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린 중앙도서관

더블린 중앙도서관은 '시내 쇼핑몰'에 있다 … 도서관과 쇼핑몰 더불어 '이익'

2022-09-29 11:39:06 게재

7월 25일(현지 시간) 더블린에 도착한 후, 첫 일정으로 한국도서관협회 대표단 일행은 시내 중심에 있는 일락 쇼핑몰로 향했다. 쇼핑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쇼핑몰에 있는 더블린 중앙도서관(Central Library)을 방문하기 위해서였다. 이날 사서 2명은 멀리 한국에서 온 방문객들을 환영했고 2팀으로 나눠 도서관 전체를 안내했다.

아일랜드 더블린 중앙도서관에 마련된 비즈니스자료실. 산업 보고서 등 비싼 전문자료들을 도서관이 구입해 이용자들에게 제공한다.


◆쇼핑하다 도서관 들러 책 읽고 휴식 = 더블린 중앙도서관의 가장 큰 장점은 쇼핑몰 내에 위치해 있다는 점이다. 쇼핑몰 2층에 들어서면 바로 도서관 입구를 찾을 수 있다. 더블린 시민들은 누구나 물건을 사러, 카페에서 차를 마시러 쇼핑몰을 방문하면서 도서관에 들러 필요한 책과 각종 자료를 대출, 반납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이는 한국 공공도서관과 큰 차이점이다. 한국의 경우, 대체로 도서관은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방문하는 생활동선을 벗어난 곳에 위치한다. 때문에 시민들은 별도의 시간을 내 따로 동선을 짜서 도서관을 방문해야 한다. 바쁜 현대인들에게 쉽지만은 않다.

계단을 오르면 일락 쇼핑몰 2층에 있는 더블린 중앙도서관으로 갈 수 있다.


더블린 중앙도서관은 시민들이 편리하게 방문할 수 있는 곳에 위치해 지역 커뮤니티의 중심이 되고자 한다고 밝혔다. 에오인 켈리(Eoin Kelly) 사서는 "도시 전체에 있는 여러 도서관들을 통해 이용자들이 가능한 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지역 커뮤니티의 중심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서 "도시의 가장 중심에 자리한다는 것은 도시 전체와 연결돼 있다는 것으로 이 위치는 지역주민은 물론, 관광객과 쇼핑객, 쇼핑몰에서 일하는 많은 직원들에게 이상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도서관 입장에서 쇼핑몰에 있는 장점 중 하나는 쇼핑하고 식사를 하러 오는 잠재 이용자가 많다는 것"이라면서 "또 쇼핑몰에 위치한 도서관은 쇼핑몰에도 가치를 더한다. 도서관을 방문하기 위해 이용자들은 쇼핑몰도 방문하게 된다. 이는 쇼핑몰에도 이익이 되는 선순환을 만들어낸다"고 덧붙였다.

또 더블린 중앙도서관은 쇼핑몰이라는 상업공간에 모두에게 개방된 도서관이 있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도서관이 없다면 이곳은 모두 상업공간"이라면서 "상업공간에 도서관이라는, 시민 모두에게 자유롭게 개방되며 역동적인 허브를 갖는 것은 문화예술과 문학, 정보 교류에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비즈니스 전문자료 제공 = 더블린 중앙도서관 안에는 비즈니스자료실이 있다. 취업과 창업, 비즈니스 활동을 지원하는 별도 공간을 조성해 'Work Matters at the Library'라는 관련 전문서비스를 제공했다. 취·창업준비생과 기업인들을 위해 비즈니스 관련 책과 신문, 산업 보고서, 온라인 연구DB 등을 두루 갖추고 △연구 지원 및 자료 조사 △회의, 연구 장소 제공 △네트워킹 기회 등을 지원한다. 아울러 △고용정보 △이력서 자기소개서 작성법 △기업 조사 △창업을 위한 기술 개발 및 비즈니스 계획 수립 △중소기업 대상 대출 정보 △시장분석 △동종 업계 자료 조사 및 교류 기회 △온라인 학습 △언어학습 등을 지원한다.

에오인 켈리 사서는 "산업 보고서와 비즈니스 동향 보고서 등 전문자료들은 매우 비싸기 때문에 도서관에서 구매한 후 이용자들에게 제공한다"면서 "전문사서가 전담해 자료 입수 등 관련 업무를 한다"고 말했다.

또 더블린 중앙도서관은 더블린에서 유일하게 음악자료실을 갖춘 도서관이다. 상당한 분량의 CD DVD 블루레이 LP를 비치했으며 거의 대부분의 장르를 갖췄다. 서비스하는 악보들은 △오페라 뮤지컬 악보 △학습용 악보 △음악 대본 등 종류가 다양했다. 턴테이블과 전자 키보드를 비치해 원하는 이들은 누구나 활용할 수 있었다. 음악서비스는 온라인으로도 이용할 수 있다.

◆건강정보, 이용자들 신뢰 = 더블린 중앙도서관은 건강 정보를 제공하고 치매환자들을 위한 지원을 하는 데에도 노력했다. 건강 책들을 모아놓은 코너를 별도로 마련하고 치매환자 혹은 학습 장애가 있는 성인들을 위해 특별하게 고안된 '매직테이블'을 갖췄다. 매직테이블은 한 이용자가 특정 책상 위에 손을 뻗어 다채로운 영상 이미지들을 터치함으로써 이미지의 움직임과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에오인 켈리 사서는 "건강 정보는 이용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에서 이용자들의 관심이 더욱 증가했다"면서 "권위 있는 전문기관과 협력해 건강 정보와 도서추천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이용자들이 신뢰한다"고 말했다.

또 인상적인 것은 도서관의 각 자료실이 벽으로 구획된 것이 아니라 개방돼 있었다는 점이다. 어린이자료실에서의 부모와 어린이 간 대화, 책 읽어주는 소리 등이 다른 자료실에도 들리는 구조다. 이에 대해 에오인 켈리 사서는 "어린이들이 책을 읽는 동안 발생하는 소음에 대해 이용자들은 관대하며 크게 문제가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성인 이용자들이 어린이들의 특성을 이해하는 가운데 도서관을 자율적으로 질서있게 이용한다는 의미로 이해됐다.

◆"팬데믹 이후 사회 적극 지원"= 이날 사서들은 방문객들에게 도서관 회원증을 즉석에서 만들어 선물했다. 홈페이지에서 이메일을 등록하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회원증이었다. 멀리서 온 방문객들에 대한 최대의 환대였다.

더블린 중앙도서관은 4년 이내에 현 위치에서 5분 정도 떨어진 곳에 새로 건물을 건립해 이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첨단 시설과 옥상 정원 등을 갖춘 5층 규모의 건물이다. 여전히 더블린 시내 중심에 위치하며 지금보다 넓은 공간을 사용하게 된다.

에오인 켈리 사서는 "새로 이전할 도서관은 자매기관인 한 갤러리와 함께 시 중심에 새로운 문화구역을 조성할 계획"이라면서 "환경은 변화하겠지만 앞으로도 시민들이 즐겁게 학습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는 역할은 계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팬데믹 이후 사회가 다시 일어서는 것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새로운 이용자들을 위한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예컨대 조국에서 전쟁이 발발한 이후 더블린에 거주하게 된 우크라이나 국민들에 대한 서비스 개발"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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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더블린 =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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