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실시

졸업생·이과생 강세 이어갈 듯

2022-11-17 11:01:28 게재

정시모집 확대, 통합수능 영향 … 수험생 3명중 1명 재수·검정고시생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7일 끝나면 대학별 수시전형 논술·면접고사와 정시 전형이 진행되는 '대입 시즌'이 시작된다.

17일 입시전문가들은 올해 수능과 대입전략의 최대 변수로 해마다 증가하는 졸업생, 검정고시 출신 비율과 이과 강세 현상을 꼽았다.

긴장 감도는 고사장 |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7일 오전 수험생들이 충북 청주시 흥덕구 청주고등학교 고사장에서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청주=연합뉴스 천경환 기자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이번 수능 응시자는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전년보다 1791명(0.4%) 줄어든 50만8030명이다. 이중 재학생은 전년 대비 1만471명 줄어든 35만239명(68.9%)이고 졸업생은 전년 대비 7469명 늘어난 14만2303명(28.0%)이다. 검정고시 합격자 등 기타 지원자는 1만5488명(3.1%)으로 집계됐다.

졸업생·검정고시생 비율은 2010년 21.5%, 2014학년도 21.8%를 기록하는 등 20%대 초중반이었다. 하지만 학생부 종합전형의 공정성 논란이 이어지면서 서울지역 대학들이 수능을 주요 전형요소로 하는 정시모집 비중을 40%까지 높이면서 함께 증가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약학대학이 학부 신입생 모집을 재개한 것도 한 몫을 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입시에서 반도체 등 첨단분야 모집인원까지 증가하면서 상위권 졸업생 비율이 높아져 이른바 'N수생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의·약학계열 인기에 첨단학과 정원 증가도 한 몫 = 올해 수능도 통합수능으로 치러짐에 따라 이과 강세 현상도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통합수능은 학생들이 문·이과 구분 없이 국어와 수학 영역에서 공통과목을 응시하고 선택과목 중 1개를 골라 시험을 보는 형식이다.

국어 영역은 지원자 중 65.9%가 '화법과 작문'을, 나머지 34.1%가 '언어와 매체'를 선택했다. '화법과 작문'을 선택한 학생이 더 많지만 쏠림 현상은 다소 완화됐다. 2022학년도 수능에서는 '화법과 작문'을 선택한 응시자가 70.6%였다. '언어와 매체'가 높은 표준점수를 받는 데 유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상위권 학생들의 선택과목 이동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수학 영역도 비슷하다. 응시자의 절반(50.0%)이 '확률과 통계'를 선택했지만, 전년(53.2%)과 비교하면 응시생 비중은 3.2%p 낮아졌다. 이에 비해 '미적분'을 택한 학생 비율이 43.7%로 전년 대비 5.5%p 높아졌다.

통합수능 2년차인 올해도 선택과목별 표준점수 최고점에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이면서 상위권 학생들은 높은 표준점수를 받을 수 있는 '미적분'에 쏠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미적분을 선택한 학생이 높은 수학 점수를 바탕으로 자연계열이 아닌 상위권 대학 인문계열에 교차지원 하는 '문과 침공' 현상도 이어질 전망이다.

실제로 서울시교육청 중등진학지도연구회가 2022학년도 서울 주요대학 정시모집 인문계열 지원자 1630명을 대상으로 교차지원 비율을 분석한 결과 서강대(80.3%), 한양대(74.46%), 연세대(69.6%), 중앙대(69.31%) 등의 교차지원 비율이 3분의 2에 육박했다.

◆수학 '미적분' 국어 '언어와 매체' 강세 = 사설 입시기관들의 분석도 비슷하다.

이들에 따르면 지난해 수능 수학 영역에서 주로 인문계열 학생들이 많이 선택하는 '확률과 통계'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44점이었다. 자연 계열이 대부분인 미적분·기하 선택 응시자 최고점(각 147점)보다 3점 낮았다.

선택과목별 표준점수 최고점의 격차가 벌어지는 것은 표준점수를 산출하는 과정에서 해당 선택과목 집단의 공통과목 평균 점수를 반영하는 점수 보정 체계 때문이다. 이 때문에 수학 영역에 강점이 있는 자연 계열 수험생들의 수학 표준점수가 인문계열보다 대체로 높게 나타났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작년 수능 때 표준점수 최고점을 비슷하게 맞추기 위해 출제위원들이 '확률과 통계'에서 변별력 있는 문제를 더 많이 냈는데도 결국 '미적분'이나 '기하' 표준점수 최고점이 높았다"며 "올해에도 '미적분' 등이 표준점수를 더 높게 받는 경향이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수능에서는 국어 영역에서도 자연 계열이 인문계열보다 높은 점수를 받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어 영역에서 주로 상위권 학생들이 집중돼 높은 표준점수가 나오는 '언어와 매체'에 자연 계열 수험생들의 쏠림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올해 모의평가에서 자연 계열 수험생 중 '언어와 매체'를 선택한 비율은 44∼45%대로 작년 수능 때보다 약 10%p 올랐다. 인문계열 수험생 중 '언어와 매체'를 선택한 비율은 27%대로 전년 수준이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국어 영역 고득점자도 이과생들이 많아질 수 있다"며 "문과생들은 수시 최저학력 기준을 맞추려면 사회탐구와 영어를 전략 과목으로 생각하고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오프라인 서비스 함께 제공 = 한편, 코로나19 확산으로 사라졌던 '현장 입시설명회'가 올해는 다시 등장한다.

서울시는 18일 오후 6시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공학원 대강당에서 '서울런 수능 가채점 및 진로설명회'를 연다. 이날 유웨이가 참가하며 온라인 생중계도 예정됐다.

메가스터디는 19∼23일 서초와 강북 등 7개 학원에서 '2023 수능 가채점 결과 분석 및 정시 핵심 지원전략 제시 설명회'를 개최한다. 온라인 설명회는 17일 오후 7시 30분에 열린다.

대성학원은 오는 20일 강남대성학원과 대성학원본원에서 코로나19 발생 이후 3년 만에 현장에서 '가채점 설명회'를 개최한다.

종로학원은 18일 오후 3시 세종대 컨벤션홀에서 '2023 정시 교차지원 전망 및 합격선 예측 설명회'를 오프라인으로 개최한다. 설명회는 온라인으로도 생중계된다.

이투스는 오는 19∼20일 서울 강남, 목동 등 8개 지점에서 '수능 가채점 분석 현장 설명회'를 개최한다. 온라인 설명회는 18일 오후 7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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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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