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읽는 경제 | 플랫폼, 경영을 바꾸다
끝나지 않은 플랫폼 전쟁
'기차나 지하철 등이 정차하고 이동하는 장소'쯤으로 알고 있던 플랫폼이란 말이 경영학에서 완전히 다른 의미로 쓰여지기 시작한 것은 꽤 된 일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경영학에서 이야기하는 플랫폼의 의미도 기차역과 비슷하다. 사람들이 기차역을 이용하는 이유는 기차(또는 버스, 지하철, 택시 등)가 정해진 플랫폼에만 멈춰서고 거기서만 그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영학의 플랫폼도 마찬가지다.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스스로 찾아가는 곳, 즉 하나의 장이나 공간을 플랫폼으로 생각하면 된다.
신간 '플랫폼, 경영을 바꾸다'는 바로 이 플랫폼에 대한 이야기다. 저자들이 플랫폼을 주목하는 이유는 플랫폼이야말로 '변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5년이나 10년후 무엇이 변할지는 묻지만 무엇이 변하지 않을지는 묻지 않는다. 세상이 어떻게 바뀌더라도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제공한다면 고객은 외면하지 않는다"는 아마존 CEO 제프 베조스의 말처럼 변화의 시대에 도대체 무엇이 변하지 않을지 찾아내는 것은 기업경영의 핵심이 되고 있다. 1920년대부터 시작된 플랫폼 전략은 현재까지 강력한 경쟁력을 보이며 변하지 않는 기업경영전략의 핵심이 되고 있다. 기업간 경쟁은 플랫폼간 경쟁의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고, 플랫폼이야말로 미래를 설계하는 경쟁력의 토대다. 저자들은 "플랫폼에 근거하지 않은 전략은 결코 지속성장을 장담하지 못한다"고까지 말한다.
저자들이 또 강조하는 것은 플랫폼이 비단 IT 기업에만 해당되는 전략이 아니라는 점이다. 흔히 플랫폼 전략의 대표적 성공사례로 구글이나 애플같은 IT기업이 거론되기에 IT기업의 전략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저자에 따르면 플랫폼 전략은 전산업으로 확산되는 중이다. 제조업 분야의 GM, 쿼키, 리앤펑, 물류·유통 분야의 UPS, 금융 분야의 스퀘어, Y콤비네이터, 교육 분야의 하버드경영대학원 등 다양한 분야에 플랫폼 강자들이 존재한다.
책은 이들 기업들이 플랫폼 사업을 추진하던 중 만났던 문제들에 대한 대응전략도 소개해 플랫폼 사업을 구상중일 누군가에게 가이드가 될 수 있도록 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최병삼 외 지음
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