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중국경제 주요동력으로 떠올라

2021-11-26 11:26:33 게재

1~3분기, 소비의 경제성장 기여율 64.8% … '소비 활성화' '구조 업그레이드'에 관심

중국경제 성장에 소비가 기여하는 비중은 이미 8년 전부터 절반을 넘었다. 소비가 경제를 이끄는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으면서 중국에서는 소비 진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 제일재경은 23일 보도를 통해 세계적인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소비가 중국경제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밸러스트'(배의 무게중심을 잡기 위해 배 하부에 싣는 무거운 물건)로써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베이징의 한 상점. EPA=연합뉴스


최근 열린 제4회 훙차오 국제경제포럼에서 진행된 '쌍순환의 새로운 발전구도 하에 소비의 새로운 트렌드' 토론에서 왕서우원 상무부 부부장 겸 국제무역협상 부대표는 중국의 사회소비재 소매판매 총액이 2012년 20조6000억위안(약 3837조원)에서 2020년 39조2000억위안(약 7301조원)으로 8년 새 2배 가까이 늘었다고 밝혔다.

중국은 이미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소비 시장이 됐다. 특히 올해 들어 소비가 코로나19 영향을 극복하고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올해 1~3분기 사회소비재 소매판매 총액은 전년 동기 대비 16.4% 증가했고, 소비가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비율이 64.8%로 집계돼 중국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재확인했다.


소비, 경제성장 1등공신 된 지 8년

경제에 대한 소비기여율이 절반이 넘고 소비가 경제의 주요 원동력이 된 것은 사실 새로운 일이 아니다. 이 신문이 중국 통계국과 상무부의 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소비는 이미 지난 8년 내내 경제성장의 첫번째 원동력이었다는 점을 확인했다.

지난 2012년 10월 말 당시 성라이윈 국가통계국 대변인은 2012년 1~3분기 경제 성장에 대한 최종소비의 기여율이 55%에 달해, 경제성장에 대한 투자(자본형성 총액) 기여율 50.5%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2001년 이래로 최종소비 기여율이 투자 기여율을 넘어선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2012년 1~3분기와 2020년 1~3분기 수치를 비교하면 경제성장에 대한 소비 기여율은 8년 동안 14.3%p 증가했다.

앞서 웨이젠궈 전 상무부 부부장이자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 부이사장은 현재 경제발전 과정에서 소비를 활성화하고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새로운 쌍순환 구조를 구축하고 변화와 업그레이드를 주도하는 중요한 매개체로서 소비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지난 8년 동안 최종소비 기여도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소비구조는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됐고 새로운 비즈니스 형태와 새로운 모델이 나타났다.

왕서우원 국제무역협상 부대표는 훙차오 국제경제포럼에서 중국시장에서 업그레이드된 제품의 판매가 빠르게 늘어났고 친환경, 건강, 지속가능한 소비가 계속 확대되고 서비스 소비도 빠르게 증가했다고 진단했다.

도시주민 100가구당 자동차 보유량은 2012년 21.5대에서 2020년 44.9대로 증가했다. 올해 1~9월 중국의 엥겔계수는 29.8%로 전년 동기 대비 0.7%p 감소했고, 가계 소비 지출에서 서비스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 동기 대비 2.4%p 증가해 52.3%를 차지했다.

이와 함께 온라인 소매, 모바일 결제, 온라인과 오프라인 융합 등 새로운 비즈니스 형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온라인 소매 판매는 2012년 1조3000억위안(약 242조원)에서 2020년 11조8000억위안(약 2197조원)으로 증가했다. 이 기간 온라인 소매의 연평균 성장률은 30%가 넘었다.

'첫 매장 경제'(首店經濟)도 점점 달아오르고 있다. 첫 매장 경제란 한 지역 내에 첫 매장을 열어 브랜드 가치와 지역의 자원을 최적으로 결합해 지역경제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일으키는 경제 형태를 말한다.

2020년 상하이에서는 900개가 넘는 국내외 브랜드가 첫 매장을 열었으며, 세계적으로 유명한 고급 브랜드의 집중도가 9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밖에 수입 규모도 계속 확대돼 2012년 1195억달러(약 142조원)에서 2020년 2268억달러(약 269조원)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소비 성장, 다음 포인트는 어떤 분야?

소비가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글로벌 팬데믹의 영향으로 아직 완전하게 회복된 것은 아니다. 그러면 새로운 성장동력은 어디에 있을까? 소비를 촉진할 수 있는 분야는 무엇일까?

웨이젠궈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 부이사장은 선진국에 비해 중국의 소비가 개선될 여지가 많다고 보고 있다. 그 중 전자상거래 발전이 소비 잠재력을 발휘하게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현재 검토 중인 지역별 전자상거래가 세분화되고 다양화되고 개별화된 소비자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농촌 시장의 소비 업그레이드를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소비 진작은 '쌍순환'의 막힌 부분을 뚫는 데도 역할을 할 수 있다. 웨이젠궈 부이사장은 중국의 사회물류 총비용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3% 정도로 감소했지만 여전히 너무 높은 수준이며 물류 비용을 더 낮추면 소비자 부담을 줄이고 소비를 촉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거시경제연구원 종합상황실장 궈리옌 주임도 집중해야 할 3가지 영역을 언급했다. 그 중 하나가 음식과 서비스에 관심을 기울이는 동시에, 소비 뒤에 깔려 있는기초 인프라 건설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디지털 소비 활성화를 위해 기반 시설 보급 노력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왕서우원 국제무역협상 부대표는 전통적인 소비 수준을 개선하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융합을 촉진하며 도시와 농촌 지역의 발전을 조정하고 국내외 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게 다음 단계라고 말했다. 그 중에서도 국제소비중심도시 건설을 착실히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7월 왕원타오 상무부장은 국무원의 비준을 받아 상하이 베이징 광저우 톈진 충칭이 국제소비중심도시 개발에 앞장설 것이라고 발표했다.

웨이젠궈 부이사장은 고품질 제품 공급을 통해 새로운 내수를 창출하고, 전체 소비의 변화와 업그레이드를 추진해 소비 회복을 이끄는 것이 중국의 현재 노선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5개 도시가 국제소비중심도시 건설에 주도적으로 나선 것은 시의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상하이시 거시경제학회 왕쓰정 회장은 중국은 세계 최대 노동시장에서 세계 최대 소비시장으로 변모했다면서 중국은 4억명에 이르는 세계 최대의 새로운 소비자 그룹을 탄생시켰고 이는 미국 전체 인구보다 많은 규모라고 밝혔다.

2030년까지 중국의 수입 규모는 22조달러(약 2경6246조원)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중국시장의 소비 잠재력이 계속 유지된다는 뜻이다.

지난 11일 맥킨지가 발표한 '향후 10년 중국 소비 진작의 5가지 트렌드' 보고서는 구매력 평가(PPP) 계산에 따라 중국이 세계 최대의 소비경제국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향후 10년 동안 소비 성장에 대한 중국의 기여도는 계속해서 글로벌 리더 지위에 위치할 것이며 세계 소비 성장의 약 1/4이 중국에서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비성장과 더불어 중국의 소비시장은 인구구조 사회변화 기술발전에 따라 점차 복잡해지고 다양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의 신흥 소비층은 세계 여러 소비재의 성장동력이 되고, 현재는 도시 소비자가 1선 도시에 집중돼 있지만 앞으로는 1선이 아닌 도시가 미래의 동력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중국의 디지털 소비자들은 방대한 데이터 풀을 만들어낼 것으로 보고서는 예상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박소원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