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구 복합문화공간 '다독다독' 인기몰이

2021-11-26 11:39:17 게재

책과 차 나누며 이웃간 정은 두텁게

'올해의 색' 활용 … 공간복지 더해

서울 강동구 고덕동 대규모 아파트단지 앞. 두개 초등학교를 포함해 6개 학교 한가운데 이색 건물이 선을 보였다. 낡은 상가건물을 대수선한 곳으로 거리가 한눈에 들어오는 통창부터 눈길을 끈다. 창을 향해 자리잡은 푹신한 소파형 의자와 어린이를 위한 실내 놀이터처럼 꾸며진 공간, 사춘기 청소년들이 몸을 숨기고 있을 법한 칸막이 좌석도 돋보인다.

1층 입구에는 커피를 내려 마실 수 있는 기계를, 뒤뜰에는 영상을 내보내는 스크린과 삼삼오오 모일 수 있는 탁자와 의자를 놓았다. 공간이 문을 닫은 뒤에는 은행의 365 현금자동입출금기처럼 책을 빌리고 반납할 수 있는 곳만 별도로 작동한다.

강동구가 복합문화공간인 북카페도서관 다독다독 4호점을 고덕동에 마련하고 지난 22일부터 본격 운영을 시작했다. 이정훈 구청장 등 관계자들이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강동구 제공


강동구가 놀이터이자 휴식공간, 책과 차 그리고 쉼이 함께 하는 복합문화공간을 확대해가고 있다. 북카페도서관 '다독다독(多讀茶篤)'이다. 이름 그대로 책과 차를 매개로 사람과 사람이 만나 정을 두텁게 하도록 꾸민 공간이다. 조용하고 엄숙한 통상의 도서관과 다르게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고 책 없이 쉬거나 잠을 잘 수도 있다.

지난 22일 문을 연 고덕점은 네번째로 선보인 북카페도서관이다. 오랫동안 방치돼있던 건물을 빌려 이목을 끌 수 있는 시설로 대수선했고 인근 상권과 상생을 위해 밖에서 구입한 차와 음료를 반입할 수 있도록 했다.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총 4개 층에는 유아·초등도서부터 일반도서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즐길 수 있는 책 6000여 권이 배치돼있다.

강동구는 앞서 지난해 9월 길동사거리에 다독다독 1호점을 연 뒤 올해 상반기에 천호동 고분다리전통시장에 2호점을 개관했다. 걷고싶은 거리로 새롭게 탈바꿈하고 있는 구천면로에는 3호점이 둥지를 틀었다.

다독다독이라는 이름으로 묶여있지만 도서관마다 각기 다른 매력을 품고 있다. 전통시장에서 장을 보는 부모들이 아이를 잠깐 맡기거나 지친 다리를 쉬어가기도 하고 카페에서 공부를 하는 이른바 '카공족'들이 종일 진을 치기도 한다. 사회적경제기업과 공방 제품을 판매하기도 하고 인근 주민들을 위한 강좌나 소모임 지원도 활발하다.

각 공간은 세계적인 기업이 매년 발표하는 '올해의 색'을 적용해 꾸몄다. 공공시설 곳곳이 주민들을 위한 복지라는 이른바 공간복지 개념을 적용했다. '책은 마음의 비타민'이라는 의미에서 '강동구 도서관은 북타민'이라는 별칭도 붙였다.

전문 사서와 함께 매니저를 배치해 운영을 맡겼다. 주민자치회와 함께 하는 치매예방 강좌나 낙엽으로 책갈피 만들기 등 각종 프로그램이 꾸준히 이어지는 이유다.

고덕점도 28일 20가족을 대상으로 한 '그림자극'을 시작으로 북콘서트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개발, 주민 누구나 함께 하도록 할 예정이다. 강동구 관계자는 "운영진들이 서로 경쟁하듯 각종 콘텐츠를 개발하고 주민 참여를 이끌어내고 있어 프로그램의 질이 날로 향상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강동구는 이달 말 암사종합시장 안에 5호점을 개관하고 길동에 6호점을 열기 위해 한창 설계 중이다. 최종적으로는 주민들이 집에서 걸어서 5~10분 거리에서 공간을 이용할 수 있도록 10개까지 확충할 계획이다. 이정훈 강동구청장은 "다독다독 고덕점은 대규모 아파트단지와 주택가, 학교 사이에 자리잡고 있어 많은 주민들이 이용할 것"이라며 "주민들이 집 가까이서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북카페도서관을 비롯한 다양한 공간 조성 사업을 빈틈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김진명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