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걷기 좋은 안양 지역 명소 추천, 동네 소공원부터 둘레길까지!
여름이 지났는가 싶은데 벌써 완연한 가을이다. 아침저녁으로 쌀쌀해진 날씨로 제법 따뜻한 외투에 손길이 간다.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찐다는 천고마비의 계절, 걷거나 운동하기에도 그만인 날씨다. 답답한 공간을 벗어나 시원한 가을 공기를 마시며 걸어보는 것은 어떨까. 멀리 가지 않아도 된다. 우리 지역에 잘 조성된 공원과 산책로가 제법 많다. 가족이나 친구, 지인들과 함께 걸으면 좋은 길들을 소개한다.
안양군포의왕 내일신문 편집팀
운동·휴식·힐링이 가능한 공간 ‘평촌공원’
‘평촌’하면 중앙공원을 먼저 떠올리지만, 평촌신도시에는 크고 작은 소공원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특히 안양시청 뒤편에 위치한 평촌공원은 중앙공원, 학운공원과 함께 도심 한가운데에 자리한 공원으로 조용하고 평화로운 공원이다. 위치가 평촌신도시 한가운데에 있어 자연과 문화를 동시에 누릴 수 있는 근린형 복합공원으로 인근 주민들에게 사랑받는 공간으로 잘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특히 접근성이 좋아 쉽게 찾을 수 있고 다양한 편의시설까지 구비되어 있어 이용하기에도 불편함이 없다. 이곳은 무더운 여름철이면 쿨링포그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어 정수 처리한 물을 특수 노즐을 통해 빗방울의 1000만분의 1 크기의 인공 안개로 분사해 주변 온도를 3~5도 가량 낮추어 다른 곳보다 시원한 것이 특징이다.
평촌공원의 산책 코스를 따라 돌다 보면 무엇보다 푸른 잔디가 조성된 공간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느티나무길과 벚나무길을 따라 걷는 코스는 아이들과 또는 반려동물이나 가족이 함께 동반해 산책을 하기에도 좋고, 계절마다 다양한 풍경을 선사하는 공간에서 뛰어놀기에도 제격이다. 잔디밭 주변으로 파고라, 벤치, 의자 등을 구비해 놓아 자연 속에서 조용히 독서를 하거나 대화를 나누는 등 이웃과 함께 하기에도 더없이 좋은 장소로 알려져 이곳을 찾는 사람들도 많다. 공원 내에는 배드민턴장, 농구장, 피크닉장, 야외공연장 등을 운영하고 있어 건강을 중요시하는 요즘 시대에 남녀노소 누구나 이곳을 찾아 운동하기에도 좋고, 간단한 운동기구와 평행봉, 윗몸일으키기대 등도 설치되어 있어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운동도 하고 어린이놀이터에서는 어린 자녀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공원 한켠의 야외무대는 소규모 공연이나 행사, 음악회 등을 펼칠 수 있으며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와 관련된 작품도 설치되어 있어 포토존으로 활용하기에도 그만이다.
카페와 자연이 어우러진 힐링 명소, 동편마을 산책로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 도심 속 골목길을 따라 나 있는 ‘동편마을 카페거리’는 어느새 가을빛으로 물들어 산책객의 발걸음을 부드럽게 맞이한다. 인덕원역 8번 출구에서 도보 10분 거리로 접근성도 뛰어난 이곳은, 재개발 이후 개성 있는 카페와 잔디·나무가 어우러진 산책로가 조성되며 ‘작은 유럽풍 마을’이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맑고 높은 하늘 아래 노란빛과 붉은빛 잎이 서서히 내려앉은 느티나무길, 잔디밭 사이로 이어지는 벤치와 파고라, 그리고 카페 창가에 비친 가을 햇살이 어우러져 걷는 이에게 여유로운 한때를 선사한다. 카페거리 입구에서 만나는 노송 10여 그루와 ‘간촌·동편·부림말 옛터’라 쓰인 표지석은 이 길이 단순히 소비의 공간이 아니라 마을의 시간과 이야기를 담고 있는 산책로임을 알려준다.
산책을 잠시 멈추고 카페들의 테라스에 자리를 잡으면 가을바람이 잔잔히 흔들리는 나뭇잎 사이로 커피향과 빵 굽는 향이 함께 흘러온다. 수제 원두 로스팅, 티카페, 브런치 베이커리 등 약 150여 개의 카페와 상점이 거리를 가득 채우고 있어, 단순히 걷는 것에서 더 나아가 취향 가득한 한 잔의 여유를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이번 가을 산책길은 특히 특별하다. 마을 입구 수변공원과 산책로, 카페거리, 노송길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면서 ‘걷기 좋은 코스’로 주민들 사이 이미 입소문이 자자하다. 그리고 이 분위기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줄 축제가 다가오고 있다. 오는 11월 1일, 이 마을에서는 ‘더 푸른 동편마을 가을축제’가 펼쳐질 예정이다. 알뜰장터, 새활용센터 업사이클링 체험활동, 가족오락관, 보물찾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가족과 친구들이 함께 즐기기에 제격이다. 축제는 동편마을 입구 수변공원에서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개최될 예정이며, 곳곳의 포토존과 라이브 음악, 플리마켓이 더해지면서 ‘걷고 머무르고 즐기는’ 모든 활동이 가능해진다.
