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지역 일부해제, 시장 영향 '미미'

2022-07-01 10:48:51 게재

수도권·세종시는 투기과열지구 유지 … 전국 미분양주택은 증가

대구·대전 등 6개 시군구 투기과열지구가 5일부터 규제에서 해제되지만 부동산시장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수도권과 세종 등 민감한 지역이 빠진데다 고금리와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주택수요도 움츠러들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제2차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대구 등 17개 시군구에 대한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 조정(안)'을 심의·의결했다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국토부는 "주택가격의 상승폭이 비교적 낮았고, 미분양 증가세가 뚜렷한 지방권을 중심으로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 일부를 해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되는 곳은 대구 수성구와 대전 동구·중구·서구·유성구, 경남 창원 의창구 등 총 6곳이다.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는 곳은 대구 동구·서구·남구·북구·중구·달서구·달성군, 경북 경산시, 전남 여수·순천·광양시다. 수도권에서는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대부동동·대부남동·대부북동·선감동·풍도동이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에서 동시에 해제된다. 경기 화성시 서신면도 조정대상지역 규제에서 풀린다. 지방은 세종시를 제외하면 투기과열지구에서 모두 해제된다.

규제가 해제되면 주택담보대출(LTV)이 최대 70%까지 가능해지고, 조정대상지역에서 중과되는 과세 부담도 덜 수 있다.

하지만 규제를 풀더라도 전반적인 주택거래 활력이 떨어진 국면에서 상승 기폭제 역할을 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국토부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주택통계에 따르면 5월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이 2만7375호 나타나 전월 대비 0.7% 증가했다. 수도권이 3563호로 전월 대비 20% 늘었고, 지방은 2만3812호로 1.6%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대구의 경우 물량 폭탄에 대한 우려가 높아 해제가 되더라도 공급량을 소화할 지 미지수다. 대구는 올해 약 2만호, 내년에도 3만호가 넘는 분양 물량이 대기 중에 있다.

부동산 경기에 대한 소비자 전망도 흐리다. 부동산R114가 발표한 주택시장 전망 설문조사에 따르면 하반기 하락 전망 비중이 38%로 조사돼 상승 전망 비중(24%)보다 높다. 3년 만에 하락 전망이 상승 전망을 앞질렀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집을 팔고 싶은 매도자에게는 퇴로를 열어준 것이지만 해제조치가 지방에 집중된 데다 대출이자를 고려할 때 매입자를 찾기에는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하반기 지역별 주택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필요한 경우 연말 이전에라도 집값이 하향 안정세를 보이는 지역의 규제지역 해제를 추가로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선철 기자 sc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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