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박씨 충헌공파 대제학공 후손, 탁본 기증

2020-06-23 11:15:09 게재

국립중앙도서관

국립중앙도서관은 2일 밀양박씨 충헌공파 대제학공 후손으로부터 탁본 8점과 고문서 1점을 기증받았다고 22일 밝혔다.
사진 국립중앙도서관 제공

기증받은 탁본 8점은 경기도 양주지역 밀양박씨 문중을 명문가로 이끈 조선 중기 박 율(1520∼1569), 박이서(1561∼1621), 박 노(1584∼1656), 박수현(1605∼1674) 4대의 신도비와 묘비 탁본이다.

신도비는 죽은 사람의 행적과 학문이 뛰어나 후세의 사표가 될 만한 기록을 새겨 영원히 남기고자 묘의 입구에 세운 비를 말한다. 조선시대 신도비는 현직과 증직(贈職)(공신·충신·효자·학덕이 높은 사람 등에게 죽은 뒤에 벼슬을 주거나 높여 주던 일)을 포함해 종2품 이상의 관직과 품계를 갖춰야 건립할 수 있었다.

특히 박 율의 비신(碑身)(비문을 새긴 비석의 몸체)의 명문(銘文)에는 조선 중기의 명필 김현성(金玄成)의 글씨와 대학자 김상용(金尙容)이 전서로 쓴 두전(頭篆)(비석 몸체의 머리 부분에 쓴 글씨)을 확인할 수 있다.

해당 비신은 지금으로부터 400여년 전 1612년에 양주군 회천읍 회정리에 세워졌으며 한국전쟁 때 맞은 총탄 자국이 남아있다.

기증자인 박형원(76)씨는"금석문으로 남아있는 선조들의 자료가 긴 세월과 한국전쟁과 같은 풍파를 겪어 오면서 비면이 손상돼 알아보기 힘든 글자가 많아지고 있는데 탁본을 통해 조상의 행적이 남겨지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국립중앙도서관 관계자는 "기증 자료는 향후 보존처리를 하고 디지털화해 연구자를 비롯해 국민이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개인 또는 문중이 가지고 있는 고문헌 발굴과 함께 기증 문화가 정착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박씨는 고서 121책을 2019년 국립중앙도서관에 기증한 바 있다. 또 정부로부터 1968년에 '화랑무공훈장'과 '월남참전종군기장'을 수여 받았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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