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음식

콩나물국밥

2014-11-07 10:39:46 게재

국물 참 시원~하다!

울긋불긋 세상을 아름답게 물들인 단풍잎이 간밤에 불어온 바람으로 우수수 떨어져 나간 것을 보며, 가을이 가는 아쉬움에 그 끝자락을 붙잡고 싶은 요즘입니다. 기온이 부쩍 내려가 벌써 겨울 채비를 해야 할 것 같은 기분도 듭니다. 이럴 땐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뜨끈한 국물이 더욱 생각나지요. 11월의 음식으로 따끈한 ‘콩나물국밥’을 소개합니다. 
 

속을 풀어주는 음식
 콩나물국밥은 콩나물국에 밥을 넣고 새우젓으로 간을 한 뒤 고명을 얹은 것으로 전라도 지방에서 유래된 음식이며 콩나물 해장국으로도 불린다. 속을 풀어줘 특히 아침 식사로 즐겨먹는데 동의보감에 콩나물은 독성이 없고 맛이 달며 오장과 위장에 맺힘을 풀어준다고 기록돼 있다. 콩나물에는 단백질과 칼슘 칼륨 비타민C 등이 풍부히 함유돼 있으며 아미노산의 일종인 아스파라긴산을 함유해 알코올을 분해하는 역할을 한다. 아스파라긴산은 알코올 탈수소효소의 활성을 증가시키고 알코올 농도를 낮춰줘 콩나물을 주재료로 한 콩나물 국밥은 숙취해소를 돕는 해장국으로도 꾸준한 사랑받고 있다.

두 가지의 전주 콩나물국밥
 콩나물국밥하면 전주를 떠올릴 정도로 전주의 콩나물국밥은 유명하다. 콩나물은 전주의 팔미(八味) 중 하나로 풍토병을 예방하는 데 효력이 있어 식탁에서 떠나지 않았다는 전주부사의 기록이 있다.
 전주 콩나물국밥은 남부시장식과 끓여먹는 식의 두 종류로 알려져 있는데 국밥 만드는 과정과 계란의 제공 방법 등에서 차이가 난다. 전주 남부시장식은 식은 밥과 삶은 콩나물을 뚝배기에 담고 끓는 육수를 부어서 말아 내는 방식으로 국물온도가 많이 뜨겁지 않고 바로 먹기에 적당하다. 계란은 뚝배기에 넣지 않고 따로 반숙상태의 수란으로 제공한다. 계란을 별도로 내기 때문에 국물맛이 개운하고 시원하다.
 끓여 먹는 식은 뚝배기에 밥과 삶은 콩나물, 육수를 넣고 펄펄 끓여 제공하는 콩나물국밥으로 국물온도가 처음에는 매우 뜨거운데 식어 가면서 구수하고 걸쭉한 맛을 낸다. 끓는 뚝배기 속에 날계란을 넣어 내놓으며 덤으로 삶은 달걀을 제공하기도 한다. 전주의 유명 콩나물국밥 집인 ‘삼백집’에서 내놓는 방식으로 삼백집식으로 부르기도 한다.

수란과 김, 국밥에 넣지 않아야 맛있어
 전주 남부시장식 콩나물국밥을 맛있게 먹으려면 먼저 함께 나오는 수란을 국밥에 넣지 않고 수란 그릇에 국물을 3~4 숟가락 넣고 저어 먹는다. 수란과 김, 김치 등을 국밥 속에 넣어 먹는 것은 국물맛을 해친다하여 미식가들은 피하는 방법이다. 김은 국밥을 뜬 숟가락에 얹어 먹는다. 삶아 썰은 오징어를 국밥에 넣어 먹는 것도 별미. 국밥위에 얹어 나오는 집도 있고 따로 주문해 먹는 집도 있다.
 콩나물국밥에는 흔히 모주를 곁들인다. 모주는 광해군 때 인목대비의 어머니가 귀양지 제주에서 빚었던 술이라 해서 ‘대비모주(大妃母酒)'라 부르다가 ‘모주’라 줄여서 불리게 되었다는 설과, 어느 고을에 술 많이 마시는 아들의 건강을 염려한 어머니가 막걸리에다 각종 한약재를 넣고 달여 아들에게 주어 ‘모주’라 이름 붙였다는 설이 있다. 모주의 사전적인 뜻은 밑술 또는 술을 거르고 남은 찌꺼기라는 뜻인데, 전주지방의 모주는 막걸리에 생강, 대추, 감초, 인삼, 칡(갈근) 등의 8가지 한약재를 넣고 끓이다 술의 양이 절반 정도로 줄고 알코올 성분이 거의 없어졌을 때 마지막으로 계핏가루를 넣어 먹는다. 전주 지방의 명주인 이강주와 함께 해장술로 유명하다.


우리동네 이름난 콩나물국밥 맛집

전주콩나물해장국
 1994년에 일산 신도시 생기면서 문을 연 집으로 널리 알려진 맛집으로 건물 안쪽으로 들어가 있어 찾기가 쉽지 않은데도 미식가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다. 벽에는 유명인들의 사인이 가득 붙어 있다. 뚝배기에 펄펄 끓여 내는 식의 콩나물국밥으로 새우젓이 따로 나와 각자 간을 해 먹도록 한다. 계란을 국밥 끓일 때 뚝배기에 같이 넣어 끓이고 장조림이 따로 푸짐하게 나와 각자 취향에 따라 국밥에 넣어 간을 해 먹거나 반찬으로 따로 먹도록 한다. 24시간 영업, 연중무휴. 장항동에 장항점을 운영한다.
위치 일산동구 마두동 798-3 금강프라자 1층

김훈참살이콩나물국밥
 풍동 애니골 입구에 위치한 고양시 지정 맛집. 명태 멸치 표고버섯 다시마 등 15가지 천연재료로 국물을 우려낸다. 콩나물은 직접 위탁 재배한 것을 사용한다. 콩나물국밥의 메뉴가 다양한 것이 이집의 특징. 소고기콩나물국밥은 신선한 냉장 소고기를 사용해 끓인다. 보양식인 굴전복콩나물국밥에는 매일 산지에서 직송한 완도전복과 통영굴을 사용한다. 얼큰한 콩나물돼지국밥, 얼큰해물콩나물국밥, 새콤달콤한 콩나물오징어무침 등도 선보이고 있다. 모든 메뉴 포장 가능하며 연중무휴로 아침 6시부터 밤 12시(일요일은 10시)까지 영업한다.
위치 일산동구 풍동 1124

전주현대옥
 전주 남부시장의 30년 전통 콩나물국밥집인 현대옥의 프랜차이즈점으로 대화역 4번 출구 쪽에 위치해 있다. 전주남부시장식과 끓여먹는 식 둘 다 맛볼 수 있는데, 매운 정도를 선택 주문할 수 있고 밥과 콩나물을 무료로 추가할 수 있다. 메뉴에 어린이용 콩나물 국밥이 따로 있다. 콩나물은 국산콩으로 재배한 것으로 성장촉진제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은 것이다. 현미보리 잡곡밥에 조미김이 아닌 들기름 즉석 구이김이 나온다. 남은 반찬의 재사용을 하지 않는다는 징표로 일자형 반찬 그릇에 반찬을 조금씩 담아낸다. 24시간 영업, 연중무휴.
위치 일산서구 대화동 2205
 

문소라 리포터 neighbor1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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