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최태복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상무

“세계 최고 이지스구축함 적기 인도”

2024-11-29 00:00:00 게재

미국 폴란드 페루 등 7개국 참관

HD현대중공업이 8200톤급 이지스구축함인 정조대왕함을 건조, 27일 해군에 인도했다.

이지스구축함은 미국 록히드 마틴이 개발한 방공 전투체계를 갖췄다. 이지스는 고대 그리스 신화의 제우스가 사용하던 방패 이름에서 따왔다.

이날 HD현대중공업 울산 본사에서 열린 인도서명식에는 방위사업청 해군 관계자들과 함께 놀란 바크하우스 주부산미국영사, 트로야 수아레즈 주한 에콰도르 대사, 아르투르 그라지욱 주한 폴란드 대사대리를 포함 모로코 칠레 태국 페루 등 7개국 20여명의 정부 인사들이 참석해 K-함정의 우수성을 확인했다.

특히 폴란드 페루 등과는 한국 방산수출을 확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는 방산분야 유지·보수·정비(MRO)협력도 거론되고 있다.

이들은 다음달 HD현대중공업이 해군에 인도할 예정인 최신예 호위함 충남함도 둘러봤다.

내일신문은 이날 인도서명식 이후 최태복 특수선사업부 상무를 전화로 인터뷰했다.

●함정산업에서 정조대왕함 인도는 어떤 의미가 있나.

정조대왕함은 HD현대중공업이 해군에 인도한 90번째 함정이다. 한국에서 최초로 해양방산을 시작한 HD현대중공업이 해군함정의 국산화와 해군력 강화에 얼마나 많은 기여를 했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우리는 늘 ‘최초’ ‘최고’ ‘최다’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이지스구축함 분야에서는 2008년 세종대왕함을 인도하면서 7000톤급 이상 규모에서 미국 일본에 이어 3번째로 독자 건조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번에는 그보다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된 정조대왕함을 적기에 인도하게 됐다. 세계 각국의 조선소들이 함정의 적기 인도를 못하고 있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이지스구축함의 선도함을 적기 인도한다는 것 자체로도 주목을 끌고 있다.

●‘세계 최정상급 이지스구축함’으로 표현했는데, 근거는

정조대왕함은 세계 이지스구축함 중에서도 성능은 최상급이면서 비용은 매우 경제적인 전투함이다. 탑재된 전투체계는 가장 발전된 최신형으로 탄도탄 탐지·추적 기능에 이어 요격까지 가능하다. 최신 이지스전투체계와 다기능위상배열레이더, 중장거리 미사일 등 각종 무장과 센서 등을 연동하는 고난이도 시스템 통합을 완벽히 구현했고 통합소나체계와 스텔스 고도화 등 각종 특수성능도 적용했다.

●국내외 외빈들의 관심과 기대는 무엇이었나.

외교 인사들은 HD현대중공업의 빠른 납기, 효율적인 공정흐름과 국산 탑재장비 등에 관심이 많았고 한국 방산 수입국이 얻을 수 있는 혜택에 대해 질문했다. HD현대중공업이 세계 1등 조선소로 성장하고 한국의 산업발전에 기여한 과정과 결과에 대해 높게 평가하고 협력방안에 대한 관심도 보였다.

●미국 해군성 카를로스 델 토로 장관도 정조대왕함 건조현장을 방문했는데, 반응은

카를로스 델 토로 장관은 2월 27일 울산 본사를 방문해서 함정 사업 현황과 기술력을 직접 소개받고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며 HD현대중공업 조선 야드와 특수선 야드를 둘러봤다.

미국은 신조함정 건조가 늦어지는 가운데 해군 함정을 유지·보수·정비(MRO)하는 물량도 포화 상태에 이르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이런 상황을 예상하고 지난해 미 해군 MRO 사업 자격을 신청했고, 올해 7월 한국 기업 중 가장 먼저 자격을 취득했다.

●미군 함정 유지·보수·정비 등에 대한 수주노력도 꾸준히 했는데, 가시권에 들어온 게 있나.

HD현대중공업은 한국이 수출한 40여척의 함정 중 절반 가까이 되는 18척을 수주했다. 필리핀과 페루 함정 수출은 해군현대화 사업에 참여하는 형태의 연속 발주와 수주 형식이고, 페루는 15년 간 우선 협상권을 가져 추가 수주의 길이 열려있다. MRO 사업분야는 2022년 한국 최초로 필리핀에 인도한 호위함 2척에 대한 계약을 체결하고 군수지원센터를 설립했다. 미국 MRO 사업도 준비하고 있는데 올해는 도크가 확보되지 않아서 직접 사업을 수행하지 못했고 내년부터 본격 추진할 예정이다.

●최근 호주 함정사업 수주 실패 등으로 한국의 함정산업 경쟁력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도 있다. 평소 함정산업 수출과 코리아 원팀을 강조했는데, 긍정적인 변화가 있나.

함정수출은 대부분 획득하고자 하는 국가나 해군의 요구조건을 최적화시키는 것이 중요한데 다양한 요소를 종합 판단한다. 절충교역까지 부과되면 정부와 기업의 협업도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호주 호위함사업을 수주하지 못했지만 한국의 함정산업 경쟁력과는 무관한 결과다. 호주 당국도 우리의 조선기술력과 함정의 우수성은 충분히 인정했다.

향후 10년간 692억달로 추정되는 세계 함정시장의 수요를 보면 더 많은 기회가 열려있다. 우리는 전 세계에서 원하는 함정을 제 때에 공급할 수 있는 유일한 조선소다.

국내 건조, 기술지원을 통한 현지건조, MRO 까지 다양한 형태의 함정수출 역량과 경험을 쌓아왔다.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여기에 정부와 함께 국내 방산기업이 팀코리아 일원으로 캐나다 잠수함 사업 수주에 나서고 미국과는 MRO 사업을 비롯해 방산협력의 전략적 파트너가 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정연근 기자

정연근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