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김한석 리싸이클시티 본부장
“재활용·새활용은 앞선 소비 문화”
자원 순환, 선택 아닌 필수
판매 보다 좋은 제품 수집 주력
“서울시 리사이클플라자 꼭 한번 들러 보세요. 쓸 만한 가구와 가전제품이 너무 많아 놀라실 겁니다.”
재활용사업 전문기업 리사이클시티 김한석(사진) 본부장은 자원순환 전문가다. 물자 과잉, 환경 파괴가 심화되는 악순환이 지속될수록 자원 재활용사업은 성장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 이 분야에 뛰어 들었고 지금은 서울시 리앤업사이클플라자 강동점 운영을 총괄하고 있다. 불황과 경기침체 외에 김 본부장이 꼽는 서울시재활용센터 성공 비결은 따로 있다. 바로 제품 자체 경쟁력이다.

김 본부장은 “아무리 중고물품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도 제품이 안 좋으면 재구매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세척 수리, 재포장 등 신제품에 뒤지지 않는 외형과 성능을 유지하기 위해 공을 들인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김 본부장이 힘을 쏟는 또다른 업무는 ‘제품 수집’이다. 과거 재활용센터들은 수거한 제품을 판매하는 데만 주력했다. 당장 매출이 급했기 때문이다. 그는 “제 업무의 80%는 판매가 아닌 수집 관련 일”이라고 말했다. 좋은 제품을 잘 구해와 새옷을 입혀 놓으면 판매는 저절로 된다는 것이다. 김 본부장에 따르면 수집은 온라인 중고플랫폼에 비해 재활용센터가 경쟁 우위를 가질 수 있는 차별화된 요소다. 온라인 중고품 구매는 본인이 물건을 차에 싣고 오거나 배송용 트럭, 심지어 기사까지 불러야 한다. 옮기는 과정에서 비용이 훌쩍 추가되고 제품이 손상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재활용센터는 모든 물건을 직접 방문, 수거한다.
중고 시장 활성화는 신제품 출시가격 인상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다. 배보다 배꼽이 크다는 에어컨이 대표적이다. 제품값을 제외하고 신품 구입 시 세척 배관설치 가스충전 배송에 통상 80~100만원이 들어가는데 리사이클플라자에선 40만원이면 해결된다.
김 본부장은 “재활용과 새활용은 더이상 취약층 전유물이 아닌 친환경·자원순환 등 깨어있는 인식을 지닌 소비자들의 선택”이라며 “공공이 적극적으로 나서 부지를 확보하고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등 인식 전환과 재활용시장 활성화를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