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청-육군, '전투화 입찰방식' 충돌

2015-03-09 12:06:56 게재

최저가 입찰제로 환원, 품질저하 우려 … 업체들 이전투구에 입찰 휘둘리나

군이 신형전투화 입찰방식을 최저가제로 바꾸자 방사청과 국방기술품질원이 품질 저하가 우려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4년간 독주해온 T사와 이를 종식시키고자 하는 전투화 납품업체들의 로비가 치열, 이전투구가 우려되고 있다.

육군은 군수참모부 주관 아래 지난달 26일 열린 관계기관 회의에서 기술이 우수한 업체가 유리한 신형전투화 입찰방식을 4년 만에 최저가 낙찰제로 환원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 참가한 방사청과 기품원은 품질 저하가 우려된다며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육군 고위관계자는 이같은 입찰방식 변경에 대해 "4년간 기술력으로 한 업체를 선정하다보니 나머지 업체들이 특정업체에 특혜를 준다고 항의하고 있다"면서 "특히 올해는 (두배 늘어난) 103만족을 납품할 예정이어서 업체들 이전투구가 심해졌다"고 밝혔다.

2011년부터 본격 보급되기 시작한 신형전투화 납품은 병사들에게 우수한 품질의 군화를 신기기 위해 기술점수 80%, 가격점수 20%를 적용하는 '협상에 의한 계약방식'을 채택했다. 민간의 우수한 기술력을 군에 접목시키기 위한 조치였다.

그 결과, 지난해에는 T사의 전투화가 2위로 탈락한 S사보다 가격이 1만원이 비싼데도, 품질면에서 우수한 점수를 받아 납품할 수 있게 됐다. T사는 수입원단을 사용하는 등 품질을 앞세워 지난 4년간 전투화 납품을 독점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구형 전투화를 납품해오던 업체들은 최종 2개 업체의 경합에도 끼지 못하게 되자, 민원을 제기하는 등 특혜와 위법성 시비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병참 병과의 예비역 준장이 사장으로 있는 D사가 군에 영향력이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육군이 최저가 입찰제로 입찰방식을 지난달 변경, 올해부터 신형전투화 시장은 지각변동이 불가피해졌다. 일정 수준의 기술력을 충족시키는 업체를 1차로 선정한 다음, 가장 싼 가격을 써낸 업체가 군에 납품하도록 한 것이다.

최저가 입찰제에서는 지난해와 동일한 품질과 가격조건으로 경쟁할 경우, 질은 뒤지지만 단가가 싼 S사가 T사를 누르게 된다. 구형 전투화를 납품했던 D사는 지난해 S사보다 2천원 저렴한 6만3천원을 적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품질 저하를 우려한 방사청과 기품원 관계자는 지난달 회의에서 입찰방식 변경에 강하게 반발했지만, 신형 전투화의 사업관리업무를 국방부로부터 넘겨받은 육군의 주장대로 입찰방식이 결정됐다.

육군 고위관계자는 "값싸고 질 좋은 업체를 선정하겠다"면서 "품질을 보증하기 위해 장병들을 대상으로 야전에서 시험하는 기간을 한달에서 두달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지난 2010년 물 새는 전투화 논란이 일자, 민간기술을 활용하기 위해 기술력에 80%의 비중을 두는 '협상에 의한 계약방식'으로 바꿨다.

신형 전투화는 통풍과 방수가 우수한 고어텍스를 내피로 채택하고, 인체공학적 설계로 착용감을 높였다. 구형보다 130g 가벼워, 장병 만족도가 크게 개선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홍장기 기자 hjk30@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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