평촌 자유공원, 단풍이 물든 힐링 스폿
가을이 깊어가고, 평촌 자유공원의 산책길은 떨어지는 낙엽을 즈려 밟으며 걷는 특별한 분위기로 주민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아침저녁으로 옷깃을 여미게 되는 이즈음, 올해는 유독 미세먼지도 적고 하늘은 맑아 붉고 노랗게 물드는 단풍과 어우러져 더욱 눈길을 끈다.
평촌학원가 한 켠, 길 하나만 두고 맞닿아 있는 자유공원은 도심 속 숲처럼 우거져 ‘도심 속 숲 공원’이라 불릴 만하다. 공원 뒤로는 야트막한 갈산이 자리하고 있어, 자연스레 형성된 둘레길이 공원과 산을 잇는다. 특히 샘마을에서 자유공원으로 이어지는 둘레길 구간은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와 어느덧 낙엽이 되어 바스락거리는 벚나무 잎사귀가 함께 어울려 가을의 정취를 한껏 전한다.
이 둘레길을 걷는 주민들의 반응 또한 뜨겁다. 공원내 벤치에는 커피 한 잔을 들고 여유를 즐기는 분들을 비롯해, 나이 지긋한 어르신 부부가 손을 잡고 산책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평촌아트홀 1층에는 가격이 착한 카페 ‘아트림’이 있어 공원을 찾는 사람들이 여유를 찾기에도 좋다.
공원 곳곳에 있는 나무들은 이미 붉은색, 노란색으로 옷을 갈아입었고, 아침부터 갈산둘레길을 걷는 운동객들의 모습도 자주 보인다. 주말엔 어린이교통공원과 놀이터가 있는 자유공원 내부도 가족 단위 나들이객으로 활기를 띤다. 또한 공원 내 ‘자유센터’ 안에는 갈산도서관이 있으며, 평촌아트홀에서는 기획전시가 열리고 있어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에도 적합하다.
이제는 낙엽이 바닥을 뒤덮는 산책로를 따라 걷는 것만으로도 가을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바스락거리는 낙엽 소리, 나무 사이로 들어오는 햇살, 그리고 조금씩 붉어지는 하늘빛까지. 이번 주말, 가벼운 운동화 한 켤레만 챙겨 가까운 자유공원으로 나들이를 나가보는 건 어떨까? 떨어지는 낙엽 즈려밟으며 걷는 그 순간, 일상은 잠시 뒤로 미뤄두어도 좋다. 가을이 만들어낸 작은 쉼표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도심 속 억새 물결, ‘초막골생태공원’
가을이 깊어질수록, 도시의 소음이 점점 잦아드는 길이 더욱 특별하게 느껴진다. 경기도 군포시 수리산 자락에 위치한 초막골생태공원은 도심에서 가볍게 떠나는 산책이 산뜻한 자연 체험이 되는 공간이다. 넓게 펼쳐진 억새밭, 잔디광장, 나무 터널길이 어우러지는 산책길 위에 가을 햇살이 길게 드리워지고, 바람에 흔들리는 낙엽들이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걷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저절로 가라앉는다.
공원 입구부터 억새의 은빛 물결이 발걸음을 이끈다. ‘황금 억새와 숲 따라 걷는 낙엽길’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나무 사이사이, 데크길 옆 마른 풀밭과 돌담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이 가을을 가득 담고 있다.
잔디광장에서 돗자리를 펴고 피크닉을 즐기는 모습이 보기 좋다. 이곳은 단순히 산책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생태전시관, 물새 연못, 맹꽁이 습지원, 향기숲 등 자연을 배우고 느끼기 좋은 테마 구역들이 곳곳에 마련되어 있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라면 ‘상상놀이마당’이나 ‘유아숲체험원’에서 자연과 가까워지는 체험을 곁들일 수 있다.
시간이 된다면 오후 3시에서 5시 사이 방문을 추천한다. 햇살이 나무 사이로 길게 들어오고 억새가 바람에 반짝이는 순간이 가장 감성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억새밭이나 데크길 한쪽 벤치에 잠시 앉아 커피를 마시면 가을의 소리가 귀에 들릴 정도로 맑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