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장기화에 무료급식도 비상
서울 자치구 라면·컵밥까지 동원 … 봉사자 부족, 직원이 배달 '이중고'
서울 구로구 온수어르신복지관. 코로나19로 복지관 운영을 중단한 뒤 자체적으로 국과 밑반찬을 만들고 시중에서 판매하는 조리가공(레토르트)식품 등을 더해 꾸러미를 마련한다. 온수복지관을 비롯해 구로·궁동·화원 종합사회복지관까지 모두 4곳에서 1주일분씩 540인분 꾸러미를 준비, 주 2회에 걸쳐 나눠준다.
코로나19로 복지관과 경로당 등 휴관이 장기화되면서 무료급식 시설을 이용하던 노인들 밥상에도 비상이 걸렸다. 지자체들은 가정에서 간단하게 덥혀 먹을 수 있는 간편식을 동원, 사각지대를 메우고 있다. 감염증 확산 우려에 자원봉사자가 줄어 시설 직원들이 배달까지 도맡는 이중고도 있다.
구로구를 비롯해 강북구 노원구 동대문구에서 도시락 가정간편식 식품꾸러미 등을 제공한다. 이름은 다르지만 내용물은 비슷하다. 간단히 준비할 수 있는 즉석밥에 노인들이 즐기는 떡국이나 즉석국 등 조리가공식품 등이다. 일부 자치구에서는 라면이나 컵밥까지 등장했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자주 제공하기 어렵기 때문에 보관이 편한 인스턴트식품을 주로 제공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노인들은 식당 입구나 복지관 입구에서 2~3일치 혹은 1주일치 식사를 챙겨 간다. 잠깐 접촉이지만 감염증 확산 우려에 마스크 착용과 발열 검사를 의무화했다. 구로구는 방문자 명단까지 작성, 순차적으로 입장하도록 조정한다. 한꺼번에 많은 인원이 몰리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거동이 불편해 도시락이나 밑반찬 지원을 받았던 경우 복지관 직원이 배달까지 맡는다. 송파구와 성동구 중구가 배달을 택한 경우다. 송파구는 가락 마천 삼전 등 6개 복지관 경로식당 노인 415명에 주 1~2회 즉석밥과 반찬으로 구성된 대체식을 배달하고 장애인 150가구를 대상으로 진행하던 밑반찬 배달은 주 1회에서 2회로 배달을 늘렸다. 중구는 무료 급식을 하던 노인들에 1~2일 간격으로 배달을 한다. 성동구는 4개 복지관 가운데 두곳은 조리사가 준비한 음식과 인스턴트 음식을, 다른 두곳은 인스턴트식을 각 가정에 전달한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배달 인력도 부족, 애를 먹고 있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일손이 부족한데 자원봉사자는 감염 우려가 있어 조심스럽다"고 전했다. 또다른 자치구 관계자도 "잠깐이라도 접촉 문제가 있어 자주 배달하긴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