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산책길에 주민 사연 흐른다

2021-05-17 11:30:20 게재

노원구 음악방송

서울 노원구가 도심 산책로에서 운영하고 있는 음악방송이 주민들에 인기를 끌고 있다. 노원구는 음악방송 1주년을 맞아 사연과 신청곡 등을 분석했다고 17일 밝혔다.

노원구가 도심 산책로에서 음악방송을 운영, 주민들 호응을 얻고 있다. 사진 노원구 제공


노원구는 본격적인 음악방송에 앞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선호하는 시간대와 음악 장르부터 디제이가 운영하는 방송에 대한 찬반의견까지 물었다. 방문객이 많은 당현천 5.8㎞와 경춘선숲길 6.8㎞를 대상지로 선정하고 1년간 방송체계를 정비하는 등 준비기간을 거쳐 지난해 4월 첫 방송을 시작했다.

월~토요일 정오부터 오후 4시까지는 경음악과 클래식 등 잔잔한 음악만 내보내고 저녁 6~8시에는 디제이가 주민들 사연과 신청곡을 실시간 반영한다. 방송시간 내에 단체 대화방과 산책길에 게시한 정보무늬를 통해 접속할 수 있다.

음악방송이지만 일방향이 아닌 쌍방향 소통창구로 운영하고 있다. 1년간 열린 대화방을 통해 오고간 대화만 2만건이 넘고 하루 평균 150여명이 접속한다.

산책을 함께 나온 가족들 사연이 주를 이룬다. 딸과 아들이 엄마 아빠에게, 부부가 서로에게 보내는 얘기들이다. 자녀들은 평소에 잘 입에 담지 않던 '사랑한다'는 말과 함께 부모의 애창곡을 신청하고 엄마는 학업과 취업에 힘들어하는 자녀를 응원하는 노래를 청하는 등이다. 아내에게 노래로 깜짝 선물을 하고 싶다는 남편도 많다. 노원구 관계자는 "평소 마음에만 담아두었던 진심을 방송을 통해 전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음악방송이 코로나19로 지친 주민들에게 큰 치유제가 되어준 것 같아 기쁘다"며 "앞으로도 더 성장하는 노원음악방송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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