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학생독립운동 미서훈자 기록 '확인'

2018-11-28 11:40:27 게재

기념회관, 공공기관 최초로 수집 … 132명 출신지역·학교·독립운동 행적 꼼꼼히 수록돼

광주시교육청 산하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회관(기념회관)이 독립유공자 추가 서훈에 대비해 자체 수집한 미서훈자 기록을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서훈자 기록은 지금까지 대학교나 학자가 연구 차원에서 발표한 사례는 있지만 공공기관이 수집 보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광주학생독립운동 유공자 기록부'는 사단법인 광주학생독립운동동지회가 요청해 지난해 기념회관이 만들었다. 동지회는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독립유공자 기준 완화' 등에 대비해 기록 수집과 관리를 해왔다고 밝혔다.

1929년 11월 3일 광주학생독립운동 당시 일제가 해산을 명령했으나 학생들이 무시하고 3시간 동안 광주 시내 곳곳에서 반일 시위행진을 했다. 사진은 광주 양림교 시위 장면. 사진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관 제공


기념회관이 각종 기록과 유족 면담 등을 통해 만든 기록부에는 미서훈자 132명의 이름과 출신지역, 학교, 독립운동 행적 등이 꼼꼼히 기록돼 있다.

한 예로 미서훈자 김몽길(1907년 보성 출생)은 광주학생독립운동사에 성진회 관련자로 기록돼 있다. 이 기록부에도 성진회에 연루돼 대구 복심법원에서 징역 1년 6월의 수형생활을 한 것으로 남아 있다.

당시 광주학생독립운동 지도부인 장재성과 함께 성진회에서 활동했던 김필재 역시 대구 복심법원에서 수형생활을 한 사실이 있지만 여전히 미서훈자로 남아 있다. 아들 소헌(76)씨는 "우리 가족 평생 소원이 아버지 서훈"이라며 "하루빨리 추가 서훈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간절한 바람을 전했다.

동지회와 기념회관은 국가보훈처 독립유공자 기준 완화지침이 발표되면 곧바로 132명 추가 서훈을 신청할 계획이다.

정부는 지난 6월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2회 국가보훈위원회에서 학생의 경우 정학이나 퇴학을 당했더라도 포상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다. 또 사회주의 경력이 있어도 '북한정권 수립에 기여하지 않은 경우'에는 포상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기록부에 있는 인물들이 추가 서훈을 받을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안영춘 기념회관 선양팀장은 "보훈처 기준 완화지침이 내려오면 동지회와 함께 추가 서훈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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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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