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난·분실된 졸피뎀 3년간 1만개 육박

2020-09-23 11:10:17 게재

프로포폴 605개 사라져

의료용 마약류 관리 부실

강병원 "특사경 업무 확대"

지난 3년간 도난을 당했거나 잃어버린 의료용 마약류가 3만5000개를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사진, 서울 은평을)은 식약처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년 의료용 마약류 도난, 분실 사고 세부현황'을 근거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의료용 마약류 도난 사고가 178건 발생했으며 3만5211개에 달했다고 밝혔다.

2017년에는 43건이었고 2018년은 55건, 지난해는 80건으로 급증했다.

약국에서 도난당했거나 잃어버린 게 2만3464개였고 병원과 의원에서 일어난 것은 7666개였다. 도매상이나 제조업자, 수출입업자, 학술연구자 등에서는 4083개를 잃어버렸거나 도난 당했다.

3년간 도난, 분실 의료용 마약류 중 가장 많은 것은 수면제인 졸피뎀으로 9989개였다. 식욕억제제인 펜디메트라진이 2891개, 항불안제인 디아제팜이 2836개 도난·분실됐고 수면유도제인 에티졸람은 2751개, 진통제인 펜타닐은 1989개, 정신안정제인 알프라졸람과 로라제팜은 각각 1483개, 1378개나 사라졌다. 오·남용으로 심각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바 있는 프로포폴 역시 605개나 도난당하거나 분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입법조사처는 "경찰청, 식약처 등 유관기관 간 상호공조 체제와 의료용 마약 전용 의심 사례에 대한 현장점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도난·분실 후 회수되는 의료용 마약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강 의원은 "상습적인 도난 대상인 졸피뎀, 펜디메트라진 등은 약물 특성상 중독성이 매우 강하고, 환각 작용 등을 불러일으키며, 오·남용할 경우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 약물"이라며 "특히 성폭행 등 강력범죄에 악용할 소지가 매우 큰 만큼 '도난·분실 유의 마약류'로 특별 지정해 중점 관리하며 사고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용 마약 전용 의심사례에 대한 현장 점검을 강화하는 동시에 고의로 의료용 마약류를 빼돌리는 경우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며 "사법경찰직무법상 식약처 특사경 업무엔 의료용 마약류가 빠져있어 직무범위에 의료용 마약류를 포함하는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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