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왕제색도를 겸재정선미술관에"

2021-06-08 10:51:34 게재

강서구 주민들 국민청원

서울 강서구 주민들이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정부에 기증한 겸재 정 선(1676~1759)의 '인왕제색도' 유치전에 나섰다. 강서구는 '인왕제색도 유치 추진위원회'를 주축으로 청와대 국민청원 참여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8일 밝혔다.

서울 강서구가 겸재를 특화한 겸재정선미술관에 인왕제색도를 유치하기 위한 국민청원에 나섰다. 미술관에는 겸재정선기념실이 따로 마련돼있다. 사진 강서구 제공


인왕제색도는 국보 216호로 겸재의 진경산수화 가운데 대표작이다. 비가 개인 인왕산 모습을 호탕한 필묵법으로 그려낸 걸작으로 꼽힌다. 추진위는 가양동에 위치한 겸재정선미술관에서 그림을 유치할 수 있도록 주민들 관심과 동참을 이끌어내고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한다는 취지로 국민청원을 시작했다.

목표인원은 청와대에서 정한 공식 답변 요건인 20만명이다. 추진위는 유치청원 글과 함께 강서구와 겸재의 인연을 소개했다. 겸재는 조선 영조때인 1740~1745년 현재 서울 강서구청장에 해당하는 양천현령을 지냈다. 당시 60대 중후반기로 작가로서의 역량이 원숙기에 이르렀던 그는 일대를 수차례 거닐며 아름답고 서정적인 풍경들을 화폭에 담았다. 강서지역 풍광을 소재로 한 '양천십경'을 비롯한 33점을 담은 '경교명승첩'과 겸재정선미술관 옆 궁산에서 바라본 한강변을 그린 '양천팔경첩' 등 독보적인 화첩들이 이 시기에 탄생했다.

겸재정선미술관은 그 인연에 기반해 '겸재 정 선'을 특화한 공간이다. 진경산수화풍을 완성한 겸재의 예술적 업적을 기리고 진경문화를 계승발전하기 위해 2009년 4월 건립했다. 연면적 3305㎡ 공간에 상설전시관인 겸재기념실과 각종 초대전을 진행하는 기획전시실, 양천현령이 집무하던 관아인 양천현아실 등이 배치돼있다.

강서구는 미술관을 거점으로 겸재의 작품을 널리 알리고 학술적 성과를 모으는데 주력해왔다. 각종 전시와 교육 문화사업 등을 추진하는 동시에 매년 겸재학술대회와 겸재논문현상공모 등을 진행하고 그 결과물을 논문집으로 발간하고 있다.

겸재에 특화된 전문 미술관에 그의 대표작인 인왕제색도가 더해진다면 상승효과가 기대된다는 게 강서구 입장이다. 국보·보물을 순환전시, 제약이 따르는 국립중앙박물관과 달리 상설·특별전시 등을 통해 보다 많은 관람객들이 인왕제색도를 빈번하게 접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노현송 강서구청장은 "진경산수의 완성지라고 할 수 있는 강서구는 선생과의 인연을 바탕으로 오래 전부터 그 업적과 예술혼을 기리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따"며 "소중한 문화유산 가치를 높이고 역사적 인물의 위상을 한층 높이는 일인 만큼 주민 모두 한마음으로 힘을 보태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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