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가구가 국내시장 잠식하는 이유

"불합리한 역관세, 국내업체 경쟁력 약화"

2014-09-12 11:56:43 게재

수입가구는 무관세 … 원부자재 수입하면 8% 부과

국내 가구업계가 불합리한 '역관세'로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국내 가구시장을 수입가구에 내줄 위기에 처했다.


국내 가구업계가 지목한 '역관세'는 수입가구에는 관세가 '0'인 반면 국내에서 가구를 만들기 위해서 수입하는 파티클보드(PB), 중밀도섬유판(MDF), 경첩 등 원부자재에는 8%의 관세가 부과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가구제품 '역관세' 구조는 세계무역기구(WTO) 양허세율에 따라 2004년부터 시작됐다.

동일한 원부자재로 국내에서 만들면 무조건 수입가구 보다 8% 비쌀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결국 국내 가구가 수입가구보다 경쟁력이 떨어지게 된다. 국내 가구업계가 '역관세' 시정을 요구하는 이유다.

양해채 대한가구산업협동조합연합회 회장은 "국내 가구업체들은 높은 관세부담으로 제조원가가 상승해 가격경쟁력에서 수입가구에 밀리고 있다"며 "불합리한 역관세 구조가 개선되지 않으면 저가 수입가구가 국내시장을 장악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 2000년 기준으로 2011년의 가구수출은 347% 증가했지만 수입은 524%나 증가했다. 무역수지 또한 20배가 넘어 5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2004년도 6.7%에 불과한 수입가구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2011년엔 16.3%까지 확대됐다. 특히 전체 수입 중 중국산이 약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다. 수입가구가 국내시장을 급격히 잠식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가구업계는 이케아(IKEA)가 12월 경 광명시에 매장을 열고 본격 판매에 나서면 국내 가구산업 기반이 무너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케아는 무관세로 완제품을 들여와 판매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가구업계는 관세구조의 문제를 지적했다.

양 회장은 "관세는 원자재나 중간재에는 낮은 관세율을, 가공도가 높은 완제품에는 높은 관세율을 적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가구의 경우 원자재보다는 완제품의 관세율이 낮은 소위 역관세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국내 가구업체들은 무관세로 수입되고 있는 수입가구와 경쟁을 벌이면서 원자재에 부과되는 수입관세로 인한 제조원가의 부담을 이겨내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는 것이다.

양 회장은 "주요 가구 원자재의 관세율이 다른 나라에 비해서도 한국이 수입관세율이 가장 높은 국가이며 가장 심한 역관세 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국내 가구업체들이 동일한 조건에서 공정경쟁을 할 수 있도록 잘못된 관세구조롤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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