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소비 줄자 중국 카드산업 '진땀'

2021-04-09 12:55:52 게재

거래규모 감소에 부실대출률도 상승

'양보다 질' 신규카드 발급 관심 줄어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중국의 신용카드 거래량이 감소하고 부실대출률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중국 21세기경제보도에 따르면 2020년 신용카드 실적을 발표한 상장 은행 15곳 중 5곳은 신용카드 거래량이 감소했고, 7곳은 카드대출 부실률이 증가했다.

이 신문과 인터뷰한 중국의 모 은행 신용카드 부문 관계자는 "지난해 1분기에 거래량이 급감했다가 4~5월 이후 점차 거래량이 회복되기 시작했다"면서 "1년 내내 신용카드 해외 사용이 거의 없었고 국내에서는 캐시백, 할인 혜택 등을 통해 거래량을 올리기 바빴다"고 밝혔다. 그는 "3분기에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소비가 회복되기 시작했지만 연간 거래량을 회복하기는 역부족이었다"고 말했다.

중국의 상장 은행 15곳 중 5곳이 2020년 신용카드 소비금액(거래금액)이 줄었다. 공상은행(ICBC)의 신용카드 소비금액은 2.58조위안(약 438조원)으로 전년 대비 19.9% 급감했다. 중국은행의 신용카드 소비금액은 1.64조위안(약 278조원)으로 전년 대비 7.75% 감소했고, 중신은행의 신용카드 거래금액은 2.44조위안(약 414조원)으로 전년 대비 4.83% 감소했다.

거래규모가 줄자 공상은행은 신용카드 사업을 줄였다. 2020년 공상은행의 신용카드 발급건수는 1.6억건으로, 전년 대비 약 100만장 늘었지만 2018년에 비하면 700만장 덜 늘어난 것이다. 신용카드 대출잔액은 6816.1억위안으로 전년 대비 0.54% 증가하는 데 그쳐 2018년보다 7.68%p 떨어졌다.

감축 조정으로 공상은행은 신용카드 자산건전성이 개선된 유일한 상장 은행이 됐다. 공상은행의 2020년 카드대출 부실규모는 전년 대비 20.88억위안에서 129.06억위안까지 감소했다. 부실률은 0.32%p 하락한 1.89%를 기록했다.

나머지 은행 중 중국건설은행은 지난해 1100만장의 신규 카드를 발행했지만 거래금액은 3.05조위안으로 전년 대비 3.2% 감소했다.

초상은행은 여전히 신용카드 거래량이 가장 많은 상장 은행이다. 초상은행은 지난해 423만장의 신규 카드를 발행했으며 카드 거래금액은 4.34조위안으로 전년 대비 0.17% 감소했다.

초상은행은 재무 보고서를 통해 신용카드가 신규시장에서 기존시장으로 이동하는 상황 속에서 고객군 구조를 지속적으로 조정하고 업무 능력을 업그레이드해 고객 확보 효율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흥업은행은 신용카드 거래량에서 두 자릿수 성장을 달성한 유일한 은행이다. 흥업은행은 지난해 작년에 469만장의 신규 카드를 발급했으며 누적 거래금액은 2.31조위안으로 전년 대비 17.17% 증가했다.

연간 한 자릿수 증가율에 마이너스 성장까지 겹치자 시중은행 카드센터들은 신규발급건수보다 거래량을 더 중시하게 됐고 일부 은행의 신용카드 전략은 보수적으로 바뀌고 있다.

관련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중국의 카드 이용건수당 평균 거래금액은 1.30만위안(약 221만원)으로 전년 대비 6.38% 감소했으며, 카드 발급건수당 평균 거래금액은 656.85위안(약 11만원)으로 전년 대비 10.97%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신용카드 거래량은 카드발급량보다 중요하며 거래 수수료 및 할부 사업의 기초가 된다"고 설명했다.

신용카드 이용량이 줄어든 데다 부실대출률까지 높아져 중국 카드업 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 신용카드 자산건전성 데이터를 공개한 8개 상장 은행 중 공상은행을 제외하고는 신용카드 부실대출률이 대부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생은행의 경우 2020년 말 기준 부실대출 비율은 3.28%로 전년 말 대비 0.80%p 증가했다. 이에 대해 민생은행은 재무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로 일부 산업의 상환 능력이 저하되면서 카드대출 리스크가 높아졌다고 밝혔다.

2020년 말 기준 핑안, 중신, 흥업, 포발은행의 신용카드 부실대출률은 각각 2.16%, 2.38%, 2.16%, 2.52%로 전년 대비 0.5%p, 0.64%p, 0.69%p, 0.22%p 상승했다.

중국건설은행과 중국상업은행의 신용카드 대출부실률은 2% 미만으로 지난해 말 기준 각각 1.40%, 1.66%로 각각 전년 대비 0.37%p, 0.31%p 올랐다.

업계는 2021년에도 신용카드 자산 건전성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흥업은행 재무 보고서는 2021년 신용카드 사업은 여전히 리스크 해소 기간에 있으며 코로나19 영향으로 자산 건전성에 대한 일정한 압력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초상은행 역시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 상황이 여전히 불확실하고 고용·소득·소비가 아직 회복 중이어서 신용대출사업 리스크가 계속 부담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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