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출판인회의 "세종도서 운영방침 철회"

2015-01-26 11:39:52 게재
문화체육관광부 세종도서 선정사업의 '특정 이념에 치우치지 않는 순수문학' 기준을 철회하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내일신문 1월 21일자 19면 참조> 한국작가회의와 한국출판인회의는 26일 '사상·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출판 검열을 획책하는 세종도서 운영방침을 즉각 철회하라'는 제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한국작가회의 등은 성명에서 "문학작품을 정권의 방침에 맞게 규제하고 제한하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면서 "이 선정기준에서 지난날 폭력적인 억압으로 우리의 입과 귀와 생각을 규제한 군부독재 시대를 떠올리는 것을 누가 문학의 지나친 상상력이라 할 것인가"라고 주장했다.

한국작가회의 등은 '특정 이념에 치우치지 않는'이라는 기준에 대해 "모든 작가는 자신이 세계를 바라보는 '특정한 이념과 세계관'을 표현할 자유가 있다"면서 "문체부의 운영방침은 민주주의 국가의 기본권인 '사상·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작가들의 상상력을 미리 제한함으로써 한국 문학의 저변을 심각하게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이 기준은 출판의 가이드라인을 은연중에 제시함으로써 다양한 사상과 이념을 담은 작품들을 출판하고 그것을 동시대의 독자들과 공유할 출판인들의 자유와 권리마저도 원천적으로 봉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순수문학'이라는 기준에 대해서는 1960년대의 철지난 '순수·참여 논쟁'을 떠올리게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작가회의 등은 "문학은 '순수'와 '참여'로 나눌 수 없으며 좋은 작품이란 그 자체로 '순수'하다"면서 "문학작품이 나름의 방식으로 세계에 개입하며 '참여'한다는 것은 이제 건전한 의식을 가진 독자라면 누구나 동의하는 상식"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체부는 '2015년도 우수도서(세종도서) 선정사업 추진방향'이라는 문건에서 문학분야 우수도서 선정기준으로 '특정 이념에 치우치지 않는 순수문학'을 명시했다. 이 기준은 올해부터 적용된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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