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 인식개선 이렇게

2021-07-23 10:51:21 게재

중랑구 방역포스터 활용

서울 중랑구 신내동의 한 빵집. 입구 손잡이 옆에 붙은 그림이 눈길을 끈다. 마스크를 착용한 얼굴 옆에 '마스크를 잘 써주세요. 감사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있다(사진). 언뜻 보기에는 아이들 작품인 듯 하지만 성인 발달장애인이 그린 그림이다.

중랑구가 17회 지적발달장애인의 날을 맞아 발달장애 주민이 그린 그림을 활용해 발달장애인에 대한 인식개선에 나선다. 발달장애인의 날은 한국지적발달장애인복지협회가 출발한 1968년 7월 4일에서 따온 기념일이다.

발달장애인은 지적 장애인과 자폐성 장애인을 통틀어 부르는 말이다. 6월 현재 중랑구에 등록된 발달장애 주민은 1544명이다. 중랑구 관계자는 "비장애인들에게 발달장애인은 멀고도 낯선, 평소에는 '보이지 않는 존재'로 여겨진다"며 "사회적 편견을 허물고 지역 주민들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포스터를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발달장애인평생교육센터를 이용하는 주민들이 그린 그림을 활용한 방역포스터와 함께 손소독제를 준비해 소방서와 인근 가게 등에 전달했다. 예기치 못한 선물을 받은 주민들은 "동네에 발달장애인과 발달장애인평생교육센터가 있는지 잘 몰랐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알게 됐다"며 반겼다.

센터는 발달장애인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유튜브 영상도 제작했다. 의사소통 방법과 발달장애 이웃을 지원하는 방법, 흔히 사용하는 장애인 차별용어 등이 담겨 있다. 장애인 주민들이 직접 영상에 출연했다.

중랑구는 앞서 18세 이상 발달장애인 가운데 지속적인 교육을 희망하는 주민들을 위해 지난 2019년 중화동에 발달장애인평생교육센터를 마련했다. 센터에서는 자립지원 디자인아트 레포츠문화 직업지원반 등 5개 교실을 운영하며 사회적응훈련과 직업능력향상을 돕는다

류경기 중랑구청장은 "몸은 어른이지만 마음은 아이인 발달장애인에 대한 사회의 시선은 여전히 편견으로 가득하다"며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함께 어울리며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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