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외식 기획
봄의 미각을 깨우는 즐거운 모임장소 “여기가 딱!”
추위는 어느새 물러가고 봄이 성큼 다가왔다. 아이들 방학이 끝나고 엄마들만의 은밀한 방학이 시작되는 요즘 이래저래 모임을 갖는 일이 많아진다. 방학동안 전하지 못한 안부도 묻고, 각종 정보도 교환하는 크고 작은 모임들. 여기에 맛있는 음식과 멋진 분위기가 빠질 수는 없지 않은가.
그동안 남편, 아이들 뒤치다꺼리에 마음 바빴던 주부들의 봄 미각도 찾고, 기분전환도 할 수 있는 우리지역 맛 집· 멋 집들을 모아보았다.
누룽지와 파스타의 절묘한 조화로 주목받은 ‘올라(Ola) 판교점’

여의도 메리어트 호텔의 ‘호텔 올라(Hotel Ola)’의 음식을 판교에서 맛볼 수 있다. 자연을 모티브로 한 인테리어가 아주 인상적인 곳으로 정통 이탈리안 레스토랑이지만 캐주얼한 분위기는 기분을 들뜨게 한다. 특히 큼직한 테이블들은 자연을 대표하는 돌, 나무, 쇠를 이용해 더욱 독특한 느낌을 준다. 음식도 마찬가지다. 거의 모든 음식이 수제로 만들어지며 베이커리, 아이스크림까지 직접 만들어 제공한다.
손님들이 가장 좋아하는 메뉴는 파스타류이다. 이곳의 파스타는 매일아침 계란으로 반죽하는데, 건조과정을 거치지 않는 생면이라 식감이 쫄깃하고 착 감기는 맛이 일품이다. 전체적으로 음식에 많은 정성이 들어가 풍부한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모임에 추천할만한 메뉴는 ‘올라숨(Olasum) 런치’이다. 오후 2시까지만 제공되는 이 점심메뉴는 데일리 스프와 야채샐러드가 기본이고, 주 메뉴로는 올라의 베스트 파스타 5가지 중 1가지를 선택하는데, 평일 낮에는 특별히 커피와 차가 후식으로 제공된다. 탄탄한 와인 셀렉션을 자랑하므로 하우스 와인 한 잔 정도를 곁들여도 좋다.
그 밖에 화덕에 직접 굽는 피자도 눈과 입, 코까지 즐겁게 한다. 그 중 고르곤졸라 피자와 루꼴라 피자는 도우와 토핑이 따로 제공돼 토핑을 직접 올려 싸먹는 방법이 재미있다. 낮에는 다양한 연령대의 주부손님이 많으며, 저녁에는 근처 직원들의 방문이 이어진다. 주차는 3만 원 이상 1시간, 4~5만 원 2시간, 6만 원 이상 3시간 무료이고, 조용한 룸을 원할 때는 미리 예약을 하는 것이 좋다.
주소 분당구 삼평동 740 아브뉴프랑 1층
이 봄이 가기 전에 즐기는 꼬막정식 ‘순천식당’

꼬막으로 유명한 벌교에 가면 ‘꼬막정식’이라는 생경한 메뉴가 있다. 꼬막을 이용한 반찬이 나오면서 전라도 특유의 음식 맛을 맛볼 수 있어 꼬막 마니아들이 일부러 찾기도 한다. 우리지역에서 제대로 된 꼬막을 맛볼 수 있는 곳은 보정동에 위치한 ‘순천식당’이 유일할 듯하다. 햇수로 6년이나 된 이곳은 벌교보다 더 제대로 된 꼬막정식을 만날 수 있어 칭찬이 자자하다. ‘순천식당’의 아침은 벌교, 순천에서 매일 올라오는 꼬막을 삶아 껍질을 까는 작업으로 시작된다. 그날 소진할 양만 매일매일 올라오기에 언제나 싱싱하고 맛 좋은 꼬막을 만날 수 있다.
사실 꼬막은 사시사철 잡힌다. 하지만 그 맛을 최고로 쳐주는 시기는 3~4월까지이니 이 시기를 놓치지 말 것. 꼬막전, 꼬막무침, 꼬막초무침, 간장게장, 조기매운탕, 매생이 국이 나오고 밑반찬이 6가지 정도 나온다. 꼬막의 쫄깃한 식감과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양도 꽤나 푸짐해서 성인 여성이 2인분을 주문하면 3인이 먹을 수 있을 정도다. 수시로 압력솥에 지어낸 밥이 더욱 입맛을 돋운다. 전체적으로 전라도식의 음식들이라 간간하면서도 감칠맛이 나고 갓김치, 젓갈류의 반찬들까지도 맛이 좋다.
점심시간에는 무료 대리주차가 가능하며 오후 4시~5시까지는 브레이크 타임이다. 늘 손님이 많은 편이라 조용한 방을 원한다면 미리 예약하면 좋다. 인스턴트커피는 준비돼 있지만, 주변에 저렴한 커피숍들이 많으니 나가서 2차 모임을 가져도 좋을 듯하다.
주소 용인시 기흥구 보정동 1203-1
느긋함이 느껴지는 곤드레 정식 ‘이계선의 선한 레시피’

