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암 진단·치료 동시에…새 ‘나노물질’ 개발
국제연구팀, 조영제·온열치료
동시 가능한 물질 개발 성공
자기공명영상(MRI) 조영제와 뇌암 온열치료에 동시 사용할 수 있는 ‘나노물질(MnZn-SPION-7)’이 개발됐다. 이 물질은 7nm 크기의 망간-아연-산화철(Mn0.5Zn0.5Fe2O4) 자성 나노물질이다. 기존보다 MRI 조영능력 및 온열치료 효과를 증대시켰다. 암의 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어 새로운 암 치료법 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7일 서울대병원 나이랑 융합의학과 교수 · 백선하 신경외과 교수와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박원철 교수, 그리고 상하이교통대 릉대순 교수로 구성된 공동연구팀은 나노물질을 개발하고 생체 내 실험 등을 통해 뇌암(교모세포종)의 진단 및 치료 효과를 확인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교모세포종은 악성 뇌종양 중 가장 흔하다. 화학치료, 방사선요법 등 기존 치료법에 대한 저항이 강하다. 최근 테모졸로마이드와 동시 화학-방사선 요법과 같은 치료법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뇌암환자의 생존 기간은 15개월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후 나노물질을 활용한 자기 온열치료법이 떠오르면서 ‘산화철 나노물질’이 개발된 바 있다. 하지만 고강도 교번자기장이 요구되고 복용량이 제한되는 등 최적화가 쉽지 않아 실제 적용이 어려웠다. 교번자기장은 자성 나노입자와 상호작용해 열을 발생시키는 자기장이다.
기존 나노물질에 다른 원자를 합성하는 방법이 시도됐지만 정밀한 원자 도핑을 통해 효율적으로 MRI 조영제효과와 항암치료효과를 동시에 최적화한 연구는 거의 없었다. 이에 연구팀은 고온열분해 제조공법을 통해 기존 산화철에 망간(Mn)과 아연(Zn)을 도핑하는 방법으로 7-nm 크기의 산화철 나노물질 ‘MnZn-SPION-7’을 개발했다. 안전성을 향상하기 위해 메톡시-PEG-실란 용매로 표면을 수정해 ‘PEG-MnZn-SPION-7’을 제조했다.
연구 결과, ‘PEG-MnZn-SPION-7’은 크기와 모양이 균일했다. 수용액에서 자기적 특성을 유지해 나노물질의 안정성이 입증됐다. 기존 나노물질보다 현저하게 높은 MRI T2 강조효과를 보여 조영제로서도 탁월한 성능을 확인했다.
치료효과 측면에서 ‘산화철 나노물질’은 100kHz의 교번자기장에서 기존 나노물질보다 5배 이상 높은 발열을 보였다(78.4℃ 대 15.4℃). 또 ‘PEG-MnZn-SPION-7’을 교모세포종 세포에 주입했을 때 온도가 26.6℃ 상승해 뇌암 세포가 소멸했다.
박 교수는 “향후 고효율성 자성 나노물질을 개발하고 그 표면 개질의 다양한 활성화를 통하여 약물전달의 기능을 추가해 환자 맞춤형 진료와 치료를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백 교수는 “뇌암뿐만 아니라 전신의 암 환자에서 기존의 암 치료에도 불구하고 재발하는 경우, MnZn-SPION-7 나노물질을 이용한 암치료가 좋은 치료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인 ‘세라노스틱스(Theranostics, IF: 12.4)’ 최근호에 게재됐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