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장·3개 카드사 전직사장 제재

2014-06-09 10:56:23 게재

금감원 오는 26일 제재심의위원회서 결정

KB 임영록 회장·이건호 행장 제재받을 듯

주요 시중은행장들과 3개 카드사 전직 사장들이 제재를 받을 전망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오는 26일 열릴 제재심의위원회에 국민은행과 우리은행, 대규모 고객정보를 유출한 KB국민카드와 롯데카드, 농협카드에 대한 제재 안건을 상정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번 제재심의위원회에 국민은행 전산시스템 교체 내분사태 검사 결과를 올리기 위해 관련 작업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재심의 10일전에 제재대상자와 수위를 통보하도록 되어 있는 규정을 감안할 때, 늦어도 9일 오후까지는 국민은행에 관련 사실을 통지해야 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국민은행을 검사했던 것을 다 모아서 한꺼번에 처리하려고 한다"며 "전산시스템 교체 내분사태도 포함하기 위해 주말에도 나와 작업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전산시스템 교체 내분사태 제재대상자 오늘 통지 = 국민은행은 전산시스템 교체 내분사태 외에도 도쿄지점 부당대출 및 비자금조성 의혹, 보증부 대출 부당이자 환급액 허위보고, 국민주택채권 90억원 횡령, 1조원대 가짜 확인서 발급 등이 제재안건으로 올라있다. 제재대상 임직원만 100여명을 넘는다.

이건호 행장도 제재대상자다. 국민은행 전직 도쿄지점장들이 지난 2007년 1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대출에 필요한 서류를 조작하거나 담보가치를 부풀려 책정하는 수법 등으로 5500여억원의 부당대출을 해줄 때, 이 행장도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으로 재직하면서 여신심사에 관여했다. 제재수위가 문제이지, 제재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이 행장은 전산시스템 교체 내분사태에 일정부분 책임이 있다. 국민은행 이사회서 전산시스템을 IBM메인프레임에서 유닉스 체제로 바꾸는 의사결정을 할 때, 내부통제에 적지 않은 허점을 노출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 행장이 당시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을 했기 때문에 도쿄지점 부당대출과 무관하다고 할 수 없다"며 "양정수준이 문제이지, 제재는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도 이 행장과 같이 내부통제에 대한 책임을 물어 제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정금전신탁 불완전판매 관련 이순우 우리은행장도 제재 = 청해진해운 관련 검사수요로 늦춰졌던 우리은행의 특정금전신탁 불완전판매건도 이번에 제재심의를 받는다.

우리은행은 지난 2007년 8월 파이시티를 시행사로 하는 서울 양재동복합물류센터에 투자하기 위해 조성한 하나UBS운용의 '하나UBS클래스원특별자산투자신탁제3호'라는 특정금전신탁 상품을 개인투자자 1400여명에게 1900억원 가량 판매했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들에게 원금을 잃을 걱정이 없고 시중금리가 6%인데 이 상품은 금리가 8%로 매우 좋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래 특정금전신탁은 고객의 지시에 따라 회사채 등에 투자해 수익을 올리는 상품으로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은행은 고객들에게 원금이 보장되는 것처럼 설명한 것이다.

당시 특정금전신탁 상품판매에 관여했던 개인고객본부장이 이순우 행장이다. 이 행장은 지난 2004년 12월부터 개인고객본부장을, 2007년 8월 특정금전신탁 판매시에는 부행장이자 개인고객1본부장, 2008년 4월부터는 수석부행장과 개인고객본부장을 겸했다. 이 행장도 특정금전신탁 불완전판매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처지다. 금감원은 이 행장도 제재대상자로 통보했다.

◆하나·신한은행은 7월에 제재심의, 김승유 전 회장 김종준 행장 또 제재 = 1억여건의 고객정보 유출사고를 일으킨 국민카드와 롯데카드, 농협카드 전직 사장들도 제재심의 안건에 올라있다.

정보유출 시점에 재직했던 최기의 전 국민카드 사장과 박상훈 롯데카드 전 사장, 손경익 NH농협카드 분사장은 업무집행 정지 상당(정직)의 제재가 확실시되고 심재오 전 국민카드 사장은 내부통제 부실에 대한 책임을 물어 제재할 수도 있다. 업무집행 정지 이상의 제재를 받게 되면 향후 3∼5년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된다.

한편 하나은행 종합검사와 신한은행 불법 계좌조회 의혹은 다음달 제재심의위원회에 상정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김종준 하나은행장은 하나캐피탈 부당대출건에 이어 이번에도 제재대상자로 분류돼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다음달까지는 최대한 이른 시일내에 은행 제재를 마무리할 예정"이라며 "김 전 회장과 김 행장은 또 다시 제재를 받을 것으로 안다"고 강조했다.

선상원 기자 w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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