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 나눔 현장에 가다-고양파주두레생협 2014 김장나눔한마당

2014-12-05 11:30:21 게재

이웃과 함께 김장 나누며 추운 겨울 따뜻하게~!

한 해의 끝, 찬바람 부는 추운 겨울은 어쩌면 가장 따뜻한 계절입니다. 1년 중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며 따스한 손길을 내미는 계절이기 때문이지요. 우리에게는 김장을 담가 이웃과 함께 나누는 오랜 문화가 있습니다. 이러한 김장문화는 지난 해 유네스코에서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했는데, 유네스코는 특히 김장이 한국인들의 나눔과 공동체 문화를 상징하며 사회 구성원 간 결속을 강화시켜주는 소통문화로서 지니는 가치를 높이 샀다고 합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많은 이들이 어려운 이웃을 위한 김장 나눔 행사에 참여하고 있는데요, 내일신문에서는 행동으로 실천하는 우리 이웃들의 따스한 나눔 현장을 찾아봤습니다.

2006년부터 꾸준히 해오고 있는 김장 나눔
 지난 11월 26일 오전 정발산동 저동초 인근에 위치한 고양파주두레생협 ‘선물’ 가게에는 이른 아침부터 조합원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이들은 모두 ‘고양파주두레생협 2014 김장나눔 한마당’ 행사에서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할 김장을 담그기 위해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고양파주두레생협의 조합원활동 지원팀장 김태영 씨는 “고양파주두레생협 김장나눔 한마당은 2006년부터 지역 돌봄 사업의 하나로 시작해 고양파주 지역의 저소득층 가구에 김장을 담가 전달하는 일을 지속적으로 해왔다. 지난해 여덟 번째 나눔부터는 지역에서 구체적인 관계를 맺는 일의 일환으로 정발산동 인근에 거주하는 독거 어르신들과 풍동에 위치한 청소년 복지기관인 고양시KB국민은행배움누리에 가구당 10kg 정도의 김장을 담가 전달해오고 있다”며 “올해는 파주지역 소외 계층에도 확대 지원하기로 했다. 또 돌봄과 나눔 사업을 하는 선물가게를 중심으로 평상시에도 지역민들과 지속적인 관계를 가지기 위해 저소득층 어르신들께 매달 점심밥상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합원들의 기금 조성과 품앗이로 담그는 김장
 올해로 9회째를 맞는 고양파주두레생협(이하 두레생협)의 김장나눔 한마당은 조합원들이 십시일반으로 기금을 모은 후 생협의 재료로 정성껏 김장을 담가 전달하는 행사. 조합원들이 두레생협의 매장이나 온라인 쇼핑몰에서 ‘김장나눔1004기금’을 구매하거나 기금 생활재로 지정된 품목을 구입하면 일정액이 김장나눔 기금으로 적립된다. 조합원 포인트로도 기부가 가능하다.
 올해는 11월3일부터 22일까지 3주 동안 약 1000구좌(1구좌 2000원)에 가까운 기금이 조성됐다. 이 기금으로 배추 200포기와 무 150개, 파, 갓 등을 구입하고 조합원들이 김장을 담가 정발산동 인근 저소득 독거노인 12가구, 파주 저소득층 5가구, 배움누리 터전과 배움누리 청소년 10가구에 각각 10kg씩 지원했다.
 이날 품앗이에는 약 20여명의 두레생협 조합원과 임원이 참여해 김장을 담갔다. 또 정발산동에서 주점 부부0325를 운영하고 있는 조합원 박정윤, 김근애 씨 부부는 매달 주점에서 여는 나눔 파티에서 얻은 수익금 80만원 중 30만원을 김장나눔 기금으로 기부하고, 품앗이 현장에도 돼지고기 수육과 막걸리를 수레에 싣고 와 참가자들의 대대적인(!) 환영을 받았다. 
 두레생협 회원뿐 아니라 관련 단체에서도 참여했다. 생협에 채소를 공급하는 강원유기농영농조합법인은 절임 배추 40박스(10kg)를 기증했는데, 사무국장 김용래 씨가 아침 일찍 홍천에서 직접 트럭에 배추를 싣고 와 김장에 참여했다.
 김장 김치를 지원받는 배움누리의 사회복지사 강연주 씨도 함께 팔을 걷어붙였다. 그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김장을 지원해 주신다고 해 기쁜 마음으로 참여하고 있다. 배움누리에 오는 청소년들의 정원은 80명이고 상시적으로 오는 청소년들은 하루에 30명 정도인데 두레생협에서 이랗게 저소득 가정의 청소년들을 지속적으로 지원해 줘 참 고맙다”고 전했다.



김장 나눔 품앗이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

원현정 (주부. 정발산동)
“작게나마 이웃에게 도움 줄 수 있어 기뻐요”

생협 회원으로 3년째 김장나눔 기금 모금에는 계속 참여해왔는데 품앗이에는 올해 처음 참가하게 됐어요. 전에는 공지가 뜨면 쑥스러워 선뜻 참가하기가 그랬는데 두레생협 선물가게에서 자원봉사하면서 다른 조합원들도 알게 돼 자연스럽게 하게 됐습니다. 주변 분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하니 뜻 깊은 일인 것 같아요. 작게나마 어려운 이웃 분들께 도움을 줄 수 있어 기뻐요.

문서영 (주부. 정발산동)
“지역주민과 함께 어우러질 수 있어 좋아요”

생협이라 하면 흔히 먹을거리만 떠올리는데, 고양파주두레생협은 바른 먹을거리 제공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과 어우러지는 활동을 꾸준히 해온 걸로 알고 있어요. 그런 취지가 감사하고, 저도 정발산동 주민으로 김장나눔 사업에 조금이라도 힘이 될까해 참여하게 됐습니다. 이웃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해 보람 있어요.

김수 (주부. 파주 동패동)
“김장 나눔은 주부가 할 수 있는 재능기부죠”

음식을 만드는 것은 주부인 제가 항상 하는 일이고 할 수 있는 일이어서 참여했습니다. 이것도 일종의 재능 기부잖아요. 김장 나눔 행사가 있다는 것을 올해 처음 알고 참여하게 됐는데 여러 명이 모여 함께 담그니 일도 빠르게 진행되고 즐거워요. 아이들 유치원 보내고 왔는데 돌아오기 전에 일을 끝낼 수 있을 것 같네요.(웃음)

 

문소라 리포터 neighbor1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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