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극으로 만나는 독립열사

2022-06-16 12:07:18 게재

용산 '기노시타 마쓰이 봉창' … 성북 만해 그린 '심우'

호국보훈의 달 6월을 맞아 서울 자치구들이 창작극으로 독립운동가들의 생애와 정신을 조명한다. 용산구는 이봉창 의사의 일생을 그린 연극 '기노시타, 마쓰이, 봉창', 성북구는 만해 한용운 선생의 삶을 담은 뮤지컬 '심우'를 준비했다고 16일 밝혔다.

'기노시타…'는 용산에서 나고 자란 이봉창 의사 순국 90주년을 추모하기 위해 제작한 연극이다. 구는 지난 4월 '애국선열의 도시 용산' 선포 이후 미술 연극 문학 사진 등 지역 내 예술단체와 손잡고 독립운동가들을 기리는 다양한 행사를 진행해왔다. 이번 공연도 그 일환이다.

용산연극협회가 18일과 19일 이틀간 오후 4시에 이태원동 용산아트홀 소극장 가람에서 극을 무대에 올린다. 구와 용산문화원이 후원으로 참여한다.

극은 시대에 순응하며 살고자 했던 청년이 어떻게 일왕을 두려움에 떨게 한 독립투사가 되었는지를 들려준다. 용산구 관계자는 "수차례 바뀐 이름만큼 특별하고 강렬했던 의사의 삶과 인간적 고뇌, 내면의 갈등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입장료 없이 선착순으로 200명씩 관람할 수 있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임시정부 핵심 요인들이 잠든 독립정신이 오롯이 보존된 용산에서 '용산의 영웅' 이봉창 의사를 연극으로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라며 "애국선열의 행적을 기리고 그 기개를 마음깊이 새기는 소중한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심우' 공연은 25일과 26일 총 3회에 걸쳐 진행된다. 선생이 입적할 때까지 살았던 성북동 심우장이 배경이라 한층 눈길을 끈다.

뮤지컬은 1937년 일송 김동삼 선생 장례를 심우장에서 치른 이야기를 기반으로 독립운동가의 삶과 고민을 다룬 작품이다. 성북문화원에서 일화를 발굴, 지역에 연고를 둔 극단이 창작했다.

갖은 고초 끝에 목숨을 잃은 동료의 장례조차 지킬 수 없었던 서슬 퍼런 일제강점기, 스무명 남짓 선생을 배웅할 때 만해는 "당신들의 조국은 안녕한가?"를 외친다. 천진난만한 어린 딸을 통해 독립운동가 가족의 희생을 엿볼 수 있다.

공연은 전회 무료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만해가 심우장으로 거처를 옮긴 뒤 수많은 독립지사가 성북동 정릉동 등으로 활동무대를 옮겼고 성북은 그야말로 독립운동가 도시가 됐다"며 "오는 29일이 선생의 입적 78주기인 만큼 더 의미있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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