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산관광단지 골프장, 불법으로 지하수 개발
온천개발까지 추진 '물의' … 부산시는 상황파악조차 못해
낙동강유역환경청 "환경영향평가법 위반 … 공사 중지해야"
부산시 기장군 동부산관광단지에 조성 중인 골프장이 불법으로 지하수 개발을 한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이 골프장은 환경영향평가 대상 사업으로 지하수 개발을 하려면 환경보전방안을 마련해 부산시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이런 절차를 무시한 것이다.
동부산관광단지 내 골프장을 조성 중인 해운대비치 골프앤리조트는 지난 5월 지하수 개발을 위해 두 번의 굴착을 했고, 현재도 세 번째 굴착을 준비 중이다. 하지만 부산시는 골프장 건설 전 환경영향평가에서 '별도의 지하수 개발은 철저히 배제한다'는 협의의견을 냈다. 이에 골프장측은 골프장 잔디를 키우기 위해 사용하는 관개용수는 저류지에 모인 물을 재활용해 사용한다는 조치계획을 세웠다. 골프장측은 환경영향평가법에 따라 이 같은 협의내용과 조치계획을 준수할 의무가 있다.
골프장측이 협의내용과 달리 지하수를 개발하는 것은 환경영향평가 변경협의 대상이다. 이 경우 골프장측은 환경보전방안을 세워 부산시 승인을 받아야 한다. 또한 부산시는 승인 전 협의기관인 낙동강유역환경청도 의견을 들어야 한다.
그런데도 골프장측은 이 같은 절차 없이 무단으로 지하수 개발을 위해 두 번의 굴착을 진행했다. 골프장 관계자는 "지하수 개발을 위한 굴착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기장군으로부터 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환경영향평가 협의의견은 무시한 채 지하수 개발 허가만 받았다는 얘기다.
낙동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지하수 개발을 위한 굴착은 환경영향평가법상 변경협의 대상"이라며 "승인기관의 승인 없이 지하수 굴착을 했다면 사전공사금지 조항을 어긴 것이며, 즉시 공사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골프장측은 또 지하수 개발뿐 아니라 온천까지 개발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역시 환경영향평가법을 위반한 것이다. 실제 골프장측은 1000m 깊이의 굴착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보통의 경우 지하수 개발을 위해서는 200m 정도의 굴착이면 충분하다. 한 지하수 개발업체 관계자는 "1000m까지 굴착한다면 이는 온천 개발을 위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골프장측도 온천개발 의도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골프장 관계자는 "온천개발을 검토한 것은 사실이지만 문제가 된다면 지하수도 온천도 개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골프장측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지하수와 온천개발 계획을 접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여전히 기장군에 굴착종료 신고를 하지 않고 있다. 인근 주민들은 골프장측이 시간을 벌기 위해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주민들은 "농약 섞인 물을 흘려보내 바다를 오염시키더니 이제는 지하수·온천 개발까지 불법으로 하려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환경영향평가 승인기관인 부산시의 태도도 문제다. 부산시는 이 같은 불법행위가 벌어지고 있는데도 사실 확인조차 못하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골프장측이 지하수 개발과 관련해 환경영향평가 변경협의 절차를 밟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이 때문에 지하수 개발 상황을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들은 골프장측은 물론 부산시의 책임도 강하게 물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은주 부산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은 "부산시와 낙동강유역환경청이 관리감독 책임을 소홀히 해 사실상 불법을 묵인해줬다"며 "이들 기관을 검찰에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