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채, 글로벌 안전자산으로 부상

2011-11-21 14:17:18 게재

유럽위기 부각된 8월 이후 0.41%p 금리 하락

한국 국채가 글로벌 안전자산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유럽위기가 부각된 8월 이후 한국 국채 금리는 오히려 하락(가격은 상승)하는 등 선방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진국들의 재정건전성이 투자자들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재정이 건전한 한국 등 신흥국가들의 국채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리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21일 증권업계와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한국의 10년물 국채금리는 7월 말 4.20%에서 이달 16일 3.79%로 0.41%p(41bp, 1bp=0.01%) 하락했다. 미국(79bp), 인도네시아(74bp), 호주(73bp), 독일(72bp), 영국(70bp), 캐나다(69bp), 중국(47bp) 등에 이어 G20 국가중 8번째로 금리 하락폭이 컸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유럽 재정위기의 여파로 전 세계 주식시장이 폭락한 8월 이후 금리가 떨어졌다는 것은 국채가 안전도를 높게 평가받아 수요가 늘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반해 G20 국가 중 선진국 또는 유럽위기의 진앙지였던 남유럽 국가들의 국채 금리는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주 유로존 국채 위기를 고조시켰던 이탈리아의 경우, 10년물 국채 금리가 같은 기간 114bp 폭등했다. 프랑스 국채 금리는 49bp 올랐다. 브릭스 국가인 인도도 44bp 올랐다.

G20 국가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국채 금리 차이는 더욱 커졌다. G20 국가 중 16곳의 국채 금리 평균은 4.80%로 작년 말보다 29bp, 7월 말 대비로는 21bp 하락했다. 그러나 유로존 17개 국가 중 수치가 있는 12곳의 평균은 7.07%다. 같은 기간보다 각각 185bp, 103bp 폭등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한국 국채가 선방하고 있는 이유를 상대적으로 성장률이 양호하고 건전성이 우수한 편이라는 장점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으로 봤다. 자산을 배분해서 투자해야 하는 입장에서 한국 등 신흥국 쪽에 자산을 더 배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평가다.

특히 국내 채권에 투자하는 외국인 투자자 구성에서 장기투자를 주로 하는 외국 중앙은행이 30% 이상을 차지하는 등 투자자의 성격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는 점도 한국 채권시장의 전망을 밝게 하는 요인이다.

김동환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012년에도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 위안화 절상에 따른 원화절상 흐름이 예상돼 외국인들의 국내 채권 투자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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