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위안화, 중국내 유통 거래에 초점

2020-09-04 11:14:20 게재

"국제 결제시장 진출, 쉽지 않아"

국제화하려면 '상호운용' 설계 필요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 프로젝트가 현재까지는 '국내용'으로 설계된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위안화가 국제적으로 사용되려면 현재 플랫폼에 적용된 기술로는 한계가 있고, 다른 국가의 기술 플랫폼과 연결될 수 있는 '상호운용성'이 보강돼야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디지털 위안화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PBOC)은 디지털 위안화가 조만간 본격화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계속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국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인민은행에 따르면 디지털 화폐의 시범 프로그램은 선전, 청두, 쑤저우, 슝안 등 4개 지역과 2022년 동계 올림픽 기간 사용될 일부 시설에 시행되고 있다.

지난주 리리후이 중국 국가인터넷금융협회(NIF) 블록체인연구그룹장은 관영 차이나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디지털 화폐 시범 프로그램 확대는 유통 분야 활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전 중국은행장이기도 한 리리후이는 디지털 위안화는 이미 소규모 범위에서 테스트를 받았으며 소매업 같은 경우 더 넓은 규모로 사용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성숙했다고 밝혔다.

그는 "중앙은행의 디지털 화폐의 시험은 올해 안이나 내년 초 더 확대될 수 있지만 전국적으로 도입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건설은행은 자사의 디지털 위안화 모바일 뱅킹 시스템에 대한 테스트를 마쳤지만 이것이 디지털 위안화의 공시 출시를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건설은행은 테스트 종료와 함께 테스트 단계에서 열려 있던 모든 디지털 위안 지갑을 자동으로 취소시켰다.

중국 인민대 금융기술 및 블록체인 연구센터장 양동은 중앙은행이 초기 단계에 알리페이, 위챗페이 등 널리 사용되는 전자결제 서비스 제공업체와 함께 새로운 디지털 위안화를 홍보하고 대중이 보다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의 디지털 화폐 테스트 계획은 미국의 제재 위협으로 인해 극단적인 경우 달러 결제 시스템에 대한 중국 금융기관들의 접근을 차단할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키면서 위안화 사용을 확대해야 한다는 절박감 속에 나온 것이다.

이와 관련해 BCA 리서치의 중국 전략가 징스마는 "미국 제재의 위협 아래, 단기적인 목표는 (국경을 넘어 위안화 사용을 촉진함으로써) 중국의 무역 및 투자 활동에 대한 차질을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각국 중앙은행마다 자국의 디지털 통화에 대한 계획과 목표가 다르기 때문에 디지털 위안화를 국경 간 거래에 이용하려면 더 복잡한 기술 플랫폼을 채택해 국외 거래 시스템과 연결해야 한다. 현재 영국은행, 프랑스은행, 미국연방준비제도는 모두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블록체인 회사 사이페리움 창립자 스카이 궈는 국제거래 상대와 국내 산업과 도매업체와 연결할 수 있는 능력, 즉 '상호운용성'이 현재 시행되고 있는 시험 횟수를 고려할 때 이 프로젝트들이 성공할지를 결정짓는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카이 궈는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가 전세계적으로 탄력을 받고 있다"면서 "이것은 디지털 위안화 채택에 있어서 큰 숙제 중 하나가 다른 디지털 통화와의 호환 여부라는 것을 의미한다. 국경 간 결제를 용이하게 하고 거래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디지털 위안화의 국제화와 관련해 리리후이는 "(디지털 위안화가) 국제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며, 현재로서는 금융자산 거래나 국경 간 투자에 대해서는 설계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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