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지막 달동네, 명품 주거단지로

2021-03-04 12:03:58 게재

노원구, 백사마을 재개발 사업 인가 … 지역역사보전 최신 주거시설 복합조성

서울 마지막 달동네로 불리는 노원구 백사마을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명품주거단지로 변신한다.

서울시는 노원구 중계본동 104번지 총면적 18만6965㎡ '백사마을 재개발정비사업'이 사업 인가를 받음에 따라 일대 재개발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고 4일 밝혔다.

이로써 1960년대 후반 형성된 서울의 대표적 노후 주거지역 개발이 본격화됐다. 2009년 주택 재개발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지 12년만이다.

노원구 중계본동 104번지 일명 백사마을의 현재 모습. 사진 서울시 제공


백사마을은 이번 사업을 통해 역사 보전과 최신 주거시설이 공존하는 복합 공간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불암산 자락 구릉지에 위치한 지형적 특성과 과거 주민 생활 모습 등 60년된 지역 역사를 보전한다. 전시관을 건립해 각종 생활 물품과 자료, 행사나 잔치, 인물 사진 등을 수집 전시해 예전 동네모습과 주민들 삶의 기억을 보전할 계획이다. 마을식당, 공방 등 주민들이 서로 교류할 수 있는 공동 이용시설을 배치해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도모한다.

주거단지는 아파트와 일반주택으로 이뤄진다. 9명 건축가가 각기 다른 디자인으로 다양한 층수의 아파트와 일반주택을 혼합해 자연경관을 살린다. 골목길 등 기존 지형을 일부 보전해 과거와 현재의 공존을 시도했다. 다양한 층수의 34개동 1953세대 아파트가 들어선다. 일반주택은 136개동 484세대가 들어선다. 골목길 등을 최대한 살리는 주거지 보전형 개발 방식이 도입된다.

자연경관을 살린 2400여 세대 주거단지로 바뀌는 백사마을 사업 완공 조감도. 사진 서울시 제공


서울시와 노원구는 사업 완공 시점을 2025년 상반기로 잡고 있다. 올해 하반기 시공사를 선정하고 2022년 관리처분 계획인가를 마치면 착공에 들어간다.

백사마을은 현재 이주가 한창이다. 2019년 8월부터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공사가 위험 건축물 거주자 중 희망자에 대해 이주를 지원하고 있다. 지금까지 전체 597개구 중 394가구, 약 66%가 이주를 마쳤다.

노원구는 빈집이 늘어나면서 범죄나 화재·건물붕괴 등 사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주민 중심 순찰조 운영, CCTV 설치, 노원경찰서와 공동 순찰을 실시하는 등 치안과 사고 예방에도 힘을 쏟고 있다.

12년간 끌어온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게 된 데는 시와 노원구의 끈질긴 협업이 있었다. 사업시행자가 변경되는 과정에서 건축방식 등을 놓고 내외부간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시와 구는 주민 요구사항과 지역 특성에 맞는 맞춤형 정비계획을 세우기 위해 총 33회에 걸친 회의와 심의를 진행했다. 갈등전문가를 현장에 파견하고 평균 층수 상향 등 지역 주민 요구사항을 수렴했다.

시와 구의 끈질긴 노력 끝에 주민들 사이에 가장 논란이 컸던 아파트 평균 층수 12층 이하, 최고 층수 20층 이하 등 의견이 모였고 2019년 5월 드디어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서울시는 이번 사업이 기존 주민의 둥지 내몰림을 최소화하고 마을의 과거 모습을 보전할 뿐 아니라 도심 내 대규모 주택 공급이 가능한 상생형 주거지 재생 사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라는 열악한 주거환경이 자연과 어우러진 명품주거단지로 바뀔 수 있게 된 것은 지역주민 등 모든 분들 협력 덕분"이라며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새로운 방식의 사업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꼼꼼히 살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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