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그룹 상장 소식에 중국 네티즌 '질투 폭발'

2020-07-24 12:17:26 게재

주식보유 직원 상장차익 클듯

'알리페이' 서비스 유니콘기업

기업가치 약 192조원 추정

20일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의 금융 자회사인 앤트그룹이 상하이 증권거래소와 홍콩거래소 동시 상장을 추진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중국 네티즌들의 관심은 앤트그룹 직원들로 향했다. 직원들이 그동안 인센티브로 받았던 주식의 상장 차익에 대한 부러움과 질투가 폭발한 것.
지난 20일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의 금융 자회사인 앤트그룹이 상하이 증권거래소와 홍콩거래소 동시 상장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알리바바 본사. EPA=연합뉴스

23일 중국 21세기경제보도에 따르면 중국 네티즌들은 "방금 앤트그룹 건물 전체에서 환호성이 들려왔다. 경제적 자유를 얻었다는 환호다" "내가 부귀해지면 모두를 잊지 않겠네(사마천 '사기'의 한 구절)" "앤트그룹에 다니는 친구의 뒷다리를 꽉 붙잡았다" 등의 댓글을 올리며 앤트그룹 직원들에 대한 부러움과 축하를 표했다.

이 신문과 인터뷰한 앤트그룹을 잘 아는 한 인사는 "3년 전만 해도 앤트그룹의 평가 가치는 600억달러(72조원)였는데, 지금은 이미 1600억달러(192조원)를 넘었다"면서 "이렇게 짧은 기간에 뛰어오른 것은 전통 업종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윈은 '재물은 나누고 사람은 모으라'라는 자신의 말을 충실히 이행했다"면서 "앤트그룹 직원의 주식 보유 비율은 약 40%이고 여기에 임원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금융 결제 서비스 '알리페이'를 제공하는 앤트그룹은 전세계에서 가장 큰 금융서비스 유니콘 기업이다. 알리페이 모기업인 앤트그룹의 공식 명칭은 6월 22일 '앤트파이낸셜'에서 '앤트테크놀로지'로 바뀌었다. 사명 변경에 대해 앤트그룹은 "새 이름은 사회 및 경제 디지털화 업그레이드 수요에 대해 전면적으로 서비스하겠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신문에 따르면 앤트그룹은 현재 주주가 32명인데, 그중 알리바바가 33%의 지분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알리바바와 앤트그룹의 '직원 주식 보유 프로그램'(우리사주조합과 비슷한 개념)인 '쥔한'과 '쥔아오'가 각각 28.45%, 21.53%를 가지고 있어 이 셋을 합하면 지분율이 83%에 이른다. 쥔한은 주로 알리바바 직원들에게 주식 인센티브를 주고, 쥔아오는 앤트그룹 직원들의 직원 주식 보유 프로그램으로 앤트그룹의 가치와 연결돼 있다.

앤트그룹 직급 'P7'의 직원이 평균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주식은 약 3만~4만주로, 상장하지 않더라도 현재 내부 가치 평가에 따르면 1000만위안(17억원) 정도가 된다. 당연히 직급이 높을수록 이 액수도 높아진다.

앤트그룹을 잘 아는 인사는 "주식 보유 규모는 직급과 관련 있고, 근무연수와도 관련이 돼 있다. 당연히 근무연한이 길수록 주식수가 많아진다. 회사가 막 설립됐을 때 직원들에게 인센티브로 주식이 많이 지급됐는데 그때는 주가가 상대적으로 낮았지만 지금은 주가가 계속 올라 지급 수량이 그만큼 줄어들었다"면서 "예를 들어 100만위안 인센티브라고 하면 예전에는 1만주를 지급했지만 지금은 5000주만 줘도 된다. 초창기 앤트그룹에 입사한 고참 직원이라면 이제는 기본적으로 재무적 자유를 얻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문에 따르면 앤트그룹의 임금 체계는 보통 두 갈래로 돼 있는데, 하나는 고정급이고, 다른 하나는 주식이다. 신입 직원은 고정급에 기존 직원은 주식에 더 의존한다. 신입사원이 입사 후 P7 직급이 되면 주식을 나눠주는데 이후 매년 직원들의 성과에 따라 주식이 할당된다.

같은 P7급이라 해도 두 사람의 실제 임금은 크게 차이 날 수도 있다. 또 신입 사원이라도 능력이 있고 기여도가 높으면 급여에 반영된다.

반년 전 앤트그룹을 퇴사한 이에 따르면 앤트그룹의 주식은 보통 4년에 걸쳐 '해제' 절차가 진행된다. 예를 들어 직원에게 1만주를 나눠줬다면 매년 2500주씩 풀어주고 4년째가 돼야 직원이 1만주를 전부 가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는 최근 돌고 있는 '1인당 5000만주'이라는 소문에 대해서는 과장된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는 "관련 규정에 따르면 비상장사 주주는 200명을 넘지 못하도록 돼 있는데 앤트그룹 직원은 그 수를 넘을 것"이라면서 "이 때문에 주식은 가상 계좌에 걸려 있고 직원 대표의 소유로 돼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 주식을 일정 가격에 회사가 되살지 상장 후 주가에 따라 해제 조치를 할지는 알 수 없다"면서 "직원들이 분명 큰 부를 얻겠지만 인터넷에 떠도는 수준까지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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