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51조·루이비통 126조·아람코 98조원 시총 증발
내일신문-코트라 ‘G20 국가별 시총 상위 10개사’ 5년연속 조사 … 1년 새 애플 1704조·MS 1042조원 늘어 '기업별 희비 뚜렷'
한국 삼성전자와 프랑스 루이비통·로레알의 시가총액이 1년새 100조원 이상 증발했다. 사우디 아람코도 98조원 줄었다.
반면 미국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는 시총이 같은기간 1000조원 이상 늘었다. 기업마다 희비가 극명하게 갈렸다. 경기침체로 명품소비가 급감하고, 인공지능(AI) 등 디지털혁신이 시장에 적극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14일 내일신문이 코트라(KOTRA) 해외무역관과 공동으로 ‘G20 국가별 주식시장 시총 상위 10개 기업’(2024년말 종가 기준, 각국 통화 원화로 환산)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일본은 10개사 중 4개기업 바뀌어 = 한국은 시총 상위 10위 기업을 업종별로 살펴보면 반도체 3개(삼성전자 우선주 포함), 자동차 2개, 바이오 2개, 이차전지 금융 인터넷 각 1개씩 포진했다. 2023년말 조사와 비교해 포스코홀딩스와 LG화학이 순위에서 빠지고, 셀트리온과 KB금융이 새로 들어왔다. 한국에서 금융기업이 톱 10에 포함된 것은 내일신문-코트라 조사 5년만에 처음이다.
삼성전자 시총은 2023년말 468조원에서 2024년말 317조원으로 약 151조원 줄었다. 삼성전자는 조사대상 190개 기업중 시총 감소액이 가장 컸다.
LG에너지솔루션은 같은기간 100조원에서 81조원으로 19조원 감소했다. SK하이닉스는 103조억원에서 126조원으로 약 13조원 늘었다.
중국은 상위 10개사 시총이 전체의 25.8%를 차지한다. 1위는 주류업체인 꾸이저우마오타이가 385조원으로 1위 자리를 지켰으나 2위 공상은행(375조원)과의 차이가 전년 159조원에서 10조원으로 급격히 줄었다.
상위 10개기업 중 바뀐 기업은 없으며 금융업이 5개사로 절반을 차지했다.
일본 증시는 호조세를 보였으며 상위 10개 기업 중 4개사가 바뀌었다. 히타치제작소(전기기기)와 스미토모 미쓰이 파이낸셜(금융) 소프트뱅크그룹(정보통신) 이토추상사(상사)가 새롭게 진입했다. 소프트뱅크그룹은 AI 투자호조와 디지털금융 확산 등으로 시총이 49조원 증가하며 전년 19위에서 9위로 뛰어올랐다.
도요타자동차는 노토반도 지진, 인증부정 문제로 인한 공장가동 중단 속에서도 1위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시총도 385조원에서 463조원으로 78조원 늘었다.
◆미국, SW·AI가 상승세 주도 = 미국은 기술주 중심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는데 자율주행, 로봇, AI의료 등의 발전으로 소프트웨어(SW)와 AI 검색엔진 등이 분위기 주도했다.
애플은 시총이 2023년말 3889조원에서 2024년말 5594조원으로 1704조원 증가했다. 2022년말 2610조원 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2년 동안 2984조원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11월 다우지수에 편입된 앤비디아는 무서운 속도로 애플을 추격하며 4856조원에 장을 마감했다. 아마존도 지난해 2월 편입되자마자 3409조원으로 4위에 이름을 올렸다.
3위 마이크로소프트는 전년 3577조원에서 4619조원으로 1042조원 늘었다. 생활용품기업 존슨앤존슨과 에너지기업 쉐브론은 10위권 밖으로 빠졌다.
캐나다는 상위 10개사 중 금융업이 5개사이며, 에너지기업이 2개사다. 1위 로얄뱅크오브캐나다 시총은 252조원으로 전년보다 67조원 늘었다.
멕시코는 시총 10위안에 소비재 기업이 4개사에 이르는데 1위 월마트멕시코는 시총이 2023년 95조원에서 2024년 67조원으로 28조원 감소했다. 식료품기업 포멘토 에코노미코 메히카노도 55조원에서 25조원으로 30조원 줄었다.
브라질 1위는 석유·가스기업인 페트로브라스가 121조원으로 자리를 지켰다. 10위권에선 전력기업 엘렉트로브라스가 빠지고, 식품기업 제이비에스가 들어왔다.
아르헨티나 주식시장은 유례없는 호황이었다. 석유·가스기업인 1위 이페에페는 시총이 28조원으로 1년동안 18조원 이상 증가했다. 금융업인 2위 그루포 피난시에로 갈리시아(13조원)와 3위 방코 마크로(10조원)도 각각 10조원, 8조원 늘었다.
◆영국, 호조세에도 88개사 상장 폐지 = 독일은 상위 10개 기업 시총이 전반적으로 증가했다. 상위 10개 기업은 변화가 없었으며, 업종은 IT부터 금융 자동차 항공우주 의료기기 등 첨단기술산업과 전통산업이 고르게 포진했다.
