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읽는 경제 | 100개의 지속가능한 희망

아시아에서 아프리카까지 … 희망의 드라이브

2014-06-27 11:03:21 게재
꿈결 / 스티븐 수용 리 외 지음 / 황미영 옮김 / 1만4800원

아시아부터 아프리카까지 개조한 트럭을 타고 3만5천킬로미터를 달려보자. 각 나라마다 그 사회를 좀 더 좋은 쪽으로 변화시켜가고 있는 기업, 그래서 투자할 만한 기업을 찾아보자.

신간 '100개의 지속가능한 희망'을 두 문장으로 요약한 것이다.

여행을 하면서 투자할 가치가 있는 기업을 찾는다? 여행기로서도 경영서로도 특정할 수 없이 중간지점 어디엔가 위치한 이 책의 매력은 무모함에 있다.

이른바 착한 투자를 하는 펀드매니저 스티븐 수용 리, 변호사이자 유엔난민기구에서 일하는 머라이어 맬리저스 두 사람은 무모하고 용감하게 도전에 나섰다.

이들이 만나고자 한 기업은 자선과 원조에 기대는 NGO가 아니다.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모두 추구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이런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임팩트 투자, 즉 착한 투자다.

두 사람은 9개월 이틀간 20개국을 방문하고 100개의 기업 또는 혁신조직을 찾아냈다.

몽골의 라이티어스 리빙이라는 회사에선 노숙자 장애인들이 게르(몽골의 전통천막)를 만든다. 이들이 만든 게르는 비싸게 팔려나간다. 카자흐스탄의 엘다니는 750명의 장애아동과 청소년에게 교육과 의료적인 지원을 제공한다.

키르기스스탄의 알틴콜은 240여명의 여성들로 구성된 협동조합으로 쉬르닥이라고 불리는 펠트카펫을 제작해 국내외에 판다. 탄자니아의 셀피나는 무담보 무보증 소액대출을 하고 르완다의 가하야 링크스는 4000명이 넘는 여성 직공들의 네트워크다. 셀피나는 1994년에 발생한 르완다 집단 학살 후 지역 여성들을 훈련시키기 위해 설립됐다.

두 사람은 여행기를 쓸 때는 한없이 익살맞지만 각 나라의 현 상황을 서술할 때는 몸으로 겪고 느낀 내공을 담아 통찰력있게 서술했다. 몽골에 대해 경제적으로 급속히 성장하고 있지만 도심부를 에워싼 몽골 전통 주거촌인 게르 지역에는 사회기반시설이 전무하다는 점을 꼬집는다.

카자흐스탄에 대해선 겉으로는 평온하고 안정돼 보이지만 정부의 미디어에 대한 매우 단호한 규제로 인해 많은 진실들이 가려지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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