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눈

4월 인니에서 남북 '2인자 만남' 가져야

2015-03-25 11:25:32 게재

지난 2005년 4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반둥회의 60주년 행사에 참석한 이해찬 국무총리와 북한의 헌법상 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40여분간 회동을 가졌다. 마주앉은 이 총리와 김 위원장은 "올해가 광복 60주년과 6·15 공동선언 5주년이 되므로 남북 양측이 화해 협력의 정신을 되살려 당국간 회담에 임해야 한다"는 의견을 교환했다.

이 행사에서 만나기 전까지 남북은 '김일성 주석 조문 불허' 문제와 '탈북자 집단 입국' 문제로 9개월여간 당국간 회담을 열지 못하고 있었다.

이날 회동을 계기로 남북은 당국자 회담 재개에 공감했고 그해 6월 정동영 당시 통일부 장관이 특사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을 면담했다. 이후 당국간 회담이 재개됐고 비료 지원 문제 등이 논의됐다.

경색된 남북관계를 푸는 계기는 다양하지만 그중에서도 고위급 회동은 좋은 기회다.

대북전단 문제로 무산되기는 했지만 지난해 남북이 고위급접촉을 약속했던 것도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을 계기로 남북 고위당국자가 마주앉았기 때문이었다.

개성공단 임금 문제를 비롯해 남북간 해결해야 할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남북 당국간 회담 재개는 시급하다. 국제행사에서의 만남을 통해 남북간 대화 기회를 만들어내는 지혜를 최대한 발휘해야 때인 것이다.

10년 전 인도네시아에서처럼 2015년 4월에도 이완구 국무총리와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만나 남북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 만남이 이뤄지면 당국회담 재개의 분수령이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9월 중국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김정은 제1비서가 만나기 위한 '징검다리'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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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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