판교에서도 이계선 자연주의 요리연구가의 ‘선한 레시피’를 만날 수 있다. 우리지역 대표적인 슬로우 푸드 ‘밥집’으로 손꼽혔던 ‘선한 레시피’ 2호점이 생긴 것. 까다로운 식재료보다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재료로 자연의 맛을 느끼게 하는 곳이다.
판교점에는 여러 정식들이 있지만, 주부모임으로 가장 인기가 많은 것은 기본 정식이다. 된장국, 김치, 나물 2가지, 두부구이, 김, 전 등이 제공되는데, 밥은 연잎 밥과 곤드레나물밥 중 한 가지를 선택하면 된다. 줄기의 두꺼운 부분을 다 떼어내고 깨끗한 잎만 골라서 지어내는 곤드레나물밥에 양념한 조선간장을 곁들여 먹으니 봄이 그대로 입안으로 들어온다. 솥 밥이라 좀 시간(15분)이 걸리긴 해도 기다린 보람이 있다. 반찬 하나하나에 정성이 가득하며, 맛 또한 정성만큼 좋다. 정식으로만 아쉽다면 단품요리인 육전과 함께 해도 좋을 듯하다.
얼마 전에는 한국관광공사에서 선정하는 궁중음식 체험식당으로 뽑히는 경사도 있었다. 서울 경기에서 10곳만 선정되었다고 하니 얼마나 힘든 경쟁을 뚫었을지 짐작이 된다. 이 사업은 궁중음식의 대중화를 위해 식당 대상으로 궁중음식 체험식당을 선정, 인프라 및 홍보를 지원해 주는 사업이라고 한다.
이계선 요리연구가는 “예전에 비해 손님의 연령층이 다양해졌는데 젊은 데이트 족들이 자주 찾는 것을 보면 반가운 마음도 들고 우리의 전통음식을 더욱 지켜야겠다는 사명감도 든다”고 말했다.
주소 분당구 판교동 567-5
사찰음식으로 몸의 독소를 빼주는 ‘자련’

“나물 잔뜩 나오고 연잎 밥을 한다고 다 사찰음식은 아니에요. 음식을 만들 때부터 이 음식을 왜 만드는지 생각을 하며 정성을 다해야 진정한 음식이죠.” ‘자련’의 민연숙 대표는 사찰음식을 배우다 이 음식이 사람의 몸에 얼마나 좋은지 깨닫고 이렇게 식당까지 차리게 되었다고 한다.
이곳의 음식들은 사찰음식인 만큼 육류와 젓갈, 오신채(마늘, 부추, 파, 달래, 흥거)를 넣지 않고 최소한의 간으로만 음식을 만든다. 따라서 위에 부담이 없고, 자극적이지 않아 좋다. 정식으로는 수련상과 백련상이 있는데, 백련상은 수련상에 비해 칠보 수삼과, 동충하초 유부탕, 더덕무침이 추가된다. 수련상에는 계절 죽을 시작으로 버섯 묵 숙채, 전, 나물잡채, 시절음식, 연잎보쌈김치, 밥, 탕, 찬이 나온다. 집에서는 잘 해먹게 되지 않는 나물들과 처음 보는 신기한 음식들도 여럿 보인다.
이 중 버섯 묵은 이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음식이다. 5가지의 버섯과 한천을 이용해 묵을 만드는데, 그냥 보기에는 돼지 머리고기처럼 보이지만, 한천의 해초향기와 버섯의 향이 어우러져 독특한 맛과 식감을 낸다. 참기름으로 양념한 숙주나물과 함께 먹으니 건강 그 자체를 맛보는 것 같다. 재료 본연의 맛에 충실하면서도 맛이 살아있다.
판교에서 불과 10여분 거리지만 청계산의 계절 변화도 느낄 수 있고 한적한 시골에 와 있는 기분이라 마음까지도 힐링이 된다. 친근한 가정집 같은 분위기의 음식점이며, 미리 예약을 해야 최적의 맛과 온도를 지닌 맛있는 음식을 기다리지 않고 먹을 수 있다.
주소 성남시 수정구 금토동 89번지
샤브샤브와 샐러드 바를 동시에 즐기는 ‘948키친’

