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재난구조대, 전원 무기계약직

2020-09-28 11:06:00 게재

재난구조대 105명, 정규직과 임금 처우 차별

윤미향 의원 "재난구조대 처우개선에 힘써야"

국립공원 1호 지리산을 배경으로 탐방객 구조, 생태계 보호 등 국립공원공단 직원들의 다양한 활동을 그리는 드라마 '지리산'(2021년 방영 예정)이 18일 남원시 산내면에서 촬영에 들어갔다.

드라마 지리산은 배우 전지현씨, 주지훈씨가 출연하며 국립공원공단(이사장 권경업)은 8월 31일 ㈜에이스토리(대표 이상백)와 드라마 '지리산' 제작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그런데 드라마에서 멋지게 그려질 재난구조대가 현실에서는 모두 '무기계약직'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윤미향(더불어민주당, 비례) 의원이 공개한 '국립공원 재난구조대 현황'에 따르면, 국립공원공단의 재난구조대 정원은 105명이며 이들의 고용형태는 무기계약직 99명, 단기계약직 2명이다. 단기계약직 1명은 육아휴직 대체로 채용된 인원이며, 4명의 추가 채용이 진행되고 있다.

국립공원공단 재난구조대는 △탐방객 안전사고 예방 △탐방객 구조 및 재난상황 지원 △재해위험지역 순찰 및 시설물 점검 △불법 단속 등 현장관리 △기타 소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이들의 임금은 기본급과 월정액여비, 급식보조비, 복지포인트, 명절상여금 등으로 구성되며 연평균 2730만8000원이다.

재난구조대는 자연환경해설사와 함께 국립공원공단 '현장지원직'에 속한다. 국립공원공단은 2018년 1월 1일 정규직 전환시 '현장지원직'이라는 직군을 신설하고 '지원직 직원 등 관리규칙'을 제정해 무기계약직 노동자들을 별도로 관리하고 있다. 국립공원공단에는 모두 411명의 자연환경해설사가 채용돼 있으며, 월평균 임금은 276만원이다.

국립공원공단의 임금 구조는 정규직과 무기계약직의 차별을 구조화하고 있다. 1인당 년 평균임금은 정규직은 5608만원이고 무기계약직은 2756만9000원으로, 정규직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복리후생비도 무기계약직은 52만7000원으로 정규직 115만원의 45.8% 수준이다.

국립공원공단 '지원직 직원 등 관리규칙'에 따르면, 재난구조대 자연해설사 등 무기계약직은 근무평가 성적이 3년간 60점 이하이면 근로계약을 종료하게 돼 있다. 정규직은 근무평가 성적에 대해 이의신청을 할 수 있는데 무기계약직은 이의신청 조항도 없다.

윤 의원은 "근무평가 성적이 3년간 60점 이하이면 해고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은 무기계약직의 해고 조항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며 "무기계약직은 정규직처럼 이의신청도 할 수 없는데 해고 조항을 두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남준기 기자 namu@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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