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 보이스피싱 수거책 26명 검거

2021-05-27 11:34:16 게재

제주경찰청, 집중단속 성과

형사 출동 등 기동성 높여

'고수익' 유혹에 20대 많아

보이스피싱 조직이 '고수익 알바(아르바이트)'를 미끼로 대학생 등을 수거책으로 활용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제주경찰청은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21일까지 보이스피싱 범죄자 26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대부분 20대로 대학생과 주부 등이 섞여있다. 이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돈벌이가 어려워지자 아르바이트 모집 사이트에 올라온 '고액 알바 모집'이라는 말에 넘어가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구속영장이 발부된 20대 여성 현금 수거책 A씨의 경우,'저금리 대환 대출이 가능'이라는 문자메시지에 속은 피해자 2명에게 '기존대출금 변제 후 대출이 가능하다'고 속여 4차례에 걸쳐 453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피해자에게서 돈을 받아 보이스피싱 조직에 송금하는 대가로 4건에 총 65만원을 받았다. A씨는 아르바이트 모집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구직하다 보이스피싱에 가담하게 됐으며, 범행 과정에서 금융기관 직원을 사칭하기도 했다.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검거된 26명 가운데 17명은 계좌이체, 8명은 대면 편취, 1명은 상품권 구매 대행 방식으로 피해자의 돈을 빼돌린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 금액은 모두 3억9937억원이다.

보이스피싱 범죄 특성상 이른바 '콜센터' 등 핵심 조직원 대부분이 중국 등 국외에 있어 피해 발생 시 피해금 환수가 어렵다. 경찰은 이를 고려해 사전 예방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경찰과 금융기관 간 신고 시스템을 재정비하고, 기존 고액 인출 신고제를 실시하지 않고 있는 금융기관 등에 대한 홍보에도 나선다.

제주경찰청 관계자는 "종전에는 보이스피싱 신고가 들어오면 수사과 직원들만 출동했는데 집중대응기간(4월 26~6월 30일) 이후에는 상대적으로 기동성이 좋은 형사와 지역경찰도 함께 출동해 현장 검거율을 높이고 있다"면서 "보이스피싱 범죄에 사용된 계좌 사용정지에도 적극 나서 올들어 94개 계좌를 동결 조치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내달 30일까지 집중단속을 이어가며 제주지역을 보이스피싱 범죄로부터의 청정지역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신속한 범인 검거와 보이스피싱 예방에 기여한 사람에 대한 신고보상금 제도도 활성화하기로 했다.

이인상 제주경찰청 차장은 "금융기관과의 협력체계를 강화하고 신고보상금 제도도 활성화하는 등 다양한 대책을 통해 제주를 보이스피싱 청정 지역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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