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선 지고 대통령 지지율 빠지고… 민주, 대선 전망도 불안

2021-04-19 12:41:53 게재

직무수행 긍정률·정당 지지율, 집권 후 최저치

'정당 호감도' 보수야당에도 4년 만에 뒤져

중도층서 지난 12월부터 '정권교체론' 우세

4월 재보선에서 확인된 정부여당에 대한 민심이반의 강도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선거에서 승리한 야권이 정권교체의 출발점이라며 기세를 올리는 사이 여권에선 정부 실책에 대한 '일시적 경고'라며 수습책 마련에 분주하다. '안정적 쇄신'을 강조한 윤호중 신임 원내대표가 개혁 주도 운영방침을 공고히 한 가운데 전당대회에 나선 민주당 대표 후보자들의 방침도 비슷한 방향이다.

정책의 연속성을 강조한 측면이 크다. 그러나 여론의 평가는 다르다. 대통령 직무평가와 당 지지율이 집권후 최저치다. 비호감도 또한 4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왔고, 내년 대선전망에 대한 기대도 낮은 수준이다. 여권의 바람과는 반대의 지표가 나타나고 있어, 5월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전환을 꾀하는 여권에 던진 숙제가 만만치 않음을 보여준다.
묵념하는 문 대통령│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전 서울 강북구 국립 4.19 민주묘지 기념탑에서 묵념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보수야당으로 기운 무당층·중도층 = 한국갤럽의 4월 3주차 조사(13~15일.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에서 문 대통령 직무수행에 대해 잘한다 30% 잘못한다 62%였다. 긍정률은 취임 후 최저, 부정률은 최고치였다. 지지정당이 없는 무당층에서는 부정률이 68%(긍정 15%)였다.

정당지지율 조사에서 민주당은 31% 국민의힘 30%였고 지지정당이 없는 무당층은 27%였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2016년 국정농단 사태 본격화 후 국민의힘 관련 정당의 지지도가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반면 민주당은 현 정부 출범 후 2018년 6월 지방선거 직후 56%로 최고를 기록한 후 최저치다.

특히 정당별 호감도에서도 '호감이 간다'는 응답이 국민의힘 34% 민주당 30% 정의당 24% 순이었다.

갤럽의 호감도 조사에서 지난해 총선 이후 민주당 호감도는 50%에서 30%까지 하락한 반면, 국민의 힘은 18%에서 34%로 상승했다. 최근 4년간 8번의 조사에서 국민의힘 호감도가 민주당보다 앞선 것은 처음이다. 지난 7개월 전과 비교해 성향별로 중도층의 민주당 호감도는 36%에서 25%, 국민의힘은 21%에서 34%로 바뀌었다.

◆정권재창출 기반 흔들린다 = 최근의 여론이 정부여당보다는 야당에게 호의적이라는 것은 지난 4.7 재보선 결과가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여당의 기대와 달리 여야 후보간 격차가 두자릿수를 넘어선 것도 민심의 흐름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대선 중간의 지방선거·국회의원 선거는 집권세력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갖는다. 이번 재보선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한 것도 이 때문이다.

여권에 대한 현재의 부정적 여론은 내년 대선 전망에도 그대로 나타난다. 갤럽의 이번 조사에서 '정권 유지를 위해 여당 후보 당선' 34% '정권 교체를 위해 야당 후보 당선' 55%였다. 지난해 8월 이후 갤럽의 월단위 조사에서 정권유지보다 정권교체론에 무게가 실려 가장 큰 격차를 보였다. 중도층의 변심이 크다. 지난해 11월까지 정권유지(46%)와 교체론(44%) 사이에 팽팽하던 입장은 12월부터 정권교체(52%) 쪽으로 기울었고, 이번 재보선 후 차이가 더 커졌다.(유지 24% 교체 66%)

◆'판단 유보·중도층' 눈높이 어떻게 = 최근의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어느정도의 지속성을 가질 것인지는 미지수다. 정치지형과 여권의 대응에 따라 여론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엠브레인퍼블릭 등 4대기관의 전국지표조사(4월 12~14일)에서 지난 4.7 재보선 결과의 의미 평가에서 '여당에 기대를 접고 등을 돌린 것' 46% '기대를 접지 않고 경고를 한 것' 46%로 같은 수치를 보였다. 여권이 '일시적 현상'이라고 보는 근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정부여당과 관련한 객관적 지표가 문재인정부 출범 후 가장 냉담한 것도 사실이다. 국정운영의 동력이 되는 대통령 지지율과 집권당에 대한 지지율, 정권재창출에 대한 기대감 등에서 가장 낮은 수준을 보여준다.

서복경 서강대 연구교수(현대정치연구소)의 분석(내일신문 4월 16일자. 23면)에 따르면 18~29세 유권자층에서 2020년 2월 지지정당 없음/유보층 비율이 급증해 50%를 넘나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해당 연령층의 2명 중 1명이 지지정당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권 지지층이 이탈과 무관하지 않은 대목이다. 관건은 정부여당이 현재의 위기상황을 타개할 대안을 얼마나 빠르게 내놓느냐에 달려 있다. 청와대는 국무총리 등 내각과 참모진 개편을 통해 수습 방안을 찾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민주당은 비대위를 중심으로 부동산정책 등 민생중심의 정책에 무게를 두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당장은 보선 참패에 따른 반성기조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초 기대했던 인적교체 등 쇄신은 물론 대야 관계 변화와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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