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 잠재력 확인, 녹색미래 가능하다

2021-06-25 10:58:00 게재

탄소중립에 아시아산림협력기구 역할 … 아시아 산림복원으로 탄소흡수 확대

한국에서 열린 첫 환경 분야 정상회의인 '2021 P4G 서울 정상회의'가 서울선언문 채택을 끝으로 지난달 31일 막을 내렸다. 5개 나라가 참석하는 데에 그쳤던 1차 회의 때와 달리 서울에서 열린 2차 회의엔 46명의 정상급·고위급 인사와 21명의 국제기구 수장이 참석했다.

한 자리에 모인 정상들은 기후위기가 환경문제만이 아니라 경제 사회 안보 인권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라는 데 공감했다.

미얀마 양곤에 조성된 맹그로브 숲 사업지. 사진 아포코 제공


이번 정상회의에 앞서 진행된 '녹색미래주간'은 △산림 △탄소중립 실천 △해양 △녹색금융 △녹색기술 △그린뉴딜 △비즈니스 포럼 △생물다양성 △시민사회 △미래세대 등에 대해 각국 정부 관계자와 글로벌기업, 시민사회가 이행방안을 논의하고 미래 과제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녹색미래주간 공식 부대행사로 아시아산림협력기구(AFoCO)는 '더 나은 재건을 위한 산림기반 솔루션'이라는 주제로 패널토론을 개최했다. 산림분야 탄소중립 정책을 공유하고 산림의 잠재력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전 세계혼농임업센터 원장 데니스 개리티(Dennis Garrity) 박사는 기조연설에서 "황폐 산림은 5억 7500만㏊에 달하며 이를 복원해 연간 탄소 85억톤을 흡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산림기반 솔루션 =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각국은 탄소중립상태에 도달할 때까지 기후 비상사태를 선포해 달라"고 촉구할 만큼 국제사회는 기후변화에 대한 전지구적인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산림은 기후변화에 가장 비용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수단으로 거론되고 있다. 생물 다양성 및 생태계 서비스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BES)은 자연기반 솔루션이 기후 온난화를 섭씨 2도 이하로 유지한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030년까지 기후 변화 완화의 37%를 제공하고 생물 다양성에 대한 공동 혜택을 제공할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코로나 이후 아시아지역 훼손된 산림의 복구와 산림생태계 보전에서 희망과 가능성을 재발견하고 있다. 이는 파리기후협약 하에서 국가별로 공약한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NDCs)에도 뚜렷하게 반영돼 있다. 한국을 비롯한 15개 AFoCO 회원국은 산림을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중요한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토지이용 및 산림 부문의 탄소배출 저감 목표를 크게 늘려 나갈 것으로 보인다.

2020년 AFoCO 회원국이 된 몽골은 전체 온실가스 감축목표에 산림 및 토지이용 부문을 추가하면서 기존 14% 감축에서 22.7% 감축으로 목표를 늘렸다.

초기 단계부터 AFoCO 설립에 적극 관여했던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라오스 베트남은 2030년까지 전체 온실가스 감축목표에서 산림 및 토지이용 부문이 차지하는 비율을 각 각 59.5%, 59.1%, 27.6%, 11%으로 설정하였다. 4개 국가의 산림 및 토지이용 부문 연간 탄소 감축목표량을 합산하면 총 5억4550만톤으로 한국의 2030년 전체 감축 목표량의 3배에 달하는 수치이다.

또 임업 및 산림생태계는 기후변화로 인한 재해위험 경감과 적응을 위해서도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다. 산사태 방지, 산불 예방 및 방재, 해안림(망그로브숲) 조성 등의 적극적 산림보호 및 산림복원 활동은 산림의 탄소저장능력을 극대화 시킬 뿐 아니라 극단적 기후변화가 초래하는 재해·재난의 피해를 줄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가져다 줄 수 있다.

◆AFoCO의 아시아 녹색미래 준비 = AFoCO는 산림분야에 특화된 국제기구로 아시아 15개국이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다. 현재 필리핀 인도네시아 베트남 카자흐스탄 동티모르 부탄 등에서 진행 중인 17개 사업은 총 2206만달러 규모로 황폐 산림 복원, 산림 병충해 예방, 산림수종 유전자원 연구, 지역 주민들의 소득증대 사업을 포함하고 있다.

회원국 맞춤형 역량강화사업의 적극 개발을 위해 산림분야 국제기구로는 최초로 국제산림교육훈련센터(RETC)를 설립 운영 중이다. 2018년 개소 이후 이곳에서는 회원국 산림종사자, 대학생과 지역 주민 등 7000명 이상의 교육생을 배출했다.

RETC를 통해 제공되는 다양한 교육훈련 프로그램은 국제적 기조를 지역적, 국가적 수준에서 재해석하여 현장 역량을 증진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 새로 개설된 기후 변화 적응 정규 교육에서는 산림 분야의 실천방안이 기후 변화 적응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탐구가 이루어졌다.

특히 산림기반 기후변화 적응능력을 극대화 하기 위해 혼농 임업, 산림재해관리, 산촌주민주도 치산치수 능력 강화와 도시림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자연기반 솔루션에 관한 교육훈련 과정을 제공함으로써 정책입안자들의 산림기반 기후변화 적응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글로벌 요구에 부응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반기부터 착수 예정인 다수의 AFoCO 협력사업도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산림 역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후변화로 심각해지고 있는 산불과 산림재해에 대비하기 위해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베트남 등 메콩지역의 산불 방재 시스템을 도입한다. 산촌 주민의 생계와 식량 문제에 직결되는 비목재 임산물 개발 및 맞춤형 마을기업 모델 사업도 주목할 만하다. 내년 5월에는 기후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는 건조지 및 건조 취약지역 복원을 위한 장기 프로그램(LPA)도 본격화할 예정이다. 이 프로그램은 2032년까지 아시아에서 1000만ha 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으로 AFoCO는 기후변화와 산림을 주제로 역량개발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회원국의 산림부문 국가 기후변화 적응계획(NAP) 개발을 지원하는 등 탄소중립을 달성하는데 있어서 산림부문이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다. 또한 향후 3년 내에 RETC 인근에 조성되는 시험림을 중심으로 다양한 기후변화 관련 연구가 진행될 것이다. 한국 주도로 설립된 AFoCO 가 아시아의 기후변화 대응 및 적응을 위한 산림협력 플랫폼으로서 실질적인 역할이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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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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