소프트웨어 기업 에스에피가 1위(365조원), 전기전자 지멘스 2위(221조원), 통신 도이치텔레콤 3위(200조원), 금융 알리안츠 4위(173조원), 항공우주 에어버스 에스이 5위(161조원) 순이다.
프랑스는 시총 1~3위 기업이 명품 소비재 기업이다. 루이비통은 126조원(2023년 579조원 → 2024년 453조원), 로레알은 122조원(382조원 → 260조원) 등 시총이 각각 100조원 이상 증발했다. 인플레이션에 따른 경기침체와 중국 소비자의 수요둔화가 주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에르메스는 30조원(317조원 → 347조원) 늘었다. 프랑스는 명품 소비재가 시총의 약 28%를 차지하고 있다.
영국은 기업공개(IPO)를 통한 투자유치 금액이 34억달러로 전년대비 256% 증가했다.
코로나 백신판매로 2021년말 1위에 올랐던 아스트라제네카는 2023년말 에너지기업 로열더치셀에 1위 자리를 내주었다가 2024년말 다시 탈환했다. 이 회사 시총은 2020년말 142조원에서 2024년말 303조원으로 두배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영국은 전반적으로 견조한 성장세에도 지난해 88개기업이 상장 폐지되며, 글로벌 금융위기 후 가장 큰 폭의 자금이탈이 발생했다.
이탈리아는 전통산업(자동차 철강)과 첨단기술(반도체 통신케이블), 에너지 금융 등 다양한 업종의 기업이 상위권에 자리잡고 있다.
고급 스포츠카 브랜드 페라리는 2022년 5위(52조원), 2023년 3위(92조원)에서 2024년 1위(121조원)로 껑충 뛰어올랐다. 전력기업 에넬은 페라리에 밀려 2위(104조원)로 내려앉았다.
◆러시아, 유럽 PNG 수출감소 직격탄 = 러시아는 시총 상위 10위 중 에너지기업이 7개사에 이른다. 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후 유럽으로의 파이프라인가스(PNG) 수출이 감소하면서 전반적으로 위축됐다.
시총 1위는 국영 통합에너지기업인 로스네프트다. 이 회사 시총은 2023년 90조원에서 2024년 82조원으로 감소했다.
2021~2022년 1위였던 가스프롬은 2023년 5위로 추락했다가 2024년 한계단 올라섰다.
시총은 2021년 국제 가스가격 급등으로 129조원을 기록한 후 2022년 68조원, 2023년 54조원, 2024년 40조원으로 급감하고 있다.
러시아에서 두 번째로 큰 가스회사 노바테크도 2023년 63조원에서 2024년 38조원으로 시총 25조원이 날라갔다. 2023년 시총 10위내 기업이던 철강 2개사(세베르스탈, 노볼리페츠크)는 국제 철강업황 부진으로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튀르키예는 시총 상위 10개 기업중 금융업이 4개사를 차지했는데, 은행업 지수는 약 67% 상승했다. 1위 기업인 큐앤비 파이낸스뱅크는 시총 40조원으로, 2위 가란티뱅크(21조원)의 거의 두배에 달한다.
사우디는 아람코가 전체 주식시장의 70% 이상 비중을 차지한다. 아람코 시총은 2020년 2030조원에서 2023년 2766조원으로 성장하다 2024년 2668조원으로 98조원 감소했다. 석유산업 정제마진이 지속 하락한데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정책으로 매출이 줄었다.
상위 10개 기업중 아람코외에 아크와 파워(115조원), 사빅(79조원), 마덴(74조원)도 에너지기업이다. 금융기업은 3개사가 포함돼 있다.
인도는 석유화학기업 릴라이언스(285조원)가 1위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내수 소비규모 확대로 상위 10개 기업중 금융업이 4개사, 소비재 기업이 2개사를 차지한다.
◆호주는 10개사 중 5개사가 금융업 =
인도네시아 지수는 2.7% 하락했다. 상위 10개사중 에너지기업이 4개사로 가장 많고, 금융은 3개사다. 2024년에는 바리토재생에너지(113조원)가 뱅크센트럴아시아(107조원)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호주는 기술 및 금융업종에서 높은 수익을 냈으나, 에너지(광산)에서 큰 손실을 기록했다.
상위 10개 기업중 금융업이 5개사를 차지하며, 광업이 2개사다. 부동산기업인 굿맨그룹이 10위권에 진입했다.
AI에 대한 글로벌 수요증가와 미국 기술주 성장에 힘입어 기술분야 성장률이 50%에 달했으나 상위 10위에 포함된 기업은 없다.
남아공은 에너지(광업) 기업인 1위 BHP(182조원)와 6위 글랜코어(88조원)은 시총이 전년보다 각각 45조원, 18조원 감소했다.
통신미디어 프로수스(145조원)와 주류 엔하이저부시인베브(131조원), 담배 브리티쉬아메리칸토바코(131조원), 리치몬드(124조원)가 시총 2~5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