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로에 냉장고, 선별검사소엔 쿨링포그

2021-07-28 11:48:37 게재

서울 자치구 폭염대비 안간힘

양산쓰기 운동·시원한 의자도

# 서울 노원구 불암산 나비정원과 경춘선 숲길, 중랑천과 당현천 등 산책로 주요 지점에 냉장고가 들어섰다. 시원한 생수를 비치, 야외활동하는 주민들이 이용하도록 했다.

# 서울 은평구는 보건소 선별진료소에 '쿨링포그'를 설치했다. 미세한 입자로 물을 흩뿌리는 시설이라 주변 온도를 3~5도 낮추는 효과가 있다.

서울 자치구가 코로나19 상황에 더해진 사상 초유의 폭염에 대응, 갖가지 구상을 짜내고 있다. 무더위 쉼터나 안전숙소, 도로 물청소 등에 더해 온열질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대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노원구는 불암산과 영축산 산책로 등 야외 무더위 쉼터에 힐링냉장고를 설치, 주민들에 시원한 생수를 제공한다. 사진 노원구 제공


노원구는 산책로와 하천변 등 야외 무더위 쉼터에 비치한 냉장고에 이름도 붙였다. '힐링냉장고'다. 영축산 순환산책로 등 산책로 7곳과 묵동천 등 하천변 주요 지점 8곳까지 총 15개를 운영 중이다. 하루 8회, 회당 400개씩 생수를 채워 넣는다. 지난 11일에는 코로나 검사를 위해 장시간 대기하는 임시선별검사소 3곳에도 힐링냉장고를 추가했다. 하루 3회 200병씩 공급하는데 열흘만에 5000병 가까이 소진될 정도로 인기다.

이웃 도봉구도 27일부터 하천변과 주요 산책로, 선별진료소까지 '폭염탈출냉장고'를 설치해 시원한 생수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야외 무더위 쉼터 3곳과 하천변 5곳, 도심공원 2곳, 선별진료소 3곳에 매일 네차례 생수를 공급한다. 자율방재단과 자원봉사자가 상주하며 무분별한 생수 사용을 막는다.

도봉구는 이와 함께 9월까지 양산쓰기 운동을 펼친다. 구청과 동주민센터 보건소 등 29곳에 대여소를 마련해 주민 누구나 간단한 인적사항을 적은 뒤 사흘간 빌려쓸 수 있도록 했다. 도봉구 관계자는 "양산을 통해 생활 속 거리를 확보함으로써 코로나19도 예방하는 일석이조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동작구 역시 동주민센터별로 가까운 곳에 야외쉼터를 지정해 냉장고와 아이스박스를 비치했다. 주민들은 시원한 얼음물을 제공받을 수 있다. 종로구는 탑골공원에서 시원한 얼음물과 함께 식사장소를 지원한다. 그간 코로나19 확산방지 차원에서 일시 폐쇄했는데 대부분 무료급식소가 문을 닫자 탑골공원 인근으로 취약계층 노인들이 몰리는 점을 고려했다. 배식을 기다리는 아침 9~11시에 생수를 제공하고 공원 내에 그늘막과 선풍기를 설치하고 탁자와 의자를 갖췄다.

성동구는 미세먼지와 바이러스 염려 없이 대중교통을 기다릴 수 있도록 한 스마트쉼터를 무더위 쉼터로 활용하고 있다. 사진 성동구 제공


성동구와 서초구는 기존에 설치한 시설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성동구의 경우 '스마트 쉼터' 28곳을 무더위 쉼터에 포함시켰다. 버스와 지하철 운행정보를 실시간 안내하고 자외선 공기살균기와 열화상카메라를 갖춘 곳이라 방역과 함께 안전을 챙기기에 제격이다.

서초구는 겨울철 버스정류장 한파를 막는 '서리풀 온돌의자'에 시원한 덮개를 씌워 '쿨링의자'로 바꿨다. 기존 의자에 비해 5~6도 정도 온도저감 효과도 확인했다.

은평구는 코로나 검사를 기다리는 주민들 대기줄이 길고 장시간 무더위 속에서 근무해야 하는 의료진을 감안, 보건소 선별진료소에 쿨링포그를 설치했다. 구는 이와 함께 대기줄에 그늘막을 설치하고 자외선 차단 효과가 있는 모자를 제공한다.

이밖에 성북구는 선별진료소에 폭염대피 '파란 우산'을 비치했다. 중구는 온열질환에 특히 취약한 폐지수집 노인들에 야외활동 중단 요청과 함께 월 5만원 생활비를 지원한다. 청구동에서는 어린이집 경로당 등 13곳에 '물놀이 꾸러미'를 제공, 다음달 비대면 축제를 연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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