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경제전망 | ② 핵심변수는 코로나19 추이

상반기 접종될 백신 효과가 성장률 가른다

2021-01-08 11:43:06 게재

성장률 반등에는 국내외 기관 의견일치 … 회복속도는 '코로나 불확실성'에 달려

2020년 우리 경제 경제성장률의 핵심 변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불확실성이라는 진단이 지배적이다. 상반기부터 본격 접종될 백신 효과가 어느 수준으로, 빠르게 경제활동을 정상화시키느냐도 큰 변수다.

코로나19 발발 이후 바닥을 치고 있던 국민들의 소비심리가 얼마나 빨리 회복될 지도 관심이다. 그동안 유일한 버팀목 역할을 한 반도체 글로벌 업황이 계속 회복세를 유지할 수 있느냐는 점도 성장률 반등의 관전포인트라는 지적이다.

6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2020년의 역성장을 딛고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반등할 것이란 점에는 국내외 연구기관이나 전문가들의 견해가 일치한다.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와 백신 접종 지연 등으로 경기반등세가 약화할 수 있으며 정부가 목표치로 제시한 3.2% 성장률 달성은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만만치않다. 코로나19로 한번 꺾인 소비부진 회복에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점과 고용과 민간 투자 회복도 더딜 것이란 판단에서다.

◆코로나19 장기화되면 = 새해부터 백신 개발국을 중심으로 접종이 시작되고 있지만 코로나19는 2021년 내내 '글로벌 경제'를 압박할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5%에서 3.1%로 낮춰 잡았다.

KDI는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2차 유행하면서 생각보다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다"면서 대내외 경제 여건을 종합적으로 볼 때 "향후 우리 경제는 경기 회복이 제한된 수준에서 서서히 진행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코로나19 영향을 완전히 벗어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LG경제연구원(2.5%)과 한국경제연구원(2.7%) 등 민간 연구기관들은 내년 정부 전망치를 훨씬 밑도는 수치를 내놨다.

◆거리두기 상향 가능성도 = 올해도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가 1~3단계를 오갈 것으로 보인다. 백신 접종 예고 등으로 긴장감이 느슨해질 경우 극단의 봉쇄조치(3단계)가 불가피하다는 점도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다.

실제 정부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3.2%)는 거리두기 조치가 3단계로 추가 상향될 가능성은 고려하지 않은 수치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정부의 내년 성장률 전망은 코로나 3차 유행 상황을 충분히 상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3%대 성장률 달성이 쉽지만은 않다"고 예상했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 이어질 경우 경기 침체 후 잠시 회복을 나타냈다가 또다시 침체가 발생하는 '더블딥'(이중침체) 우려도 나온다.

◆백신효과 따라 성장률 출렁 = 백신 접종 시기와 효과 여부도 성장률 반등의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백신 도입 시기와 코로나19 확산세가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코로나19 백신 도입 지연의 경제적 영향' 보고서에서 일평균 확진자가 1200명으로 수준으로 늘고, 백신 도입과 일반접종이 각각 내년 1, 2분기에 이뤄질 경우 성장률이 '0%'를 기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일평균 확진자가 2500명으로 확대되고 2·3분기에 각각 백신 도입과 일반접종이 시작되면서 종식 시점이 2023년 2분기로 미뤄질 경우 성장률은 -8.3%까지 급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물론 이런 예측이 과도하다는 지적도 있다. 기획재정부는 이례적으로 설명자료를 배포하고 '지나치게 비관적인 전제'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기재부는 "백신 도입이 지연되고 일평균 확진자가 최대 2500명까지 달하는 지나치게 비관적 전제를 가지고 -8.3%까지 역성장하는 극단적 시나리오를 제시하는 것은, 국민들에게 불필요한 오해를 초래하고 경제 심리를 위축시켜 경제 회복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호황·재정투자 긍정요인 = 이같은 불확실한 변수에도 불구하고 올해도 세계적인 반도체 업황이 회복 흐름을 타고 있다는 점 등은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전날 열린 거시금융회의에서 "코로나 확산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수출 개선 흐름을 보이며 경제회복의 희망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특히 "시스템 반도체, 친환경차, 바이오헬스 등 3대 신산업 분야 수출 증가세가 뚜렷하고 중소·중견기업의 수출 비중이 확대돼 미래 전망이 밝다"고 설명했다.

특히 반도체 업황은 '슈퍼사이클(장기호황)'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 정부는 지난 5일 '2020년 반도체 시장 동향 및 2021년 전망'을 발표하면서 올해 국내 반도체 업계 설비투자 규모를 189억달러로 전망했다. 지난해 투자 규모(157억달러) 대비 20.4% 늘어난 수치다. 올해도 반도체를 주축으로 수출이 한국경제의 버팀목이자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정부의 확장재정정책 기조 유지와 유동성 공급도 경기반등을 뒷받침하고 있다.

IMF와 OECD 등 국제기관들도 위기 극복을 위한 확장적 재정정책을 거듭 주문하고 있다. 실제 정부는 올해도 확장적 재정정책 기조를 유지하며 558조원이라는 초슈퍼예산 가운데 63%를 상반기에 조기 집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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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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