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교육 학교가 책임진다

2017-08-01 10:05:30 게재

신봉고 '미술전공 실기' 화제

댄스동아리·록밴드도 지원

고 백남준 작가의 영향으로 세계적인 설치미술가를 꿈꾸는 고등학생 김 모양은 요즘 학교생활이 즐겁다. 중학교 다닐 때만 해도 주로 학원에서 미술수업을 받았는데 지금은 학교에서 좋아하는 과목을 마음껏 공부할 수 있다. 미대 진학을 준비하는 김양은 학교가 제공하는 프로그램 덕분에 학교생활기록부에 다양한 학습내용과 경험을 기록하고 있다.
그동안 사교육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예·체능교육을 학교 안으로 끌어들인 신봉고가 화제다. 사진은 방과후에 진행하는 미술전공 실기과목을 듣고 있는 학생들. 사진 신봉고 제공


사교육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예·체능교육을 학교 안으로 끌어들인 신봉고(경기도 용인시·교장 강승우)가 방과후에 진행하는 미술전공 실기과목이 화제다. 미술전공 실기는 소수 과목 선택권까지 보장하지 못하는 교육현장의 실정을 보완하기 위해 인근 학교들이 함께 참여하는 경기도교육청 '교육과정 클러스터' 프로그램의 일종이다. 실제로 신봉고 미술전공 실기과목에도 인근 상현고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 과목을 수강하는 학생들은 기말고사가 끝나자 영은미술관(경기도 광주 소재) 입주 작가인 마티 밀러(한서대 출강)씨와 함께 '작가 성명서 작성법'을 공부했다. 학생들은 작품의 주제와 매체, 소재와 기법 등 자신의 예술세계를 감상자에게 쉽게 전달할 수 있는 영어 스피킹 훈련을 받았다. 사설학원에서 경험하기 힘든 프로그램이다. 지난 학기 수업 결과물을 중심으로 학내에서 미술전시회도 열었다. 전시회에는 설치미술, 소묘, 채색화 등 학생들의 상상력과 아이디어가 통통 튀는 작품 50여점이 출품됐다.

특히 학생들은 대구시에서 7일부터 열리는 국제 미술교육자 행사인 'InSEA 2017대구 행사'에 참가해 렌티큘러 작품, 3D드로잉 입체 작품 등을 전시할 예정이다. 또 교육부 주관으로 10월 경 열릴 예정인 전국 학생문화예술페스티벌에서도 참가할 계획이다. 미술 전공 실기 수업에 참여한 김예나(2학년)학생은 "두려움과 설렘으로 작품을 제작하고 있으며 다른 학생이 경험하지 못한 세계적인 행사에 참여하는 것이 매우 즐겁고 기대된다"고 말했다.

강승우 교장에 따르면 신봉고는 미술뿐 만 아니라 창의교육의 일환으로 문화·예술교육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 학교 댄스동아리의 연습 장소는 교장실 근처에 있다. 교사 뒤편 필로티공간에 길이 7m가량의 초대형 거울이 설치돼 있다. 기말고사가 끝난 지난 달 13일 점심시간에는 학교 중앙 현관 야외 임시 무대에서 록 밴드 공연이 펼쳐졌다. '2017 용인시 청소년 록 밴드 대회' 최우수상을 수상한 '어른'의 오프닝 무대를 시작으로 재능있는 학생들의 다채로운 연주가 이어졌다.

강 교장은 "학생들이 입시와 지적 학습에 치우친 학습 경험을 주로하고 있다"면서 "4차 산업 혁명 시대를 주도할 예술적, 창의적 인재를 기르려면 보다 자율적이고 민주적인 분위기에서 학생의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과 다양한 경험이 제공되돼야 한다"고 말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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