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열병 1차 방어 성공, 추가확산 촉각

2020-10-20 10:13:23 게재

파리 등 통해 전파 우려

접경지역 방역강화 효과

조류독감과 이중방어막

접경지역 양돈농장에서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초기에 잡혔다. 하지만 ASF는 사람은 물론 파리 등 해충을 통해 전파될 정도로 확산력이 높아 방역체계는 더욱 강하게 유지되고 있다. 방역당국은 ASF가 양돈농장으로 유입될 경우 겨울철 조류인플루엔자(AI)와 함께 가축 감염병 방역망에 구멍을 뚫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ASF 방역당국이 파리 등 해충을 통한 오염원 확산 방지를 위해 연막소독차를 활용해 농장주변을 소독하고 있다. 사진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아프리카돼지열병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경기·강원지역 양돈농장 1245호에 대해 전화예찰을 실시한 결과 ASF 의심축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19일 밝혔다. 중수본은 26일까지 접경지역 양돈농장 397호에 대한 제2차 정밀임상검사를 진행 중이다. 해당 농장은 접경지역 양돈농장 395호를 비롯해 발병 농장과 역학관계가 확인된 농장 2곳이다. 현재까지 정밀검사 대상 양돈농장 129호의 시료를 채취했고, 결과가 나온 115호는 모두 음성으로 확인돼 1차 방어에는 성공했다.

방역당국이 17일 광역방제기를 활용해 경기도 포천시 소재 양돈농장을 소독하고 있다. 사진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강력한 방역망이 확산 막았다 = 중수본은 ASF 발병 초기부터 강력한 대응을 진행했다. 지난해 10월 ASF 발병으로 1년 만에 사육돼지 재입식을 준비하던 농가에서는 지나친 대응이라는 불만도 나왔다. 그러나 중수본은 오염원 제거를 위해 기존 가축방역 분야 외 활용 가능한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 방역망을 강화했다.

위험지역으로 판단된 곳과 양돈농장 주변은 휴일없이 매일 소독인력을 투입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와 검역본부, 농협이 보유하고 있는 소독차(860여대) 외 농작물 병해충 방제 등에 활용되는 광역방제기 45대와 산불진화에 사용되는 산불진화차4대도 활용한다. 국방부와 함께 군이 보유한 제독차(38대)를 활용, 접경지역(민통선 내외) 주요도로에 대한 소독도 진행 중이다.

ASF는 접경지역 야생멧돼지에서 꾸준히 발견되고 있다. 방역당국은 야생멧돼지가 사육농장까지 내려오는 것을 막는 광역울타리는 물론 사람이나 차량에 의한 전파를 차단하는데 1년을 투자했다. 하지만 파리 등 해충으로도 오염원이 전파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방역체계는 더 다양해졌다. 중수본은 15일부터 파리 등을 통한 오염원 확산 방지를 위해 연막소독차 22대까지 투입했다.

◆겨울철 위기 온다 = 일단 사육돼지 추가 감염은 막았지만, 겨울철 바이러스 확산 가능성에 중수본은 접경지역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인근 국가에서 조류인플루엔자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어 동시 방역망 구축에 나섰다.

중수본은 17~18일 강원 북부 6개 시군에서 수색팀(214명)을 동원해 야생멧돼지 폐사체를 수색하고, 양돈농가에 전담 소독팀 18명을 보냈다. 특히 인제군에 ASF 감염소식이 전해지자 산악지대를 따른 확산 가능성에 긴장하고 있다. 특히 인제군으로 이어지는 설악산 국립공원 지역에는 국립공원공단 내 대응팀을 구성해 확산방지 대책을 추진한다.

광역울타리 경계부에는 폭죽(13개소) 기피제(35개소)를 설치해 멧돼지 접근을 막고, 포획틀을 활용한 사전포획 등을 강화한다.

김현수 중수본부장(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8일부터 매일 ASF 방역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접경지역은 물론 홍성 이천 안성 보령 정읍 등 돼지 밀집사육지역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방역조치로 추가 발생을 차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조류인플루엔자 발생 우려도 높아 철새도래지 인근 축산차량 통제지역에 출입한 위반 차량들에 대한 지도·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며 "오리농가는 분동 통로를 반드시 설치하고, 오염위험이 높은 왕겨반입차량과 살포기를 소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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