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검찰총장의 대통령 치받기 … '반문 대표성' 경쟁?

2020-12-18 10:54:15 게재

백신음모론·징계 항명

지지율 하락에 공세

'리스크 관리' 필요성

국민의힘 등 야당의 대여권 공세가 거세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비판이 이어진다. 대통령과 정부정책에 대한 지지율 하락세와 궤를 같이 한다. 내년 4월 보궐선거와 2022년 대선을 앞두고 흡사 '반문 대표성 경쟁'을 벌이는 모양새다. 정권 임기 후반부에 일상적으로 나타난 현상으로 보면서도 여권 차원의 리스크 관리 능력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김종인 국민이힘 비대위원장은 17일 "코로나 백신이나 재난지원금 스케줄을 내년 재보선에 맞췄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데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부여당이 재보선 표심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코로나 대책을 미루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지난 4월 1차 재난지원금 지급 계획에 대해 '총선용'이라고 공격했던 것과 비슷하다.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김종인 |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지난 11일 문 대통령이 경기도 화성시 동탄2신도시의 LH 행복주택을 방문한 것과 관련해 공세를 펴기도 했다. 김은혜 대변인이 나서 대통령 1회 방문행사를 위해 4억 5000만원을 썼다고 주장했다. 입주단체와 여권의 반박이 이어졌지만 주장을 거두지 않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정권 비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안 대표는 17일 최고위에서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와 관련해 "노 대통령은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을 꿈꿨는데, 이 정권의 꿈은 '반칙과 특권 있는 세상'인 것 같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정직 2개월' 징계에 소송전을 펴는 것은 대통령과 맞서는 시도의 결정판이다. 윤 총장측은 이번 소송이 '대통령 처분에 대한' 것임을 숨기지 않고 있다. 대통령이 임명한 검찰총장이 대통령을 들이받고, 야당 대표는 '백신 음모론'을 들어 여권과 정권을 공격하는 모양새다.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나타난 특징 중에 하나다. 엠브레인·케이스탯·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공동으로 시행한 12월 3주(14~16일.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전국지표조사에서 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는 41% 부정평가 53%였다. 7월 이후 4개기관 조사에서 긍정평가 비율이 가장 낮았다.

검찰개혁 방향을 두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갈등관계를 보인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통령에 대해 항명을 선택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4개기관 지표조사 중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에서 윤 총장은 15%로 이재명 경기지사(21%) 이낙연 민주당 대표(18%) 다음에 올랐다. 홍준표 안철수 유승민 등 야권 예비주자들은 5% 미만이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장외의 윤 총장이 정권과 맞서며 야권 대표성을 확보했는데 국민의힘 등 기존 야권이 대통령과 정부 정책에 대한 공세를 통해 반문경쟁을 높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엄 소장은 "야권은 반문의 대표성 뿐만 아니라 '반대만 한다'는 부정적 이미지가 누적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여권은 부동산이나 코로나19 방역 등 휘발성 높은 이슈에 대한 관리 필요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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