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케이지수 4만4000 돌파…AI·방위·우주산업 등 주목”

2025-01-07 13:00:21 게재

일본은행 기준금리 최고 1.0%까지 인상, 환율 140엔대 초반까지 하락 여지

국채 10년물 금리 13년 만에 최고치…소수 연립여당, 정치적 불안정성 고조

2025년 일본 금융시장 전망

일본 도쿄 주식시장이 6일 새해 첫 거래를 시작했다. 이날 도쿄증시를 대표하는 닛케이225평균지수는 지난해 말 종가에 비해 1.5% 하락한 3만9307포인트로 마감했다. 하지만 시장관계자들은 올해도 닛케이지수가 지난해 역사적 고점인 4만2224를 넘어서 4만4000 이상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이후 경제정책 향방과 미국과 일본 정책금리 격차, 일본 국내 정치적 리더십 문제 등 불확실성도 제기된다.

일본 대표 경제신문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금융시장 관계자 7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닛케이지수는 단순 합산 평균 최저 3만6271에서 최고 4만4156 수준에 이를 것으로 집계됐다. 닛케이지수 최고치에 대한 전망에 대해서는 4만3000~4만4000 수준이 될 것이라는 답변이 26.1%로 가장 많았다. 이어서 △4만4000~4만5000(23.2%) △4만5000~4만6000(14.5%) △4만2000~4만3000(13.0%)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4만7000을 넘어설 것이라는 응답도 11.6%에 달해 역사적 고점 대비 10%, 지난해 연말 종가에 비해서는 20% 가까이 상승할 것이라는 답변도 적지 않았다.

증시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은 아사히신문이 주요 증권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 드러난다. 노무라증권은 올해 닛케이지수가 3만7750~4만5000 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즈호리서치도 3만7000~4만3500, 미쓰비시UFJ모건스탠리증권도 3만5000~4만5000 수준을 예상했다.

올해 일본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의 배경에는 기업 실적의 호조와 임금인상과 물가의 선순환에 따른 디플레이션의 완전한 탈출에 대한 기대 등이 반영됐다는 풀이다. 오기노 아키히코 다이와증권 사장은 아사히신문 인터뷰에서 “국내 정치와 지정학적 리스크 등 단기적인 변동성은 있을 것”이라면서도 “기업실적은 호조를 보이고, 주가는 견조한 추이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전문가 조사에서도 올해 일본의 개인소비 활성화에 주목했다. 올해 춘투 결과의 윤곽이 드러나는 4~5월쯤 대기업 임금인상률이 지난해와 비슷한 5%를 넘어서고, 중소기업도 비슷한 수준에서 따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경우 임금과 물가의 동반 상승에 따른 장기 디플레이션 탈출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면서 경제에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기타자와 준 미키증권 상품투자분석부 차장은 “실질임금 플러스 기조가 정착하고,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따른 내수 활성화가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이른바 ‘103만엔의 벽’으로 불리는 근로자 소득공제 최저한도 상향될 것으로 예상돼 주머니 사정이 호전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후지시로 고이치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소득 하한선이 크게 상향되는 데 따라 소득세가 감면되면 국내총생산의 약 60%를 점하는 개인소비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증시를 이끌 이슈는 인공지능(AI) 관련 분야가 68%의 응답으로 가장 높았다. 기노시타 도모오 인베스트메니지먼트 글로벌시장 전략담당자는 “AI 분야에서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개별 기업을 중심으로 주목도가 커질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테마로는 방위 관련 기업이다. 시장관계자들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으로 방위 관련 산업의 주목도가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고다마 유이치 메이지야스다종합연구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정권의 일본에 대한 방위비 인상 압력으로 국내 방위산업 관련 종목이 기대를 모을 것”이라고 했다. 이밖에 ‘경제안보’(28%)와 ‘우주산업’(22%) 등 분야의 종목도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 도쿄 주식시장이 6일 새해 첫 거래를 시작했다. 이날 닛케이지수는 지난해 연말보다 1% 이상 하락한 채 마감했다. 사진은 도쿄 시내에 설치된 증시 상황판 앞을 걸어가는 시민의 모습. AFP=연합뉴스

올해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40엔대 초반에서 형성될 것이라는 전망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엔화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은 달러당 140~145엔 수준을 내다본 답변이 47%로 가장 많고, 135~140엔까지 환율이 떨어질 것이라는 답변도 21%에 달했다.

이마무라 다카시 마루베니경제연구소 사장은 “미국의 금리 인하와 일본의 금리 인상 기조가 맞물려 양국 간 금리차가 축소되고 엔화 가치가 상승할 압력이 강하다”고 전망했다. 엔화 가치가 가장 높게 형성될 시기는 여름쯤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요시히로 다케시게 아사히라이프 자산운용총괄부장은 “일본은행이 올해 1월과 7월 두차례에 걸쳐 정책금리를 0.75%까지 인상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7월 금리인상 때가 엔화 가치가 가장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반해 지금과 같은 엔저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는 흐름도 상당하다. 달러당 160~165엔 수준을 예상하는 응답이 49%로 가장 많고, 155~160엔 수준은 25%에 달했다. 우에노 다케시 닛세이기초연구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관세 인상 등의 영향이 실제로 현실화하기 시작하면 미국 경제의 하방압력 위험성이 제기되고 무역마찰 격화에 대한 우려도 나올 것”이라며 “이러한 영향으로 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엔화 매입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일본 채권시장에서 6일 10년물 국채금리가 13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이날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금리는 장중 1.135%까지 치솟아 2011년 7월 이후 13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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