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리뷰

크리스토퍼 논란클럽

2014-07-01 10:32:59 게재

당신은 지금 세뇌당하고 있다?


 

현대 미디어는 첨단기기들의 발전을 통해 새로운 이미지들이 넘쳐나고 복제된다. 우리는 그 가상의 이미지들을 통해 가상의 세계와 현실의 공간 구분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7월 1일부터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무대에 올리는 사다리움직임연구소의 연극 <크리스토퍼 논란 클럽>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들을 모티브로 하여 미디어 속 가상의 이미지를 무대 언어로 펼쳐 보인다. 또한 배우들의 신체 움직임이 무대 위에서 실시간으로 얼마나 역동적인 움직임을 만들어낼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 동시대의 언어가 내포된 모든 이미지들은 리듬과 템포, 그리고 순간적인 비약, 생략 등을 통해 연극 언어로 전환되어 관객으로 하여금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연극의 역동성을 보여준다.

고담시의 시민들은 굉장히 소극적이다. 배트맨을 영웅으로 만들며 그를 기다리기만 한다. 배트맨은 자신 같은 방법이 아닌, 법으로써 악당을 심판하는 하비 덴트에게 영웅의 임무를 맡기지만, 계략에 의해 하비 덴트는 투페이스라는 악당으로 변하고 만다. 그리고 배트맨은 또 영웅의 역할을 해야만 한다. 코브의 ‘인셉션’ 팀은 타인의 꿈속에 들어가 그들을 세뇌시킨다.

현대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공권력을 비롯하여 수많은 미디어에 의해 꿈도 아니고, 영화도 아닌데, 세뇌 당하며 살고 있다. 선과 악, 돈과 권력, 힘과 꿈, 이런 것들의 경계는 모두 사라지고, 영웅만을 기다리는 소극적이고 기계적인 시민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크리스토퍼 논란 클럽>은 지금 이런 현대인들의 모습을 다시 반추시킨다. 

7월 1일~13일,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내일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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