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주자, '설 전' 주도권 노린 전략행보

2022-01-17 11:40:59 게재

이재명, 지역 맞춤형 공약

윤석열, 부동산 민심 자극

안철수, "안으로 단일화"

대선까지 50여일을 앞두고 여야 대선주자들의 전략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15일부터 이틀간 매주 타는 민생버스로 강원일대를 순회하며 '평화 경제'를 강조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는 16일 서울 부동산 민심을 겨냥해 '50만 가구 공급' 공약을 내놨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안철수로 단일화라는 '안일화'가 시중에 떠도는 말"이라며 야권단일화 이슈를 띄웠다. 설 명절을 전후로 여론지지도와 이슈 주도권을 잡기 위한 각 진영의 의도가 담긴 일정과 메시지로 평가된다.
지지 호소하는 이재명 후보│더불어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6일 강원도 강릉시 중앙시장을 방문, 즉석연설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이재명 후보는 30% 후반대의 지지율에서 안정권으로 넘어가기 위한 상승동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맞춤형 정책공약을 통해 중도층과 지지유보층의 지지를 끌어온다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매타버스 활동이 대표적이다.

15~16일 강원지역 9개 도시를 방문하며 '평화 경제'와 실용적 통일관 설파에 주력했다. 선제타격론 등을 거론한 윤석열 후보와의 대립각을 분명히 했다. 16일 오전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강원도야말로 분단 70년 남북대치 상황에서 가장 큰 희생을 한 지역"이라며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이 있어야 마땅하다"며 금강산 관광 재개와 비무장지대(DMZ) 관광 추진 등 공약을 발표했다. 강릉 중앙성남전통시장에서는 "전쟁 위기가 고조되면 우리의 삶이 더 어려워진다"며 "코리아 디스카운트, 지정학적 위기, 이거 우리 삶을 더 나쁘게 하는데 그런 사람을 선택하겠느냐"라고 지적했다.

그는 SNS에 올린 글을 통해 "전쟁을 해서 이기는 것은 하책이고, 전쟁을 할 필요가 없게 만드는 것이 상책"이라며 "남북이 갈등과 대결 국면보다 평화와 공존, 협력과 신뢰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곧 우리 경제를 위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박수치는 윤석열 후보│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6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국민의힘 여성지방의원 임명장 수여식에서 박수치고 있다. 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16일 대통령이 되면 5년 임기 내에 서울에만 신규주택 40만호를 공급하고 역세권 첫 집으로 10만호를 마련하겠다고 공약했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공약발표회에서 이같이 강조하고 수도권 도심 철도와 경부선 고속도로 일부 구간을 지하화하고, 신분당선은 서울서북부 지역까지 연장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후보는 용도지역 변경과 용적률 상향 등 '쌍끌이 규제 완화'를 통해 주택 공급을 대폭 확대, 임기 내 서울에 40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했다.

윤 후보는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들며 "변화의 바람을 이어가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했다. 정부여당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비판이 가장 높은 곳에서 해당 정책을 내놓으며 여권 심판론을 키우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윤 후보는 "수도 서울은 누구나 살고 싶어하는 곳이지만 지난 정권 동안 가장 살기 힘든 곳이 됐다"면서 "집 값 잡고 세금 고통을 덜어 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또 정부의 방역정책을 비판하며 실내 공간을 '마스크를 항상 착용하고 대화를 하지 않는 경우'와 '마스크 착용이 어려운 실내'로 구분해 방역 패스 적용 유무를 판단하자는 구상을 내놨다.

배달 체험하는 안철수 후보│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16일 부천 상동의 한 음식점에서 일일 알바생으로 나서 배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최근 지지율 상승세와 맞물려 '제3 후보론'을 키우는데 주력했다.

안 후보는 16일 오전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보통 거대 양당의 후보가 결정되면 40% 지지율을 넘는 게 기본인데, 둘 다 35% 박스권에 갇혀서 움직이지 않는다"면서 "어느 때보다 거대 기득권 양당에 속하지 않은 제3의 후보가 지난 두 번의 대선보다 당선될 확률이 더 높다"고 주장했다.

그는 "'안철수로 단일화'하자는 '안일화'가 시중에 떠도는 말"이라며 야권 후보 단일화에서 자신이 우위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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