구촌' … 방역부터 청소까지 동참

코로나19로 인해 중국 혐오 분위기까지 고조됐던 가운데 중국 출신 외국인·동포가 지역사회 일원으로 역할을 하겠다고 나섰다. 영등포구는 외국인 주민이 많은 신길4동에서 중국인과 동포 등 20여명이 '신4지구촌'을 결성, 방역과 청소 순찰 등 활동을 하기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신길4동에 주민등록을 둔 주민 8977명 가운데 외국인은 20%에 달하는 1847명이다. 그 중 98.8%는 조선족과 중국인이다. 이들은 최근 지역사회에 대한 소속감을 갖고 자원봉사에 동참하자며 자발적 주민조직인 '신4지구촌'을 꾸렸다. 심연옥 회장은 "신길4동에서 19년을 살고 있는데 그간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신길동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외국인 주민들이 신4지구촌을 만들어 서로 화합하면서 골목을 아름답게 가꾸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신4지구촌은 코로나19에 맞서 방역 소독기를 지참하고 마을 곳곳을 순회하는 방역활동부터 나섰다. 상가를 비롯해 방역을 요청하는 가정 등을 방문하는 형태다. 이달 초에는 중국인 인구가 가장 많은 대림동 일대 방역 지원에 나섰다. 한국어에 낯선 주민들을 위해 코로나19 예방행동 수칙 중국어 안내문을 나눠주며 예방활동도 하고 있다.

일상적으로는 깨끗한 동네 환경 만드는 일에 앞장선다. 매주 한차례 상습 무단투기지역 20곳을 살피고 주민들에 올바른 쓰레기 배출방법을 안내한다. 주민들이 골목 일부를 도맡아 청소하는 '거리 입양제'에도 동참, 환경미화원 손길이 미치지 않는 청소 사각지대 해소에 나서기로 했다.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은 "영등포구는 서울시에서 외국인 주민이 가장 많아 문화적 다양성이 풍부한 곳"이라며 "다문화 주민들이 마을공동체 일원으로 동참, 더불어 함께 사는 따뜻한 지역사회를 만들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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