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밀수범’ 국제공조로 한달 만에 검거
대검 마약조직범죄부, 태국 마약청과 2019년부터 공조
“원점타격형 국제공조 성과” … 해외기관 공조, 44명 검거
태국에서 국내로 마약을 보낸 한국인 2명이 신원이 특정된 지 약 한 달 만에 신속하게 검거돼 국내로 강제 송환됐다. 종전에는 신원이 확인되더라도 인터폴 수배 등 검거·송환하는데 수년이 걸리는 경우도 있었지만 대검찰청 마약조직범죄부와 태국 마약청(ONCB)이 ‘원점타격형 국제공조시스템’을 구축한 결과 이같은 실시간 현지 검거가 가능해졌다.
대검 마약·조직범죄부(부장 노만석 검사장)는 태국 마약청과의 공조수사를 통해 태국에서 필로폰을 밀반입한 한국인 마약발송책 A씨와 B씨를 현지에서 검거해 23일 한국으로 강제송환했다고 밝혔다.
40대인 이들은 각각 지난해 12월 10일 국제우편물을 이용해 필로폰 38g을 밀수한 혐의, 올해 7월 29일 필로폰 1㎏을 밀수한 혐의를 받는다.
태국에 파견된 우리나라 검찰 수사관은 지난 9월 26일 대구지검이 국내 수령책 체포, 계좌내역 추적 등을 통해 발송책으로 A씨를 특정하자 배달지 정보 등을 분석해 A씨의 현지 거주지를 파악했고, 이달 3일 태국 마약청 및 이민청과 공조해 A씨를 검거했다.
A씨의 신원을 특정한 뒤 검거까지는 일주일, 이날 국내로 송환되기까지는 한 달이 채 걸리지 않은 셈이다.
A씨는 검거 후 태국 이민청에 구금된 상황에서 휴대전화로 유치장에서 라이브 방송을 하며 “나한테 돈을 안 받은 경찰이 없다”고 주장해 논란이 되기도 했는데, 결국 국내에서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B씨는 파견 수사관의 현지 탐문 등에 의해 인적 사항이 특정된 사례다.
현지 수사관은 부산지검이 공범 수사 과정에서 B씨 관련 정보를 확보한 지 13일 만인 지난달 19일 그의 신원을 특정해 현지에서 그를 검거했다.
B씨가 지난 22일 국내로 송환되기까지 걸린 시간도 약 한 달에 불과했다.
검찰은 “주요 마약 발송국의 수사기관에 우리 수사관을 파견해 상주시키는 ‘원점타격형 국제공조시스템’을 구축한 결과 해외 밀반입책의 실시간 현지 검거가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원점타격형 국제공조시스템’은 주요 해외 마약발송국에 우리 검찰수사관을 파견·상주시켜, 국내 마약사건 수사과정에서 확보한 범죄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현지에서 마약 밀반입조직에 대한 수사에 착수.검거함으로써 마약범죄를 원천적으로 근절하기 위한 공조시스템이다.
대검 마약·범죄조직부는 2019년부터 태국 마약청과 수사관 상호 파견제를 운용하고 있다. 공조 수사를 통해 지금까지 헤로인 20㎏ 적발, 마약사범 11명 검거 등의 성과를 거뒀다.
대검에 따르면 검찰은 올해 10월 기준 해외 마약수사기관 등과 공조해 해외 현지 한국인 마약사범 총 44명을 검거·송환했다.
검찰은 “국내에서 마약 유통 사범을 검거하더라도 현지 총책이 운반책·수령책을 소모품처럼 바꿔가며 밀수를 이어갈 수 있다”며 “향후 동남아시아 주요 마약 발송국 등으로 국제공조시스템을 전면 확대해 국내 마약 유입을 근원적으로 차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