이 집은 요즘 우리지역에서 가장 핫한 샐러드 뷔페가 아닌가 싶다. 용인 동천동에 본점을 두고 얼마 전 서현동에 오픈하여 많은 손님들의 발길을 잡고 있는 ‘948키친’. 샤브샤브가 기본이며 뷔페 못지않은 샐러드 바가 있어 정말 배불리 먹고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가격도 착한데다 낮, 저녁, 주말 가격이 통일되어 언제든지 기분 좋게 갈 수 있어 더 마음에 든다. 식재료가 신선하고 타 샐러드 뷔페의 맛있는 메뉴만 고른 듯 대체로 무난하고 맛있는 구성으로 특히 육회무침과 해물떡볶이, 피자는 인기메뉴이다.
11시 오픈이지만, 그 전부터 도착해 있는 손님들이 많다. 오픈과 동시에 좌석이 거의 들어차며, 샤브샤브도 맛있다. 가격에 비해 고기의 육질이 좋아 까다로운 주부들도 기꺼이 합격점을 준다. 무한리필이나 다름없는 야채를 건져 먹고, 국수까지 끊여먹으면 정말 배가 부르고 디저트로 마시는 이곳 커피 또한 빠질 수 없다. 이곳에서는 브랜드 커피의 대명사인 S사의 원두를 사용해 커피 맛 또한 그윽하다. 하지만, 버려지는 음식의 양이 어마어마하니 “많이 드시는 것은 좋은데, 제발 남기지는 말아 달라”고 관계자는 신신당부한다.
주차는 공용주차장을 이용하면 되고, 식사를 마치면 주차비도 지원해 준다. 다음손님을 위해 식사시간은 2시간으로 제한되어 있다.
주소 분당구 서현동 99-1
향긋한 연잎 밥과 전통차로 건강해지는 카페 '예랑'

성남아트센터 큐브미술관 2층 입구에 카페‘예랑’이 있다. 20여 명이 앉을 수 있는 아담한 카페에 레트로 풍의 심플한 원목인테리어로 북유럽의 소박하고 목가적인 느낌을 풍기는 곳이지만 연잎 밥과 전통차를 세트로 즐길 수 있는 반전매력이 있다.‘예랑’은 지인들과 모여 아늑한 사랑방에서 속이 든든한 건강식으로 힐링할 수 있는 곳으로 학부모 모임장소로도 그만이다.
항산화 작용과 항암작용으로 잘 알려진 연잎에 촉촉하고 쫀득한 찰밥과 연근, 은행, 대추, 콩을 넣고 얌전하게 싸서 쪄낸 후 하얀 무명실로 묶어 깔끔하게 나무 접시에 내어서 그런지 단아한 느낌까지 든다. 찬으로는 담백한 맛이 나는 열무 얼가리 된장국과 정갈한 장아찌 세 가지가 곁들여 나온다. 먹으면 약이 될 것 같은 장아찌는 연근, 머위, 씀바귀, 민들레, 방풍, 참나물, 마늘종 등을 이용해 주인장이 직접 담근 것. 향과 맛이 좋아 자꾸 손이 가게 된다. 어느새 동이 난 아쉬운 찬그릇과 찻잔을 다시 채워주는 푸근한 인심도 정이 간다.
‘예랑’의 오정선 사장은 아들과 함께 간단한 건강식과 몸에 좋은 전통차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우리 음식을 지키고 발전시키기 위해 집안의 내림음식에 관한 책을 공동으로 집필하기도 했다. 찰밥이 싫은 경우 설기 떡도 있고 함박스테이크도 추가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주차비는 주차권에 도장을 받으면 3시간 무료로 여유 있는 식사를 즐길 수 있으며 좌석이 적어 미리 예약하고 가는 것이 좋다.
위치 성남대로 808 성남아트센터 큐브플라자 2층 미술관 옆
한 장 한 장 씻어서 내놓는 푸짐한 야채쌈밥 ‘금수’

웰빙 쌈 전문점인 금수에서는 도시에서 좀처럼 느낄 수 없는 정이 느껴진다. 합천에서 농사를 지어 올라온 식재료를 사용해서 그런 것일까. 한상 잘 차려진 밥상을 보면 없던 식욕도 마구 솟는다. 모임에 어울리는 메뉴로 고추장불고기 쌈밥을 추천한다. 제주 토종 흑돼지 생육을 맛있게 양념해 구워내고 좋은 쌀로 지은 잡곡밥과 풍성한 쌈 야채를 함께 낸다.
그 밖에 제공되는 갖가지 반찬들도 금방 만든 듯 제 맛이 살아있어 좋다. 특히 쌈 야채는 흐르는 물에 한 장 한 장 씻어내고, 마지막에 정수기물로 행군다고 하니 다른 음식의 정성 또한 가늠할 수 있다. 견과류와 씨앗이 들어 있는 강된장은 빼놓을 수 없는 인기 반찬이다.
샤브샤브에 대한 반응도 좋다. 특이하게도 생고기를 사용하기에 더욱 풍미가 진하고, 부드럽다. 치즈 떡, 피쉬 볼 등은 건져먹고 마지막 죽까지 끓여 먹으면 더 이상 들어갈 데가 없을 정도로 배가 부르다.
이곳은 유난히 아이를 동반한 손님이 눈에 많이 띈다. 그래서 아이가 잘 수 있는 침대, 놀 수 있는 장난감도 준비되어 있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틀어 놓아 잠시나마 엄마들이 편안하게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해 놓았다. 그리고 월요일에는 20% 할인행사를 진행하고 있어(특선요리 제외) 더욱 착한 가격으로 만날 수 있어 좋다. 주차하기 쉽고 식사 후에는 주변 산책도 할 수 있다.
주소 분당구 운중동 344-1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