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수소전략' … 10년 내 70배로 키운다

2020-07-09 10:50:52 게재

2050년 '탄소중립 대륙' 만들기 위한 전략 채택 … 세계 각국 '수소경제' 육성

증권가 "한국도 먼 미래 아니다" … 수소 생태계 조성에 따른 투자 '주목'해야

세계 각국이 '수소경제' 육성에 속속 나서는 가운데 유럽연합(EU)이 10년 내 70배 규모로 수소경제를 키우겠다는 수소전략을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한국도 수소경제는 이제 먼 미래가 아니라며 수소의 다양한 적용 가능성에 주목해야 하며, 수소생태계 조성을 위한 투자 확대와 생태계가 확장된다면 투자의 초점도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U, 일자리 14만개 창출 = EU 집행위원회는 8일(현지시간) 유럽 수소전략을 발표했다. 2050년까지 '기후 중립'을 이루기 위해서는 에너지 시스템 전환이 필요하다면서 수소 에너지 사용을 확대하는 전략이다. EU 집행위는 이날 수소는 산업, 교통, 전력 생산, 건물 등에서 '탈(脫)탄소화'를 지원할 수 있다면서 이번 전략의 우선 사항은 주로 풍력, 태양 에너지를 이용해 생산하는 재생 수소 개발이라고 밝혔다. 이어 EU 수소경제 규모를 올해 기준 20억유로(약 2조6970억원)에서 2030년까지 1400억유로(약 188조8140억원)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일자리 14만 개를 창출할 계획이다. EU집행부는 이날 수소에너지 관련 투자가 2050년까지 최대 4700억유로(약 633조7950억원)에 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U 예산에선 수소 이니셔티브 재원을 기존의 두 배인 13억유로(약 1조7530억원)로 늘린다. EU 혁신기금을 통해 관련 사업에 약 300억유로(약 40조4600억원)를 쓰고, 유럽투자은행 특별기금을 통해선 대출 등 매년 100억유로(약 13조4870억원)를 지원한다.

EU 집행위는 이날 역내 각국과 럽투자은행(EIB), 시민사회, 에너지·자동차·화학·운송 등 각 분야 기업 총 200개 이상이 참여하는 '유럽 청정 수소 연합'을 발족했다. 앞서 EU 집행위는 2050년까지 EU를 '최초의 기후 중립 대륙'으로 만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이를 위한 기후변화, 환경 분야 청사진을 담은 '유럽 그린 딜'을 제안한 바 있다.

EU 집행위는 "수소는 유럽 현재 에너지 소비량에서 1% 미만을 차지하고 있다"며 "청정수소는 탈탄소화에 핵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중장거리 운송 및 에너지 집약적 산업 절차가 이에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수소생태계 확장 가속화 = 증시 전문가들은 수소차의 관심은 상용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는 수소 연료전지나 수소 충전소 등 수소 관련 기업들에 주목할 것을 권했다.

SK증권은 수소에 투자하기 좋은 환경이 도래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 근거로는 △글로벌 탄소저감 목표 시점이 앞으로 10년 내 도래 △66개 국가가 2050 년까지 제로에미션(Zeroemission)을 선언 △과거 대비 80% 가량 재생에너지 가격이 하락 △전해조 용량이 증가하며 수소생산 여력을 높였고 △주요 국가들도 수소로드맵을 수립하는 등 관심을 높여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꼽았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수소생태계 조성을 위한 투자가 확대되고 생태계가 확장된다면 투자의 포커스를 변경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까지는 관심이 자동차, 그 중에서 승용파트에만 국한되어 있었다면, 앞으로는 다양한 분야로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SK증권에 따르면 자동차에서 수소의 효율성은 승용보다 상용이 더 좋다. 또한 수소의 장점과 지금까지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열차, 선박, 드론, 항공기 등의 운송수단에도 적용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나 연구원은 "운송수단 이외 건물과 산업용 열 및 전력 생산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고, 산업원료 측면에서도 기회요인은 존재한다"며 "수소의 다양한 적용 가능성에 주목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유럽지역의 주도주는 환경 정책에 맞춰 ESG투자로 투자 포인트는 신재생에너지"라며 "EU의 수소경제 목표에 따라 수소 관련 기업에 대한 관심은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수소연료전지 기업인 영국의 ITM파워(ITM LN), 수소충전소 기업인 노르웨이의 넬(NEL NO) 같은 기업은 연초 이후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김영숙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