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소비위축, 성장률 후퇴 확인

2021-01-26 12:08:26 게재

민간소비 -5.0% 후퇴 … 하반기 이후 수출 호조로 하락폭 방어

지난해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후퇴는 민간소비 위축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에 따라 영업 정지와 단축 등을 반복하면서 소비를 위축시킨 게 전체 경제성장률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20년 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치)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GDP 규모는 계절조정 기준 1831조5649억원으로 2019년(1848조9585억원)에 비해 10% 줄었다. GDP 규모가 전년도에 비해 줄어든 것은 IMF 경제위기 때인 1998년(-5.1%) 이후 22년 만에 처음이다.


민간소비가 크게 줄어든 것이 결정적이다. 지난해 민간 소비지출은 846조1420억원으로 2019년(890조1676억원)에 비해 4.9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4분기 민간소비가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크게 줄었다. 지난해 4분기 민간소비 규모는 209조6544억원으로 2019년 4분기(224조5858억원)에 비해 6.65%나 줄었다.

지난해 정부소비(+5.0%)나 설비투자(+6.8%)는 비교적 견조했다. 정부가 지난해 세 차례에 걸쳐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자영업자 등을 지원하면서 경기를 부양한 점이 일정한 작용을 했다. 여기에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등 일부 산업의 호황과 이에 따른 기업의 설비투자 확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수출은 전년도에 비해 2.5% 감소했지만 하반기 이후 증가 추세로 전환하면서 비교적 선방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이날 한국은행의 통계 발표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내수 부진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홍 부총리는 "수출 선방과는 달리 장기화하는 내수 부진과 그에 따른 민생의 어려움은 가장 뼈아픈 부분"이라며 "하루빨리 코로나19 확산세를 진정시키고 정상적 경제활동과 일상의 생활이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4분기만 떼어 놓고 보면, 3분기에 비해 1.1%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증가세가 크게 역할했다. 수출은 반도체와 화학제품을 중심으로 전분기에 비해 5.2% 증가했다. 민간소비는 서비스(음식숙박·운수)와 재화(음식료품 등) 소비가 모두 위축돼 전분기에 비해 1.7% 감소했다.

경제성장률에 대한 순수출 기여도는 1.3%p인 반면 민간소비는 -0.8%p로 나타났다. 수출이 성장률을 1.3%p 끌어올렸지만, 민간소비가 0.8%p 끌어내렸다는 의미다. 건설투자 역시 건물·토목 건설 모두 늘면서 6.5% 늘었다. 설비투자는 2.1%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2.8% △농림어업 4.9% △서비스업 0.4% △건설업2.6% △전기가스수도업 5.9% 등으로 집계됐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교역조건 악화 탓에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1.1%)보다 낮은 0.7%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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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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